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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복 경주마생산자협회장, “파트2 승격…씨수말 도입 지원 필요”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학부장, “일자리 마련해야 말산업 원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고 있는 특구 간담회가 벌써 3회 차를 맞이했다. 4월 27일에는 경기도 이천 스티븐승마클럽(대표 박윤경)에서, 5월 25일에는 과천시 소재 한국마사회 별관 영덕빌딩에서 열렸다. 이전 간담회가 수요 중심지인 제3호 특구 경기도를 대상으로 열렸기에 승마산업 활성화로 대표되는 아젠다 중심의 내용이 오갔다면, 제주 말산업특구 정책 간담회는 특히 제1호 특구라는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가 여러모로 고려된 복잡하고도 미묘한 자리였다. 말의 생산 기지인 제주의 특성이 반영, 제주마 경주 자원 확대 문제, 전문인력 양성기관 운영과 관련한 문제, 말 도체 등급 판정제도 도입과 비육 문제 등 종합적인 토론이 진행됐다.
도내 생산자 단체장들 모두가 자리했지만, 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한라마협회는 초청받지 못했다. 또한 2023년 경주 퇴출이 확정된 한라마는 현재 등록 및 전담 기관 지정 문제를 두고 도와 한국마사회가 줄다리기를 하는 실정. 이를 인식한 듯, 지난 2월 제주 말산업 상생 발전 합의를 도출하는 데 공을 세운 전성원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장은 “제주도는 현재 우리나라 말의 60%가 있는 본고장이고 생산·육성하기에 좋은 기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산업의 시점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1호 특구로 지정받았다고 생각한다. 특구가 잘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며, “한라마협회에서 아무도 안 왔는데 협회 입장과 관련해 건의할 부분이 있다. 2023년부터 경주마에서 퇴출하는 한라마를 한국 대표 승용마로 육성하자고 제주특별자치도와 방향을 설정했다. 승용마 생산과 육성, 조련, 유통 등과 관련해 체계를 마련하려면 지원이 필요하다.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한라마 문제처럼 핵심은 ‘특구다운 특구’를 조성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고 발굴해야 할 규제는 무엇이며 향후 사업 추진에 있어 어떤 부분이 특화되어야 하는지다. 우만수 서기관도 이날 “이전 간담회는 특구와 관련된 논의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제주는 훌륭한 말의 자원, 넓은 초지, 노하우와 기본 인프라가 갖춰진, 마케팅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사업으로서 단순한 ‘말산업’이 아닌 특구로서 특화된 부분들을 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우 서기관은 경주마 생산도 중요하지만, 말산업이 국민에게 다가서기 위해서, 대중적으로 모든 국민이 말을 탈 수 있게 한다는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승용마와 관련된 부분도 중요하다고 했다.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어 제주에 ‘팔 말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한라마가 포니를 대용할 대체 승용마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 산하 난지축산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다. 채현석 난지축산연구소 마필초지연구실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각 관계자들의 핵심 발언을 요약, 정리해 소개한다. -기자 말.
채현석 난지축산연구소 마필초지연구실장, “품종 정립에 우리 자원 활용해야”
한라마가 승용마로 새롭게 정착할 수 있도록, 농가에 도움이 되도록 8년 전부터 연구를 하고 있다. 한라마를 어릴 때부터 순치하고 성격을 파악하고 평가 기준을 마련해 계속해 선발해왔다. 200두를 집중 관리하며 매년 15두 정도를 대회에 출전 및 농가 보급하는 등 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품종 정립은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서러브레드와 재래마를 바탕으로 한라마를 우리 말, 승용마 자원으로 정립해 나가며 우리 자원을 활용하는 일이 필요하다. 농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들어 갈 것이다.
박근홍 제주마생산자협회장, “제주마 활용, 투 트랙 방식 적용해 육성해야”
제주마는 순수 우리의 향토마로 잘 보존하고 가꿔야 할 품종인데 개체 수가 부족해 그간 양적 증대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은 2천여 두로 양적으로 확보됐다. 수익을 내려면 산업적 가치로 활용하기 위한 질적 향상을 추구하고 농가의 소득을 보장하는 일이 관건이다. 축산진흥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주마는 문화콘텐츠로 상품화하고 농가에 있는 제주마는 상업적으로 극대화해 농가 수입과 직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생산자와 관계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일차 목표는 트레이닝센터를 만들어 개량된 제주마가 경마장에서 잘 뛰게 하는 일이고 퇴역마나 경주에 뛰지 못하는 말은 비육이나 승용 쪽으로 활용하는 투 트랙 방식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가지고 있는 우리 자원으로 소득을 창출하는 일이 필요하다.
