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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대로’ 준우승으로 깜짝 활약에 ‘트리플나인’, ‘청담도끼’ 3, 4위에 그쳐
2017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양상 속에 최종 ‘파워블레이드’(김형란 마주)가 우승을 차지했다.
경마대회 우승은 능력과 운이 따라야 한다. 운이 따르더라도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고, 능력이 있더라도 운이 따라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운이라 하면, 당일 경주마의 능력, 주로 변수, 상대마의 작전 및 능력을 고려한 최적의 작전을 들 수 있다. ‘파워블레이드’가 2017년 최강의 경주마로 거듭남에 있어서는 우승을 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와 능력에 최적의 작전이 뒷받침된 셈이다.
제36회 그랑프리 경마대회의 가장 큰 흥밋거리는 주요 경주마의 작전에 있었다. 과연 누가 선행을 나설지, 우승 후보가 선행을 나설 경우에 상대마로 지목된 경주마는 어떤 작전을 펼칠지에 귀추가 주목됐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경주마와 이외 경주마의 성적도 작전에 의해 가려졌다.
경주 초반 발주는 ‘실버울프’, ‘디퍼런트디멘션’이 빨랐으나 추진을 동반해 선행 의지를 내비친 ‘청담도끼’가 선행을 주도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트리플나인’도 ‘청담도끼’를 의식한 듯 출발과 동시에 추진을 가해 선두와의 간격을 좁혔다. 초반 선행을 나선 ‘청담도끼’와 선입 전개를 펼친 ‘트리플나인’, ‘디퍼런트디멘션’의 순위는 뒷 직전주로에서도 이어졌고, 3c를 우회하는 시점에선 ‘챔프라인’과 ‘클린업조이’가 가세했다. 결승선 직선 주로에 접어들면서 ‘청담도끼’, ‘트리플나인’의 경쟁에 ‘파워블레이드’와 ‘동방대로’가 가세해 4파전의 양상이 펼쳐졌으나 추입 작전을 앞세운 ‘파워블렐이드’와 ‘동방대로’의 치열한 접전 속에 최종 ‘파워블레이드’의 우승으로 대회는 막을 내렸다.
대회 시작전 최고의 관심사인 주요 우승 후보의 작전을 종합하면 이렇다. 선행, 추입이 모두 가능한 ‘청담도끼’는 최종 선행 작전을 선택했다. 경주 초반부터 선행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고, 선행 전개를 펼쳤다. ‘청담도끼’는 의도대로 선행 작전으로 경주에 나섰고, 최선을 다한 결과 최종 4위를 차지했다. ‘트리플나인’의 작전은 다소 의외였다. ‘트리플나인’은 ‘청담도끼’를 의식한 탓인지 초반부터 추진을 가해 내측 선입 작전을 펼쳤다. 이 부분에서 우승마의 희비는 갈렸다. ‘청담도끼’가 선행 전개를 펼쳤지만 선입권에서 ‘트리플나인’이 붙은 나머지 수월한 페이스 조절이 쉽지 않았고, ‘트리플나인’도 시종 선입 자리를 고수한 나머지 종반 승부처에서의 걸음이 부족했다. 오히려 초반 선행, 선입 작전보단 추입 작전을 택한 ‘파워블레이드’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이는 우승으로 이어졌다. ‘동방대로’도 시종 침착한 경주 운영을 통해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파워블레이드’는 국내 최초 통합 3관마로 이름을 올린데 이어 그랑프리 경마대회까지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파워블레이드’가 작성한 기록은 2분 24.0초다. 2300m 거리에서 2분 24초의 기록은 역대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작성된 최고기록이다. ‘파워블레이드’는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의 영광과 함께 대회 신기록을 통해 한국 경마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아로 새겼다.
‘파워블레이드’의 우승으로 오경환 기수도 2004년 ‘밸류플레이’에 이어 데뷔 후 2번째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파워블레이드’와 오경환 기수는 첫 호흡을 맞춘 경주에서 최고의 성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준우승은 ‘동방대로’가 차지했다. 5세마 ‘동방대로’는 데뷔 첫 경마대회 준우승의 성과를 올렸고, 해당 경주가 그랑프리 경마대회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신예 박재이 기수는 데뷔 3년차 기수답지 않게 최고의 대회에서 최고의 기수와 경쟁을 펼쳐 잊지 못할 성적을 기록했다.
3, 4위는 ‘트리플나인’과 ‘청담도끼’가 차지했다. 2300m 최장거리에서 선행 작전을 선택한 ‘청담도끼’는 최선을 다했으나 최종 4위에 그쳤고, 파격적인 작전을 펼친 ‘트리플나인’은 아쉽게도 3위에 그쳐 그랑프리 경마대회의 한을 풀지 못했다.
경마는 기록 경쟁이 아닌 순위 경쟁이다. 2017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는 주어진 여건(경주 거리 등)에 따른 상대마의 특성 등의 분석과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대회다. 경마가 왜 스포츠인지를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2분 24초 동안 펼쳐진 한편의 드라마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경주를 치른 경주마, 기수와 조교사 외에 이를 지켜본 관객들도 환호와 탄성이 교차됐다. 비록 최종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렸지만 추후 경주에선 과연 어떤 작전과 능력을 통해 설욕 및 수성을 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제36회 그랑프리(GⅠ) 경마대회 결과
순위>경주마>산지>성별>연령>부담중량>기수>조교사>마주>기록 및 도착 차
1>파워블레이드>한>수>4세>57>오경환>김영관>김형란>2:24.0
2>동방대로>미>수>5세>57>박재이>오문식>정광화>머리
3>트리플나인>한>수>5세>57>임성실>김영관>최병부>1¼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제36회 그랑프리 경마대회 우승마 `파워블레이드` 경주장면>
심호근 기자 keunee1201@horse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