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로 2회째를 맞이한 경마문화상이 12일(수) 오전 11시 30분 경마공원 내 그린식당 천마정에서 열려 99년 영광의 얼굴들이 함께 했다.
지난해에는 「98년을 빛낸 경주마」라는 이름으로 시상식이 열렸으나 올 해부터 경마문화상으로 명칭을 변경, 객관적이고 엄정한 심사를 거친 후 8명의 마주·조교사·기수가 시상대에 올랐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탁월한 면모를 과시하며 13연승이라는 위업을 일궈낸 ‘새강자’가 MVP로 선정돼 경마대회 4관왕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고 외국산마 우수상에는 8전 전승을 기록하며 정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언지퍼’, 국산마 부문에서는 3세마로서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자당’이 각각 선정돼, 해당마필 마주와 조교사들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밖에 ‘새강자’라는 걸출한 스타를 탄생시킨 박원선 조교사는 최우수 조교사로, 8개월간 출전해 무려 78승을 걷어올린 박태종 기수는 최우수 기수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또한 성실하고 꾸준한 관리로 정상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7조 박진호 조교사는 우수조교사로, 근성과 체력을 겸비한 임대규 기수는 매 경주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쳐 우수기수로 각각 선정됐다. 특히 국산마 보급확대로 우수한 경주마가 다수 배출, 올해 처음 신설된 최우수 2세마 부문에서는 ‘단심’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아 코리안더비 석권에 대한 조심스런 기대도 불러 일으켰다.
시상식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김문영 본지 발행인은 “언론사로서 마사회와는 별도의 심사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경마팬들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적으로 검토,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해를 더할수록 권위가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에는 권동섭 마주협회 부회장과 성성원 경마처장이 참석해 김문영 본지 발행인과 함께 시상을 담당했고 한국마사회 방송팀이 취재를 위해 참석했다. 수상자에게는 본지에서 마련한 크리스탈 상패와 꽃다발이 수여됐다.
약 30분에 걸쳐 각부문 시상식이 끝나자 대부분의 수상자와 시상자는 점심을 함께하며 경마계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등 발전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새강자’의 연승 기록 경신과 그랑프리 우승에 대한 각 수상자의 축하 인사가 오고 가는 한편, ‘자당’과의 대결이 기대된다는 대화가 끊이질 않으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단심’의 더비 제패 가능성도 화제로 떠올랐다.
마주, 조교사, 기수, 그리고 시행체의 관계자가 함께한 금년 경마문화상 시상식은 많은 경마인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성원속에 끝마칠 수 있었으며 내년에는 좀 더 성대하고 알찬 모습으로 치러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jr.co.kr】

MVP경주마 ‘새강자’(장석린 마주)
99년은 ‘새강자’의 해, 2000년에도 좋은 활약 기대

모든 경마인들의 주요 관심사였던 최고의 경주마 부문에서는 단연 ‘새강자’가 압도적 지지와 인기를 모았고 실제 경주력에 있어서도 외국산마를 능가하는 것으로 분석돼 ‘새강자’가 수상하게 됐다.
‘새강자’는 데뷔 후 14전 13승을 기록, 특히 지난해에는 11전 전승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고 외국산마만의 잔치로까지 불려졌던 그랑프리에서도 국산마로서 처음으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경마의 새로운 역사를 창출해내는 ‘새강자’에게 MVP경주마로서의 영광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날 시상에 참석한 ‘새강자’의 장석린 마주는 지난해 최우수 국산 신예마로 시상대에 오른 바 있는데 꼭 1년이 지난 지금 MVP경주마로 선정되자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마주는 “지난해에 이어 2000년에도 ‘새강자’의 눈부신 활약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조교사 MVP-박원선 조교사
한국경마의 산증인, ‘새강자’ 관리에 혼신 다 해

조교사 MVP 부문에서는 ‘새강자’라는 걸출한 명마를 배출, 관리해 온 박원선 조교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권동섭 마주협회 부회장이 시상을 담당, 박원선 조교사의 MVP 수상을 축하했으며 박원선 조교사는 ‘새강자’ 관리의 어려움과 영광의 순간을 진솔하게 털어 놓았다.
병원에서 인대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었으나 이날 수상을 위해 참석했다는 박조교사는 “‘차돌’을 비롯해 수많은 명마를 만나고 직접 길러보기도 했으나 ‘새강자’같은 말은 처음”이라며 수상 소감의 첫 마디를 뗐다.
“대게 명마들은 성격이 다소 난폭하고 칼칼하기 마련이지만 ‘새강자’의 경우, 온순한 것은 물론 매우 영민해 식사도 먹을 만큼만 먹고, 훈련도 뛸만큼만 뛰어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다만 ‘새강자’의 모계쪽 혈통이 명확하지 않아 정통 더러브렛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더러브렛계로 분류됨에 따라 부득이 거세했다는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반면 “지난해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대활약을 펼친데 이어 올 해에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 수상 소감을 마쳤다.