남인식 축산경제 상무, “하나의 목적, 최우선적 가치 두고 체계 정해야”
말 이외의 식용 가축인 소를 예를 들어 보면, 비육용인 한우가 있고 젖소 품종인 홀스타인이 있다. 농협중앙회에서 33년간 목장과 승마장을 운영했는데 제주마와 관련해 코멘트를 드리자면, 제주마를 어떤 방향으로 갈 건지 방향을 정하는 일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젖소를 어떤 용도로 만들 건지는 세계 각국이 다 다르게 접근했다. 대한민국의 젖소는 우유 생산용이고 유럽은 우유 생산과 함께 고기를 먹는 젖소다. 한 가지 가축을 가지고 승용마로도 쓰고 경주용으로, 고기로도 쓴다면 소의 경험에 의하면 백 년 이상 걸린다. 방향을 한 가지로 정해 경주용으로 결정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체계를 정하고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마육 산업의 큰 맹점은 품종 문제도 있지만, 사양 관리 문제도 있다. 제주마를 고기용으로 활용한다면 사양 관리에 대한 체계도 같이 병행해야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이외에 축산법에 의하면, 말 이외의 가축은 가축시장에서 거래하게 돼 있는데 말 구입과 관련한 부분도 빨리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 학부장, “전문 인력 일자리 마련해야 말산업 원활”
조련 시설 및 교육 시설 확충을 위해 예외적으로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축진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거점조련센터 관리 두수가 일 년에 100두 정도다. 서러브레드를 제외하고 제주도에서는 2천여 두가 생산되고 있는데 반 이상은 잘 조련하면 승용마로 활용할 수 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곳에 거점조련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전문 인력 양성기관인 기존 학교를 지원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퇴역경주마 활용을 위해서도 거점조련센터가 필요하다.
인력 문제와 관련해 일 년에 500명 가까운 학생, 전문 인력이 배출된다. 내년에 우리 학교도 처음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갈 곳이 없어 걱정이다. 취업을 못해 문제가 될 텐데 학생들이 졸업 후 제 일자리를 찾아가야만 우리 말산업이 원활하게 발전할 수 있다. 조련센터 설립과 마사회 관리사 채용, 150여 개 미인가 승마시설의 양성화를 통해 전문 인력의 수요처를 확대하는 정책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오영복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 “파트2 승격 맞춰 좋은 씨수말 도입 지원 필요”
7월 1일부터 파트2로 승격되고, 한국경마 시행 100주년인 2022년을 기념해 파트1으로 가기 위해 한국마사회가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파트2로 가기까지 생산 농가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가의 씨수말을 수입해야 하는 등 부담이 많이 늘어났다. 생산이나 육성 등 수십 년 걸려야 하는 일을 단기간에 추진해 발맞춰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좋은 씨수말을 도입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 2~30억 수준에서 생산장려금 제도가 운영하고 있는데 170여 농가까지 배분하는 것도 예전 같지 않아 지원을 확대한다면 경마 선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 총평
수입에만 의존한다면 생산과 연계한 말산업을 말산업이라 하기 어렵다. 정부 지원은 말산업육성법과 축산법에 근거해 지원하는데 축산법 개정과 관련해 말을 축산으로 포함하고자 점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축산 현대화 시설 지원과 관련해 말 생산 농가가 시설 지원을 받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승마산업을 저해하는 안전 및 보험 문제를 계속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퇴역경주마 순치 문제 등도 제2차 말산업육성5개년종합계획의 핵심 과제로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1차에 따라 기반이 넓어졌고 하드웨어는 구축됐지만, 생산과 안전 문제 등은 아직까지 뒷받침할 만한 내용은 구축되지 않았다.
말고기 문제를 정책적으로 담아갈 것인지는 이견이 있다. 대중화된 소·돼지와 달리 엄격하게 등급 관리를 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고 특정 지역에서나 장려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일본 역시 구마모토 지역을 중심으로 말고기를 흔하게 먹고 지역 대표상품으로 활성화됐다. 정식으로 말산업 정책에 담을 것인지 별도로 할지는 고민 중에 있다.
거점조련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시설을 지을 때는 지역별 수요 등을 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력이 배출되는데 갈 곳이 없다면, 정부에 대한 불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용 창출과 관련해 제2차 계획에서는 전문 인력들이 원활하게 교육받고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간담회가 끝난 후에도 제주도와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를 통해 의견을 주신다면 언제든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한편, 이번 간담회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강승수 농축산식품국장이 직접 참석해 현안에 대한 답변을 했으며, 김준 계장과 오세진 주무관은 특구 운영과 관련한 프리젠테이션은 물론 현장 일정 등을 잘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이천일 축산정책국장과 우만수 서기관은 간담회 일정 외에도 첫날 제주한라대학교 실습 목장을 시찰했고 이튿날은 서귀포산과고가 주최한 생활체육승마대회 참관 및 렛츠런파크 제주를 방문했다. 제2호 특구 경상북도에서도 곧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제주 특구 간담회 전체 영상은 본사 홈페이지(horsebiz.co.kr)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제주= 이용준·황수인 기자 / 영상 임용균 피디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