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조 ‘적상산’으로 선행승

19기 원정일 기수가 99년 마지막주 경마일인 지난달 18일 첫 승의 영광을 안으며 뜻깊은 한 해를 마감했다.
토요일 제1경주에 소속조의 ‘적상산’으로 출전한 원정일은 3kg의 감량이점을 적절히 활용하며 뜻밖의 선행승을 거둠으로써 동기 중 첫 테잎을 끊은 유훈에 이어 두 번째로 첫 승 달성에 성공했다. 원정일 기수는 지난해 10월 데뷔한 막내 19기 기수로 20대 초반인 동기들 가운데에는 가장 나이가 많다(27세). 침착한 경주 운영으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나 체격이 다소 왜소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어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새내기 원정일 기수에게 첫 승의 기쁨을 안긴 ‘적상산’은 발주악벽이 있어 도입당시의 기대치에 비해 성적이 저조했던 편. 그러나 이날 경주에서는 초반부터 선행작전을 펼치며 레이스를 주도해 2승째를 기록한 것은 물론 신예 원정일에게도 우승의 영광을 선사할 수 있었다.
‘적상산’과 원정일 기수의 예기치 못한 우승으로 단승식 17.9배가 기록됐으며 2위입상한 ‘금바다’와의 복승식은 무려 98.0배에 이르렀다.

인터뷰

3kg의 감량이점이 첫 승 달성의 일등공신

―데뷔 후 3개월여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소감은
▲무척 기뻤다. 하늘을 나는듯이 기뻤다고 하면 너무 흔한 표현이겠지만 여하튼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며 그런 기분을 느꼈다.

―이번에 첫 승을 안겨준 ‘적상산’의 경우, 도입 당시에는 큰 기대를 모으다가 실전에서는 실망스런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었다. 발주 악벽이 있는 경주마로 보이는데 이날은 어떻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는가
▲‘적상산’은 발주 악벽이 있어 매 경주 외곽게이트에서 출발하는데 경주 중 흙이 튀는 것을 무척 싫어하기 때문에 선행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그동안은 다른 마필들에게 번번이 선행을 빼앗기며 고전했었는데 이날 경주에서는 수습기수 3kg의 감량이점을 안게 돼 비교적 수월하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이 두 번째 기승이었다. 이 말에 처음 기승하던 당시와 비교할 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말은 항상 직접 훈련을 담당했기 때문에 애정이 각별한 편이다. 처음과 이번에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훈련일 것이다.
처음에는 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컨디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비교적 약하게 시켰다면 이번에는 습보 위주의 강훈련을 실시했는데 의외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희망의 2000년이 시작됐는데 개인적으로 올 한해 목표하는 게 있다면
▲첫 승에의 부담이 상당히 컸는데 1차적인 목표를 99년에 달성할 수 있어 다행이다. 올 한해에는 승수에 대한 욕심보다 기승회수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조교사님께 인정받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며 조급하게 생각치 않고 차분히 배워 나갈 것이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