기수 MVP-박태종 기수(아내 이은주씨 대리 수상)
쾌유 빌어준 팬들에 보답코저 3월 출격 준비

기수 MVP로는 과천의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가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입은 척추부상으로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라 그의 아내인 이은주씨가 이날 시상식에 대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태종 기수는 지난 98년 말에도 부상을 입어 고전한 바 있는데 또다시 부상의 수렁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탄탄한 체력에 성실성 마저 갖춰 약 8개월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78승을 거두며 다승부문 수위를 기록, MVP 기수로 선정됐으며 빠른 쾌유를 빌어주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코저 3월 중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알렸다.
박기수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이은주씨는 “경마문화에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무척 기쁘며 병원에 누워있는 남편(박태종 기수)도 매우 기뻐할 것”이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우수 2세마 ‘단심’(박남성 마주)
더비 제패의 꿈, 반드시 실현할 터

국산마 보급이 활성화되며 지난해에는 특히 국산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2세마들의 맹활약. 지난 12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국산 2세마 특별경주가 경마인들의 많은 관심속에 치러졌는데 ‘단심’이 우승을 차지, 오는 5월에 열릴 코러안더비 제패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단심’은 리딩사이어 부문에서 ‘피어슬리’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디디미’의 자마로서 지난해 4월 도입됐다. 박남성 마주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서범석 조교사는 “아직까지 경주력이 채 다듬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능력을 가늠하기 어려우나 순차적인 성장을 거듭할 경우 충분히 정상권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더비 제패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약속으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우수 외국산마 ‘언지퍼’(설원량 마주)
8전 전승의 괴력 발휘, 처녀 출전한 동아일보배 우승

우수 외국산마 부문에서는 데뷔 후 8전 전승을 기록하며 괴력을 내뿜고 있는 ‘언지퍼’가 선정됐으나 설원량 마주의 개인사정으로 박진호 조교사가 대리 수상했다. ‘언지퍼’는 힘과 스피드에서 타 마필들을 압도하며 현재까지 연승을 이어오고 있고 올 해에도 그 행보가 주목되는 초대형급 기대주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동아일보배에 처녀 출전해 어려운 레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추입력을 발휘, 멋지게 우승으로 장식한 바 있어 올 해에는 경마대회 다관왕에 오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시상식에 참석한 박진호 조교사는 자신의 관리마가 우수 외국산마로 선정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시상을 담당한 김문영 본지 발행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우수 국산마 ‘자당’(박승만 마주)
2000년은 ‘새강자’ 타도의 해

지난해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명마로서의 자질을 입증한 바 있는 ‘자당’도 우수 국산마로 선정됐다.
박승만 마주가 해외출장 중인 관계로 강윤식 조교사가 대신 수상했는데 강조교사는 수상 소감을 통해 ‘새강자’와의 승부의지를 엿보여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았다. ‘새강자’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자당’은 특히 국산마 주파기록을 순식간에 갈아치워 국산마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돼 우수 국산마로 선정된 것. 국산마의 기존 강호와 신예 강자들을 차례로 꺾으며 명실상부한 정상권 마필로 평가받았지만 아직까지 ‘새강자’와 겨뤄본 경험이 없어 많은 관계자 및 경마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조교사는 “올 해는 비록 우수 국산마지만 내년에는 최우수마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 관리조 - 7조 박진호 조교사
인화단결 강조, 소속조 마필들 꾸준히 활약

조교사협회장직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진호 조교사는 경주마 관리에 있어서도 탁월한 면모를 보이며 우수 관리조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업무수행으로 바쁜 가운데 간신히 시간을 쪼개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박조교사는 “소속조의 ‘언지퍼’가 우수 외국산마로 선정된데 이어 우수관리조로 뽑히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다”고 수상소감을 밝히는 한편, “인화단결을 강조, 화목한 마방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이런 상을 수상하게 된 원동력인 것 같다”며 마방 운영 방식을 간략히 설명했다.

우수 기수 - 임대규 기수
단단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매서운 승부근성 탁월

한 해동안 근면, 성실하게 꾸준한 노력으로 최선의 레이스를 펼친 기수에게 주어지는 우수 기수 부문에서는 임대규 기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서울경마장 최단신으로 꼽히는 임대규 기수는 엄청난 노력과 근성으로 경마장을 휘젓는 정상 기수 중 하나다.
지난해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승, 승률, 상금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 기수생활 12년 만에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임대규 기수는 “평소 꾸준히 훈련하고 혼신의 힘을 다 해 매경주에 임하는 것이 최근 상승세의 비결”이라며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분발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작 성 자 : 이희경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