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열어 찬반투표, 375명 중 349명 찬성 … 마사회, 대정부 설득 작업 벌여

서울경마장 조교사협회노조(이하 관리사노조)는 3월 8일 오전 10시30분 기수협회 강당에서 총회를 열고 2000년도 임금교섭 불발로 인한 쟁의행위 돌입을 결정했다.
노조원 432명중 375명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서는 총 349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졌고 26명만이 반대의사를 보여 93%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에 돌입하게 됐다.
노조원들의 투표결과에 의해 관리사노조는 8일 오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과천시청에 쟁의발생 신고를 내는 한편, 과천경찰서에 집회신고 후 이번주 경마일인 11일과 12일에 마사회 정문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본 후 파업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관리사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자칫 경마시행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이번 사태 해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교사협회와 관리사노조는 지난 1월 14일부터 2000년도 임금교섭을 갖고 7차에 걸쳐 협상을 벌여왔다.(본지 140호, 148호, 150호 보도)
관리사노조는 6개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이를 관철시키고자 사용자측과 줄다리기 교섭을 벌였으나 이미 문화관광부와 기획예산처에서 상금규모를 책정했기 때문에 이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사용자인 조교사협회의 기본입장이다. 이렇듯 양측의 주장이 팽팽해 서로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관리사노조는 지난달 2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낸 바 있다. 그러나 노사간 의견차가 심하다는 이유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불가 판정을 내림으로써 마침내 관리사노조의 쟁의행위 여부를 결정하는 찬반투표가 이뤄지게 된 것.
이날 투표에 앞서 관리사노조는 마사회측에 최종 협상을 제안했으나 특별한 대안이 없는 관계로 이것 역시 무산돼 결국 관리사노조의 쟁의행위가 시작됐고 이에따라 앞으로 경마중단사태까지 빚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리사노조의 사용자는 조교사협회지만 예산적용에 아무런 권한이 없어 조교사협회와 노조간의 갈등은 실질적인 사용자로 간주되고 있는 마사회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마사회 역시 정부의 방침에 의해 예산을 적용하게 되므로 관리사노조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마사회가 대정부 설득작업을 펴고 있으므로 문화관광부와 기획예산처의 자세변화가 이번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쟁의행위를 결정한 관리사노조는 지난 1월과 2월급여를 거부한데 이어 9일에는 조교보 및 조교승인 220명 모두 자격증을 마사회에 반납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