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기대주 ‘비산’이 단짝 임대규 기수와 절묘한 호흡을 보이며 제8회 마주협회장배 우승컵을 거머줬다.
16연승에 도전했던 국산마 자존심 ‘새강자’는 아쉽게도 4위에 그치며 연승행진에 종지부를 찍었고 스포츠 투데이배 패권마 ‘스트라이크테러’는 코차로 고배를 마셨다.
4월30일 제9경주, 2000m 핸대캡 경주로 실시된 제8회 마주협회장배는 외국산 강자 6두, 국산 강자 2두가 자존심을 걸고 펼친 한판의 명승부였다.
이날 경주는 연승 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 ‘새강자’를 비롯, 500kg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인 ‘스트라이크테러’, 마주협회장배 2연패에 도전하는 ‘울프사일런서’, 새로운 국산 강자 ‘당대발복’, 8연승 저력의 ‘포트오먼’등이 저마다 우승에의 집념을 표출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예고했다.
발주기가 열리자 1번‘스트라이크테러’는 선행에 나서며 10조 김정진 조교사가 기대했던 대로 경주를 풀어나갔다.
3마신 정도 처진 곳에서 3번‘새강자’와 5번‘포트오먼’이 확고한 2위를 구축하는가 했으나 2코너를 선회하며 8번‘울프사일런서’가 가담해 3두의 치열한 2위 자리 싸움이 진행됐다. 한편 우승마 4번‘비산’은 그때까지만 해도 뒤에서 2번째.
3, 4코너를 선회하며 1번‘스트라이크테러’의 빠른 레이스 진행에 의해 체력 소모가 많았던 마필은 바로 3번‘새강자’와 8번‘울프사일런서’였다. 특히 8번‘울프사일런서’는 외곽 질주로 배 이상의 체력 저하가 따랐다.
승부의 분수령 결승주로, 1번‘스트라이크테러’의 단독 선행은 거침없었다. 마치 지난 스포츠투데이배를 연상시킬 만큼 힘 차 보였다. 그러나 ‘새강자’도 ‘울프사일런서’도 아닌,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마필 한두가 외곽에서 거리차를 좁혀오고 있었으니 바로 4번‘비산’이었다. ‘비산’은 분명 4코너까지만 해도 최하위권에 있었지만 결승선 전방 200m부터 탄력을 가하기 시작해 어느덧 우승권을 넘보는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한때 1번‘스트라이크테러’와 끝까지 살아남은 5번‘포트오먼’의 동반 입상이 유력했지만 정작 결승선에서는 1번‘스트라이크테러’와 4번‘비산’의 우승 다툼에 모든 관심이 모아졌다. 결과는 4번‘비산’의 코차이 역전승.
이로써 제8회 마주협회장배는 신예 ‘비산’에게로 돌아갔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처럼 복승식 1백16.6배(단승식 67.2배)를 토해냈다.
우승마 ‘비산’은 44조 장두천 조교사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조교사가 직접 뉴질랜드 현지에서 검수해 왔으며 또한 신마 시절부터 그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동시기에 도입된 ‘스트라이크테러’, ‘포트오먼’ 등보다 다소 늦출발 한 감은 있으나 5전째부터 연승 행진(5연승)을 기록해 초 대형급 마필로의 성장을 예고했다.
16연승에 도전한  ‘새강자’는 스포츠투데이배에서 ‘비산’이 그랬듯이  ‘스트라이크테러’의 빠른 레이스 주도에 무너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1, 2, 3위마가 모두 98년 뉴질랜드 3차 도입마란 것은 외국산마 판도에 커다란 지각 변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철의 장벽으로 군림하고 있는 ‘신세대’, ‘울프사일런서’, ‘클래식리절트’의 세력 구도에 신예 세력들이 가세함으로써 앞으로 이들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인터뷰
장두천 조교사
― 작전 지시는 어떻게 내렸나
▲ 작전은 하위권에서 차분하게 기다렸다가 결승주로에서 추입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기수가 잘 참고 훌륭하게 수행해 줬다. 사실 이번 대회가 2000m였기 때문에 뜻밖의 우승이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 만약 지난 스포츠투데이배처럼 1800m였다면 이와 같은 추입 작전은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우승 소감은
▲ 담담하다. 10년 남짓 (경마대회)우승마를 길러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배출해 냈다. 모처럼 만에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경마팬들에게) 보여 드리겠다.
― 앞으로 ‘비산’이 오늘과 같은 강자들과 다시 겨룬다면 승산은
▲ 자신있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스트라이크테러’가 군살 없는 레이스를 진행했는데 이를 이겼다는 것에서 가능성을 조금 점쳐 본다. 아직 능력 발전 단계에 있는 만큼 더 두고봐야 한다.

임대규기수
― 우승 소감은
▲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그리고 몇 안되지만 ‘비산’에게 베팅해 주신 경마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 ‘비산’과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다. 마필을 평가하면
▲ 순발력도 좋지만 지구력에 더 강세를 보이는 마필이다. 그래서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레이스 전개가 수월하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얼마만큼 기량이 늘어날 지 사뭇 기대가 된다.

최상섭 마주
― 우승 소감은
▲ 상대들이 워낙 강해 사실 기대치가 적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차지해 무척 기쁘다.
‘비산’, 조교사, 기수, 관리사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잘 뛰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