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의 미학자’이성일 기수가 12월 둘째주 주간베스트로 선정되었다.
제18회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지난주 이틀간의 경마에서 3승을 차지하며 기수중 가장 탁월한 성적을 올리며 주간베스트에 무혈입성했다.
이기수는 토요경마 제1경주에서 ‘드러리즈프라스펙’에 기승해 선행작전으로 여유있는 우승을 일궈내며 그랑프리 우승의 청신호를 켰다.
일요경마 제4경주에서는 ‘소망천’에 기승 2승을 거두었고, 제8경주인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유일한 국산마인‘새강자’에 기승하여 초반 후미에서 따라가다가 중반이후 선두권을 추월해 결승선 직선주로에선 선두에 나서는 작전을 구사, 그랑프리 2연패와 13연승을 이어가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서울경마공원에서 경마팬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기수들은 꽤 여럿이 있다. 지금은 부상으로 휴업(?)상태인 박태종 기수와 모든 오해를 벗고 오랫만에 경주로에 나서 우승 2회로 경마팬의 믿음에 보답했으나 또다시 2일간의 정지처분을 받았던 김효섭 기수. 이밖에도 경마팬들이 좋아하는 기수들은 많다.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인기에 부합하는 실력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기수들이다.
이런 많은 기수들 중에서 기승술만을 놓고 얘기를 한다면 대부분의 경마관계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이성일 기수를 꼽는다.
정규 6기 출신으로 현역기수중 5기생인 김귀배, 김성현 기수에 이어 최고참 기수중 한명이다. 워낙 신장이 커서 부담중량이 적은 마필에는 기승을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불리함을 딛고 자신만의 독특한 기승술을 개발해 20년째 기수생활을 하고 있다.
많은 고참 기수들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전성기에 비해 극히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데 유독 이성일 기수만은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꾸준히 이어가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올해초 5백승을 넘어선 후 현재 533승을 거두고 있다.
이성일 기수의 최대 장점은 경주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선행이후 최단거리로 경주를 이끌어가는 레이스 전개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대부분의 기수들이 이기수의 침착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고 조교사들도 그의 기승술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주 기수동향에서는 비록 이성일 기수의 그랑프리 우승으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일요일 대활약을 펼치면 3승을 기록한 18기의 떠오르는 기대주 함완식 기수가 주목을 끌었다.
토요경마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던 함기수는 제8경주에서 ‘고주파’에 기승해 경주를 펼치던 중 내측사행으로 타마필의 주행을 방해해 8일간의 기승정지를 당했다. 기승정지를 당하고 힘을 냈는지 토요일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함은 일요일 3승을 거두며 폭발적인 활약을 쏟아냈다.
김형수 기수는 토요일 제5경주에서 ‘은빛한라봉’으로 우승을 차지해 99승을 기록, 대망의 1백승 돌파가 기대됐으나 결국 1백승 돌파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한주간의 경마일이 남아있어 99년이 다가기전 1백승 돌파를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겨울철에 비교적 강세를 보이는 신대전 기수도 2승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99년 경마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올한해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과거에 연연하고 아쉬워만 한다면 험난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새천년을 맞아 모든 기수들이 좋은 성적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