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12일 열릴 99그랑프리를 앞두고 과천벌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26일(금) 1차등록을 마친 경주마는 총 11두. 이들은 한 두 차례 경마대회 석권 경험이 있어 그랑프리 우승을 통해 명실상부한 과천 최고마로 거듭날 것을 벼르고 있는 게 사실. 이 가운데에는 국산마의 자존심, ‘새강자’도 우뚝 버티고 있어 경마팬들의 흥미를 돋군다.
경마팬 인기투표와 1·2차 등록을 통해 그랑프리 출전을 확고히 한 마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경마팬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국산마의 사상 첫 그랑프리 제패를 선언한 ‘새강자’, 경마대회 2관왕의 여세를 몰아 그랑프리 우승을 통해 3관마로 등극하겠다는 미국산 4세마 ‘울프사일런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마 ‘신세대’등이 눈에 띈다.
이들은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고 승승장구를 해 오고 있어 전력상 누가 앞서는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대회 당일의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2300m 장거리에서 얼만큼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을 지도 관건으로 지적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신세대’와 ‘울프사일런서’는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 거리 적응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다고 보여지나 2000m까지만 경험해 본 ‘새강자’로서는 늘어나는 300m를 무난히 소화해 낼 수 있을 지 미지수. 하지만 국산마인 ‘새강자’가 이들에 비해 대략 2.5∼3kg 정도 감량이점을 안고 출전할 것으로 보여져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들 3강 이외에도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마필이 다수라 이번 그랑프리는 대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우선 2300m 거리경험이 풍부한 뚝심의 ‘클래식리절트’가 있고 전력이 채 드러나지 않은 급상승세의 ‘스트라이크테러’, 지난달 열린 SBS배를 거머쥐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한 ‘슬레잇런드레이크’, 부담중량만 내려가면 언제든지 해 볼 만한 ‘글라이딩투댈러스’등이 바로 그들.
이들은 3강의 치열한 우승다툼을 역이용해 기습전을 펼칠 수 있는 전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평가된다.
그랑프리는 한 해를 마감하며 그 해의 최고마를 가리는 축제의 장이다. 더욱이 새천년을 앞둔 올 해는 그 어느때보다 출전마들의 의욕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보니 우승마를 예측하기가 더욱 까다롭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떤 말이 20세기를 마감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지 지켜봐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