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기수 드디어 첫 승 신고

‘말괄량이’로 시원한 선행승
데뷔 4개월만에 준우승 3회의 아쉬움 씻고 1차 목표 달성

데뷔전에서 당당히 준우승 입상을 일궈내며 주목받았던 19기 이정선 기수가 지난주 비로소 대망의 첫 승을 달성하고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
이로써 이정선은 지난해 10월 데뷔한 19기 가운데 세 번째 우승자가 된 것이다.
‘힘찬고동’,‘마하세븐’등 뚜렷한 인기마가 버티고 있었던 일요일 제3경주에서 이정선은 ‘말괄량이’에 기승, 초반부터 강력한 선행작전을 펼친 끝에 추입마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첫 승의 기쁨을 차지했다.
데뷔전 2위입상을 포함해 전부 3차례에 걸쳐 강력히 첫 승 달성을 노렸지만 번번이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이정선은 새해들어 강한 승부근성을 선보이며 목마른 1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160cm의 키에 48kg의 체중으로 기수로서 적정한 체격조건을 보유한 이정선은 다부진 승부근성까지 갖추고 있어 2000년에 주목해도 좋을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인기수들에게 ‘마의 1승’으로 불려지는 첫승을 달성함으로써 경주감각을 완전히 익힌 이정선은 “조급해하지 않고 침착한 마음으로 경주에 임한 것이 우승요인”이라며 우승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올 해에는 얼마만큼의 우승을 거두느냐보다 경주력을 어느정도 향상시키느냐에 주력해 주변의 조교사님이나 선배, 그리고 팬들로부터 인정받는 ‘진짜 기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선 기수는 앳된 외모와는 달리 다부진 승부근성과 프로정신을 보유해 경주를 하루 앞두고 무려 3kg이나 감량한 적이 있는 악발이기도 하다.
그동안 인상적인 추입을 선보여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정선 기수는 이번에 기습 선행으로 우승을 엮어냄에 따라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하고 있다.

이정선 기수 인터뷰

―소속조 ‘말괄량이’로 드디어 첫 승을 기록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할 때의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쁜 것이었다. 그동안 ‘말괄량이’에 세차례 기승했는데 이날은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 어려운 레이스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능력이상으로 선전하며 결승선까지 페이스를 이어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경주가 끝난 후 대기실에 돌아왔을 때 조교사님께서 웃으며 격려해 줘 비로소 우승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은 추입마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곧잘 입상했지만 이날은 선행작전을 펼쳐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선행과 추입 중 어떤 스타일이 본인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기수의 기승스타일은 말의 질주습성에 맞춰야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조의 ‘자하연’의 경우 순발력보다는 끝걸음이 좋은 말이므로 추입으로 승부했고 이번에 우승한 ‘말괄량이’나 그 전의 ‘후폭풍’은 선행력을 살릴 때 제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히 어떤 스타일의 말에 강하기 보다 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낼 줄 아는 기수가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추입으로 이겼을 때가 앞서가는 것 보다 마음도 편하고 짜릿한 승부감을 느낄 수 있어 더 좋다.
―경주 출전을 위해 하루밤에 무려 2kg을 감량한 적이 있다던데…
▲(웃음)3kg이었다. 당시 13조의 ‘고려성’에 기승할 예정이었는데 부담중량이 50kg이라는 것을 전날인 금요일에 알았다. 신인으로서 체중 초과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밤새 사우나와 운동을 해 다행히 경주날에는 중량을 맞출 수 있었다.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왜소한 외모로 봐선 그토록 악발이 근성이 있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데, 동기인 유훈 기수가 벌써 3승째 거둔 것을 보면 라이벌 의식도 느끼나
▲당연하다(웃음). 둘도 없는 단짝이라 겉으론 “축하한다”며 인사말을 건네지만 당연히 오기도 생기고 부럽기도 하다. 라이벌 의식이나 근성없이는 절대 진짜 기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시샘을 하기보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면 분명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2000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다른 동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하루 빨리 수습딱지를 떼는 게 가장 큰 바램이다. 올 한해동안 그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성실히 훈련에 임하고 노력한다면 점점 목표에 가까워 질 수 있지 않겠는가? 모두에게 인정받는 기수가 되고 싶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