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사일런서’의 굳히기냐 … ‘샤이닝타임’의 세대교체냐 …

5세 이하마들의 각축장, 제8회 JRA(일본중앙경마회)트로피 경마대회가 일요일 9경주에 팡파르를 울린다.
지난해에는 송석헌 기수의 ‘슬레잇런드레이크’가 난적 ‘글라이딩투댈러스’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손에 쥔 바 있다.
일본중앙경마회와의 교류를 기념해 지난 97년까지 일본기수가 직접 방한, 교류경주를 펼쳤으나 지난해부터는 트로피만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치러지게 돼, 한국경마 발전을 기대해 온 관계자 및 경마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으나 경마인들의 축제임에는 틀림없다.
총상금 8천만원을 두고 5세이하 준마들이 1800m 오픈, 별정ⅤA방식으로 펼치는 JRA트로피 경마대회는 매년 신예마들의 급상승세와 기존마필의 저력이 한데 어우러져 손에 땀을 쥐는 명장면을 연출해왔다.
올 해 역시 과천벌 최고마로 우뚝 선 ‘울프사일런서’와 ‘캐디넷’이 출사표를 던져, 많은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차세대 선두주자로 떠오른 3세마 ‘샤이닝타임’까지 가세해 흥미를 돋군다.
출전두수는 8두에 불과하지만 출전마들의 화려한 전적과 개개의 기량은 여느 대회 편성 못지 않게 긴박감과 재미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는 미국산 4세마 ‘울프사일런서’가 꼽힌다.
이미 마주협회장배와 AJC트로피를 연이어 석권하며 정상급 마필로 우뚝 선 ‘울프사일런서’는 특히 명마대열의 1차 관문이라 할 수 있는 60kg의 부담중량도 사뿐히 넘고 현재까지 복승률 100%의 기복없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것.
따라서 이번 대회역시 익숙한 부담중량으로 임하는 ‘울프사일런서’에게 걸림돌로 작용할 상대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한편, 2위권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지난 달 열린 일간스포츠배에서 2군마 ‘캐실라베이’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캐디넷’이 자존심 회복을 선언하며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 눈길을 끈다.
콤비 김효섭 기수와 최상의 호흡을 보이고 있는 ‘캐디넷’은 암말 감량 이점과 강한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준우승 사수, 혹은 ‘울프사일런서’ 우승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이들의 전력 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또 하나 눈여겨볼 마필은 바로 ‘샤이닝타임’.
지난 6월에 있은 2군 데뷔전을 스포츠서울배로 대신한 ‘샤이닝타임’은 당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캐디넷’을 제치고 우승, 새로운 여왕탄생을 예고한 바 있다.
무엇보다 빠른 순발력을 주무기로 하고 있는 ‘샤이닝타임’이 장거리 첫 관문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와 수월히 선행에 나설 수 있는가는 이번 대회 최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샤이닝타임’의 도주력이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한다면 추입력 좋은 ‘울프사일런서’라도 결승선에서의 추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외에 리딩자키 박태종이 기승하는 ‘슬레잇런드레이크’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마이기도 했던 ‘슬레잇런드레이크’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부담중량이 56kg에 불과,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겠다는 밑그림을 구상중이다.
‘절대강자란 없다’는 것이 바로 경마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변의 가능성은 곳곳에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마필 개개의 능력이 극대화되는 경마대회에서는 특히 경주 운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결전의 날을 맞아 저마다 최선의 각오로 치열한 한판을 펼치겠다는 각 조교사의 출사표를 들어본다.
【이희경 기자】

