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벌 최고마로 찬사 받던 ‘자당’이 어이없이 무너져 핫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3월25일(일) 제11경주, 국산1군 별정ⅠA 1800m에 출전했던 ‘자당’은 현 군 하위권 마필들을 만나 9두 중 8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자당’이 기록했던 단, 연승식 배당은 모두 1.1배, 절대 인기마가 입상에 실패하는 바람에 단승식 29.4배(‘나란히’), 복승식 3백39.4배(‘나란히’, ‘베틀산’), 더더욱 쌍승식 베팅까지 가능한 경주였기 때문에 1천2백16.7배라는 초고액배당까지 터졌다.
이날 ‘자당’이 보여준 모습은 이전의 당대 최고 도주마가 아닌 일반 선행마로 결승주로에서 지구력이 부족한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나라 경마 역사를 새롭게 쓴 ‘새강자’가 실격 처리됐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맞수 ‘자당’까지 참패를 당해 철옹성 같았던 국산마 판도는 이를 계기로 기반이 흔들렸다.
이날 경주를 되짚어보면 ‘자당’(신형철)은 스타트부터 순탄하지 못했다. 끝번 신청한 9번‘베틀산’(지하주)에 의해 이전과는 달리 끝번이 아닌 8번 게이트에서 출발했고, 출발과 동시에 7번‘골드카드’(조용배)와 부딪혀 타 마필들보다 5마신 이상 뒤처진 상태에서 1코너 선회 이후 무리하게 선두권 탈환이 가능했다.
참패의 암시 구간이었던 뒷직선주로, 평소 같으면 2위마와 5마신 이상 거리차를 벌렸어야 하는데 이날은 외곽에서 치고 올라온 7번‘골드카드’에게 한때 선두를 빼앗기는 등 불안한 조짐을 엿보였다.
2마신 정도 앞선 ‘자당’의 선두는 4코너 선회시 중위권 마필들이 대거 격차를 좁혀와 더욱 위태위태했고, 마지막으로 믿었던 제2의 추진은 결승선 전방 100m 지점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제자리를 달리는 듯 했다.
반면 ‘자당’의 체력 소모를 감지한 2위권 마필들은 너나 없이 치고 나와 순위 쟁탈전을 벌였고, 그 결과 우승은 선입 작전에 성공한 3번‘나란히’(이주용), 2위는 9번‘베틀산’(지하주)이 4번‘미스터드림’(윤기정)을 목차이로 제치고 차지했다.
뜻밖의 부진으로 경마팬들의 실망을 많이 산 ‘자당’, 29조 강윤식 조교사와 기승했던 신형철 기수의 패인을 들어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강윤식 조교사 인터뷰
- 패인을 설명하면
▲ 먼저 인기마가 허망하게 등외로 밀려나 ‘자당’을 믿었던 경마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최근 들어 스타트 시 막무간으로 물고 튄 다음 결승주로에서 서 버리는 나쁜 버릇이 생겼는데(‘새강자’와의 경주에서도 나타났음) 이것을 제어하는 과정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만약 제어를 하지 않았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마팬들의 질책은 당연한 것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
또한 경마의 습성상 늘 의외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음을 팬들도 고려해 달라.

- 신형철 기수에게 기승정지 15일의 제재가 부여됐는데
▲ 조교사로서 기수에게 미안하다. 지시한대로 오버페이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경주 도중 일정 제어를 가한 것이 경주전개 부적절 사항에 걸린 것 같다.
제재가 가해지기 전 심판 위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 앞으로 ‘자당’의 계획은
▲ 성격은 나빠졌지만 말 자체는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지금까지 도중형으로 경주에 임해왔는데 나쁜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는 선입형으로 바꿔야만 한다.
앞으로 더 대성할 수 있느냐는 이점에 달렸고, 또한 중점적으로 훈련시킬 것이다.
출전은 정상적으로 할 것이다.


★ 신형철 기수의 글(마사회 홈페이지 인용)
안녕하십니까? 기수 신형철 입니다.
어제의 경주를 지켜보면서 너무나 많이 실망하고 분노하셨을 경마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경주결과에 대한 변명을 하기보다 경주내용과 패인에 대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자당’은 스타트 시 중간번호를 달면 늦발주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처음 몇 번의 경주 후에 항상 끝번 신청을 하여 매번 끝번호를 달고 경주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주에서는 악벽마가 많아 9번이 아니라 8번을 달고 경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와 동시에 마필이 9번 말에 놀라 7번과 부딪혀 주춤거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늦발주를 하게 되었고 수월하게 선행을 갈 수 있었던 다른 경주와는 달리 다소 무리하게 선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전 ‘새강자’와의 경주에서 초반 무리한 도주로 마필에 상당한 무리를 가져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리한 도주보다는 뒷말들과 약간의 차이를 두어 마필에 부담이 덜 갈 수 있도록 경주를 하려고 했습니다.
경마팬 여러분들의 실망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저도 질리가 없는 경주라고 생각했고 가족들과 우승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려고 제 가족들도 모두 그 경주를 지켜보고 있었기에 저도 엄청난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아직도 경주결과가 믿어지지 않을 뿐입니다.
기승정지 기간 동안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 다시 경주로에 섰을 때 예전보다 더욱 좋은 경주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