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5연승으로 경마관계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캐실라베이’(뉴질랜드, 5세, 암말)가 8개월만에 공백을 깨고 재기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지난주 토요일 경마 제9경주에서 ‘캐실라베이’는 2군 1900m 별정 1C 경주에 출전해 자신의 주특기인 선입작전을 구사해 2위마를 7마신이라는 대차로 따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제9경주는 2군 중위권 마필들로 구성된 다소 느긋한 편성이었다.
그러나 8개월이란 공백, 장거리 첫도전이란 두가지 난제를 기본으로 앞다리 수술 부위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예전의 기량이 나올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기우, ‘캐실라베이’는 초반 3위권에 자리잡는 좋은 출발을 보였고 4코너까지 체력안배에 들어간 이후 결승주로에 접어들면서 특유의 지구력을 발휘했다.
결승선 전방 100m 지점에서 선두로 부상한 다음 서서히 2위권과 거리차를 벌여 결국 결승선에서는 2위마 ‘가즈위즈덤’을 7마신이란 대차로 따돌리고 6연승을 이어나갔다. 우승 주파기록은 2분09초6.
이날 ‘캐실라베이’가 보여준 기량은 시종일관 여유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넉넉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휴양에 들어가기 전과 비교해 봤을 때 먼저 스타트에서의 자리싸움은 선두권을 확보하는 순발력이 그대로 있었고 4코너까지 서두르지 않는 레이스 전개는 나이가 한 살 는 만큼 더욱 안정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캐실라베이’만이 갖는 결승주로에서의 스퍼트 즉 큰 몸동작없이 2위권 마필들과 거리차를 벌여 나가는 탄력은 8개월이란 공백기를 무색케 할 정도로 막강했다.
지난주 경주가 재기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전감각이 익혀질 다음 경주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치를 높인다.
이와 같이 ‘캐실라베이’가 멋진 재기전을 펼쳤고 또한 앞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을 수 있는 것은 7조 박진호 조교사를 비롯한 마방식구들의 혼신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마필의 재기 가능성을 믿고 투자에 대해 아낌없었던 함병만 마주의 정성도 그 무엇보다 지대한 역할을 했다.
‘캐실라베이’의 재기로 하반기 경마판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암말 세력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듯 하다.
현재 암말은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 시대다.
상반기 스포츠조선배 경마대회에서 ‘캐디넷’이 여왕으로 군림했으나 그이후 스포츠서울배에서 수말과 거세마들의 도전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소 주춤해 있는 상태다.
이런 최정상의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신예마들의 도전세는 예사롭지가 않다.
가시적으로 거론될 수 있는 마필로는  ‘언지퍼’, ‘보드카’등이 있다.
여기에  ‘캐실라베이’가 가담한다면 그 세력다툼이란 어느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이다.
한편 ‘캐실라베이’의 재기 성공은 또다른 경주마를 연상시킨다. 바로 ‘풀그림’.
‘풀그림’도 현재 모든 전력을 정비하고 마지막으로 능력검사를 준비중이다.
97년, 98년을 좌우했던 ‘풀그림’이 ‘캐실라베이’처럼 재기에 성공한다면 과천벌 세력판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작 성 자 : 김대유 om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