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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과대 인정…죄송한데 양해 부탁” 대응…학부모 반발
엘리트주의 벗어나 공기업 인식 가져야…홍보 방식 전면 개편 요구
무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싶었는데 역시나 일이 벌어졌다.
8월 27일 SBS 8시 뉴스 중 생생리포트는 ‘마사회, 장애아 이용해 허위 홍보…황당한 가족- 홍보에 눈멀어 아픈 아이들’이라는 뉴스를 방영했다. 한국마사회가 장애아동을 이용해 허위로 사업을 홍보했다는 내용이다.
문제가 된 건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 커뮤니케이션실 산하 IMC팀이 매월 발행하고 있는 <굽소리> 내용 때문. <굽소리>는 ‘말을 타고 훨훨 I can fly’이라는 제목으로 렛츠런 승마힐링센터의 사업을 소개하며 장애가 있는 6살 J양의 일화를 소개했다.
J양이 독백하듯 구성한 <굽소리> 내용에 따르면, J양은 태어날 때부터 식도폐쇄로 입으로 먹지 못했고 기관절개도 했다. 한쪽 눈이 안 보이고 균형감각 기관인 쇠반고리 기관이 없어서 앉거나 서 있는 것, 걷는 것도 어려웠던 상황. 이런 가운데 J양의 부모는 재활 운동의 일환으로 승마를 J양에게 하게 했다.
혼자서 걷지 못했는데 매주 승마힐링센터에서 말을 타며 허리와 다리에 힘이 생겨 엄마아빠 손을 잡고 걸을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혼자서 말을 타고 걷는 모습은 정말 ‘기적’ 같았고, 죽 같은 음식만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씹는 음식도 먹게 됐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SBS 측은 J양 부모의 인터뷰와 재활훈련 당시의 영상을 소개하며 ‘골덴하르 증후군’으로 13번의 수술과 재활훈련을 해왔던 J양이 사실은 지난해 7월부터 혼자 걸었고, 재활 속도를 높일 수 있을까 해서 올 2월에 한국마사회 재활승마 과정에 등록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마사회는 <굽소리>에 J양을 등장시켰고, 재활승마 덕분에 J양이 걷고 씹을 음식을 먹게 됐다고 사실을 왜곡해 ‘홍보’했다는 것.
J양 가족 역시 “이미 걷고 말도 하고 고기도 씹어 먹는 아이였는데 한국마사회가 아이를 무리하게 홍보에 이용했다”며 반발했다고 했다. J양 어머니는 “(주변에서) 보상금이나 뭐 받은 거 아니냐”는 시선에 수치심도 들었다고 했다. J양의 주치의 역시 “너무 심한 과장”으로 이미 말을 타기 전에 J양이 서기와 걷기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측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굽소리> 제작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으나,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기사가 과대하게 나간 점이 있다. 죄송한데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식의 대응을 했다. 이에 대해 J양 가족과 장애인 단체는 마사회에 대한 추가 공동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SBS 측은 보도했다.
렛츠런 승마힐링센터는 ‘재활승마’라는 그 특성상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아이템을 담고 있어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 직속으로 만들어졌고 올해를 ‘재활·힐링승마 사업 본격화를 위한 원년의 해’로 삼았지만, 재활승마에 대한 이해 부족과 단순 홍보용으로 과도하게 활용할 경우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시각이었다. 본지 <말산업저널>도 지난 6월 창간 기획 기사, ‘정착 단계 재활승마, 마케팅 도구로 변질되나’를 통해 이 문제를 지적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렛츠런 승마힐링센터는 지금도 강습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굽소리> 홈페이지에서는 문제가 된 기사를 여전히 노출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어떤 해명도 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농림부나 산하 기관 홍보실도 사실 관계를 바로잡거나 해명하는 일에는 적극적”이라며, “작금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 마케팅·홍보 전문가 부재, 언론 대응 인식 부재라는 태생적 한계를 떠나 기획도 전무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등 계속 문제가 불거지는 건 기저에 깔린 ‘엘리트주의’가 근본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8월 27일 SBS 8시 뉴스 생생리포트 ‘마사회, 장애아 이용해 허위 홍보…황당한 가족- 홍보에 눈멀어 아픈 아이들’ 캡쳐.
▲문제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는데도 <굽소리> 홈페이지에서는 문제가 된 기사를 여전히 노출하고 있다(굽소리 홈페이지 갈무리).
이용준 기자
말산업저널
www.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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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