킹일루전
전력 극대화의 좋은 계기될 것
▲ 프 로 필 : 호주산, 5세, 암말
▲ 조 교 사 : 이용준(37조)
▲ 기    수 : 안병기
▲ 부담중량 : 56kg
▲ 총 전 적 : 9/3/2
▲ 출전동기 및 출사표(김남중 조교보) : 마방 개업후 처음으로 부여받은 신마이기 때문에 마방의 대들보로 키우기 위해 일부러 강한 레이스에 출전시켰는데 경험도 쌓고, 능력도 검증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안쪽으로 기대는 성향이 있는데 안병기 기수가 이런 성격의 말몰이를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 일단 출전마중 유일하게 3군 경주만 치러본 마필인 만큼 부담없는 한판을 펼칠 생각이다. 선행형 마필이 많으므로 4코너 이후 외곽으로 빠져 추입하는 작전으로 임할 것이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1400m를 1분27초9의 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어 장거리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했으나 의외로 직전 1700m 경주에서는 미숙함을 드러냈다. 따라서 2주간 경주로 훈련과 외승 훈련을 통해 지구력 보강과 후구쪽 강화에 역점을 뒀다.
▲ 장   점 : 점차 힘이 차오르며 전력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군 데뷔전이라 다소 어려움이 따를 전망.

그랜드슬래머
신예마의 도전정신 보여줄 터
▲ 프 로 필 : 뉴질랜드산, 4세, 거세마
▲ 조 교 사 : 홍순철(15조)
▲ 기    수 : 방춘식
▲ 부담중량 : 56kg
▲ 총 전 적 : 8/5/1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비록 1군 기존 강호들의 벽이 두터울 것으로 짐작되나 부담이 적은 만큼 자신있게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번 58kg으로 1700m에서 우승, 이번 대회가 100m 늘어난 1800m로 치러지긴 하지만 부담중량이 2kg 줄어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다. 무조건 우승을 위해 출전시킨다. 의외성이 많은 경마에서 ‘울프사일런서’와 ‘캐디넷’이 이길 것이라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전두수가 적다는 유리함을 최대한 살려 추입작전을 시도하겠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강형곤 조교보가 2주간 훈련시킴. 강도를 높이기 보다 늘어난 거리를 소화해 내는데 초점.
▲ 장점 : 능력이 다 드러나지 않은 성장세인데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한 근성을 갖췄으므로 비록 2군마지만 1군 무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슬릭애즈어캣
어려운 편성이나
끈끈한 근성으로 이겨낼 것
▲ 프 로 필 : 미국산, 5세, 암말
▲ 조 교 사 : 배대선(20조)
▲ 기    수 : 고성이
▲ 부담중량 : 55kg
▲ 총 전 적 : 17/6/1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5세 이하마 경주라 출전했는데 의외로 강적이 많아 당황했다. 지난해 페케남컵 경마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이후 경마대회는 처음이다.
직전경주 우승으로 일단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울프사일런서’, ‘캐디넷’ 등 강자들이 많으므로 입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일단 출전한 이상 최선을 다해 입상에 도전하겠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추석 휴장기를 제외하고 2주간 고성이 기수가 직접 평소와 비슷한 강도로 훈련 시킴.
▲ 장   점 : 비록 체구는 작으나 암말답지 않은 끈끈한 근성으로 매경주 정상권 마필들을 위협하는 전력을 보여준다. 다만 성격이 칼칼해 부담중량에 다소 예민한 편이 단점.

샤이닝타임
도주력 살리는 것이 최대 관건
▲ 프 로 필 : 미국산, 3세, 수말
▲ 조 교 사 : 하재흥(35조)
▲ 기    수 : 김창옥
▲ 부담중량 : 55kg
▲ 총 전 적 : 11/7/1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지난번 스포츠서울배 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경마대회 석권을 위해 출전시켰다. 장거리(1900m) 첫 도전이었던 직전경주에서는 페이스 조절이 이뤄지지 않아 입상에 실패했으나 이번에는 거리 경험이 있는 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경주의 관건은 초반 순발력 좋은 ‘글라이딘스플렌더’와 어느정도 선행 경합을 벌이느냐이다. 만일 수월하게 선두에 나설 수만 있다면 결승선에서 ‘울프사일런서’,‘캐디넷’에게도 지지않을 자신이 있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조교보가 20일간 지구력 보강 위주로 훈련. 대회를 대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음.
▲ 장   점 : 막강한 도주력을 바탕으로 단거리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직전경주를 통해 장거리 적응력을 보여주며 1군 강호로 급부상. 이번 대회 최대 복병으로 지목된다.

슬레잇런드레이크
박태종과 찰떡궁합, 이변 노려
▲ 프 로 필 : 미국산, 5세, 거세마
▲ 조 교 사 : 김충근(33조)
▲ 기    수 : 박태종
▲ 부담중량 : 56kg
▲ 총 전 적 : 20/5/5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박태종 기수가 기승할 예정인데, 이미 기승해서 입상해본 경험도 있고 최고의 기수로 평가받는 만큼 잘 타주리라 믿는다. 일단 ‘울프사일런서’, ‘캐디넷’이 가장 강력한 상대마이고 만일 ‘샤이닝타임’이 의외로 편하게 선행에 나선다면 그 역시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로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56kg이란 가벼운 부담중량을 짊어졌기 때문에 승산은 충분하다. 1800m로 강자들이 많이 출전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뒤로 처지면 막판 추입할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4번째 정도로 일찍 따라붙다가 마지막에 추입할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 훈련량 : 조교보가 2주간 훈련. 컨디션 유지에 초점.  
▲ 장  점 : 1군 기존 강자로서의 면모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추입형으로 질주습성을 변경, 지난 5월에 있었던 마주협회장배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울프사일런서
최고마로서의 진면목 보여줄 터
▲ 프 로 필 : 미국산, 4세, 수말
▲ 조 교 사 : 이종구(41조)
▲ 기    수 : 우창구
▲ 부담중량 : 60kg
▲ 총 전 적 : 16/8/8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컨디션 및 채식상태 모두 좋다. 성장세에 있는 마필로 현재 보이는 능력보다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무리한 레이스는 펼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번 일반경주 준우승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으며 이번에는 기필코 우승을 차지해 최고마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 현재까지 16전을 치르는 동안, 단 한차례도 입상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등 복승률 100%를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역시 우승으로 복승률 100% 행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우승을 위해 특별한 작전을 세우기 보다 부담중량이 다소 과중한 만큼 중간쯤에서 레이스를 풀다 막판에 추입할 생각이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우창구 기수가 20일간 훈련 담당. 지난달 5일 일반경주 준우승 직후부터 곧바로 훈련돌입.
▲ 장 점 : 선·추입이 자유로운 과천벌 최고마. 60kg의 부담중량을 여러차례 경험하며 모두 입상에 성공,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마로 손꼽힌다.

캐디넷
‘울프사…’와의 맞대결 쉽지 않을 듯
▲ 프 로 필 : 호주산, 5세, 암말
▲ 조 교 사 : 권세창(25조)
▲ 기    수 : 김효섭
▲ 부담중량 : 57kg
▲ 총 전 적 : 15/10/1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지난번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경마대회 출전을 결심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 훈련을 전적으로 김효섭 기수에게 맡기고 컨디션 조절에 주력하기를 당부했다. ‘울프사일런서’에 대적하기란 다소 벅찰 것으로 전망되나 암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김효섭 기수가 2주에 걸쳐 컨디션 회복에 초점을 맞춰 최상의 컨디션 유지.
▲ 장   점 : 폭발적인 주폭과 이미 여러차례 김효섭 기수가 기승함으로써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절묘한 추입타이밍을 잡아내는 기수의 노련함으로 지난해 스포츠조선배와 동아일보배를 연이어 석권, 최고 암말로 등극한 바 있다.

글라이딘스플렌더
전력 최약체이나 훈련량 늘려 컨디션 최상
▲ 프로필 : 미국산, 5세, 암말
▲ 조교사 : 김춘근(8조)
▲ 기수 : 서영석
▲ 부담중량 : 54kg
▲ 총전적 : 25/4/8
▲ 출전동기 및 출사표 : 5세 이하 자격 요건에 맞는데다 이번에는 출전두수가 적어 다소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출전을 결심했다. 객관적 전력상 열세임을 인정하며 욕심내지 않고 부담없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선행작전보다는 효율적인 선입작전으로 대회에 임하겠다. ‘울프사일런서’와 ‘캐디넷’의 우승다툼으로 전망되며 이들에 개의치 않고 마필 능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
▲ 훈련량 및 담당자 : 서영석 기수가 평소보다 길게 훈련 시킴. 현재 컨디션 호조를 보이며 적정체중을 유지.
▲ 장   점 : 순발력을 바탕으로 초반 선행에 능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다만 다른 마필들과의 몸싸움이 심해질 경우,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

작 성 자 : 이희경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