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생산보다는 실전 앞둔 우수마 육성과 순치가 전문
-10월 중 트랙 완공... 완전한 트레이닝 센터 면모 갖춘다.
-씨수말 ‘아처시티슬루’ 도입... “한국에서 성공 확신”
-세계 각지를 돌며 경주마 생산에 땀 흘려온 파란 눈의 외국인이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곳.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주)페가수스(대표/피터 힐, 064-796-1904)는 한국경마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피터 힐(Peter Hill)의 꿈이 영그는 곳이다. 5년간의 마사회 근무를 마치고 그의 발길은 고향으로 향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가? 그의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 궁금증을 가득 안은 채 페가수스 목장을 찾았다.
【제주=권현 기자 knhn@krj.co.kr】
-예비경주마 훈련 전문 트레이닝 센터
페가수스 목장은 각 목장으로부터 육성, 순치, 판매 등을 위탁받아 예비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전문 트레이닝 센터. 올해 혹은 내년에 경주로를 달릴 1, 2세마가 마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체 규모는 2만 5천 평, 이중 초지가 1만 8천 평이다. 목장 발전을 위한 3단계 청사진을 구상 중인 힐 대표는 “이미 초지조성과 워킹머신, 원형마장 등 훈련시설의 완비 등 1, 2단계는 끝난 상태”며 “경주트랙이 완성될 올 10월이면 그야말로 트레이닝 센터로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얼마 전에는 7억원 상당을 들여 삼관마 ‘시애틀슬루’의 손자인 씨수말 ‘아처시티슬루’(Archer City Slew)를 도입, 직접 종부에도 나섰다. 하지만 힐 대표는 전문 트레이닝 센터로서 관리의 효율성을 들며 “당분간 씨암말에는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할아버지는 세계 최고다! - 씨수말 ‘아처시티슬루’
현존하는 유일한 삼관마로 세계 정상급 씨수말로 활동중인 ‘시애틀슬루’의 손자가 올해부터 페가수스 목장에서 교배를 시작한다. 주인공은 ‘아처시티슬루’로 부마인 ‘슬루시티슬루’는 G1 우승마로 스테익스 우승마가 24두에 이르며, 자마우승률이 62%로 미국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의 종마 중 하나다. ‘아처시티슬루’ 역시 현역시절 산 빈센트 스테익스(G2) 우승, 산 라파엘 스테익스(G2) 2위 등 12전 3승, 2위 3회의 호성적을 보인 마필로 단거리에 특히 강하고 세 번의 우승을 모두 모래주로에서 일궈냈다. 힐 목장주는 ‘아처시티슬루’에 대해 “‘디디미’, ‘피어슬리’, ‘사이코배블’ 등 한국에서 성공한 씨수말들은 모두 속도가 빠른 단거리 혈통이었다”며 “‘아처시티슬루’는 체형도 이들과 비슷하고 단거리에 강해 한국형 씨수말로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주)페가수스측은 신디케이트를 조직, 주당 1천만 원 총 40주를 구성했다. 주주에게는 첫 해 3년간 2두의 씨암말과 무료교배가 가능하고, 일반 종부료는 2백50만 원. ‘아처시티슬루’는 현재 호주에서 ‘시애틀슬루’를 직접 관리한 경험이 있는 리처드 트리우튼氏의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
-‘포트스톡턴’은 미래 한국의 리딩사이어다!
페가수스의 현재 보유 두수는 18두. 씨수말 1두를 제외하면 1세마 2두와 2세마 15두 모두가 다른 목장과 마주 등이 위탁시킨 말들이다. 전문 트레이닝 센터로서 페가수스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증거.
2세 예비경주마 15두 중 현재까지 10두가 5월중 과천에 입성할 예정이다. 나머지 5두도 곧 입사가 결정될 전망. 2세마 중 페가수스가 기대를 거는 마필은 ‘머블러스네이티브’ 자마와 ‘나이트메리’ 자마. ‘머블러스네이티브’ 자마는 훈련과정에서 침착한 성격과 거침없는 운동 능력을 보여 목장 관계자들을 사로잡았다. 부마 ‘포트스톡턴’에 대해 힐 목장주는 체형이나 속도, 혈통 면에서 한국시장과 잘 맞아 장래 ‘디디미’, ‘사이코배블’ 등과 어깨를 견줄 리딩사이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개별구매가 2천7백만 원에 일진코스메틱으로 주인이 결정된 상태. ‘나이트메리’자마는 ‘시즈티지’가 부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시즈티지’가 브리더즈 컵을 2연패 한 ‘티즈나우’(Tiznow)의 부마이기 때문. 목장측은 나머지 말들도 혈통이나 속도, 체형 등이 한국시장과 잘 맞아 모두가 우수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말도 사고 좋은 일도 하고... 1석 3조의 효과!
(주)페가수스의 피터 힐 대표와 인근 이시돌 센터의 P.J 맥그린치 신부는 파란 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도 절친한 관계. 힐 대표가 마사회 근무를 마치고 돌아갈 준비를 할 때 맥그린치 신부가 땅을 무상임대 해주며, 목장을 직접 해보라고 권유한 것이 페가수스 목장의 시작이었다. 그런 이들이 모종의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축우사업을 위주로 하는 이시돌 목장에서 내년부터 씨암말을 구입, 씨수말을 보유한 페가수스와 교배사업을 펼치고 생산된 자마로 발생하는 수입을 복지병원, 양로원, 유아원 등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는 것. 재정이 어려운 단체들로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선물이 될 것이고, 자마를 키워내는 목장이나 사는 마주들은 좋은 일을 할 수 있어 좋다. 관계자는 “자마구입이 기부행위로 인정, 세금혜택 등의 감면혜택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 이들의 ‘프로젝트’는 1석 3조의 효과가 예상된다.
-생산자 편이, 우수 외산마 확보 등 위해... 눈을 세계로!
페가수스의 마방을 보면 좀 특이하다. 말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바닥에 홈이 파져 있고, 벽에도 말이 누웠다가 편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턱을 만들어 놨다. 힐 목장주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에서 나오는 이런 작은 배려와 관심이 작은 규모에도 알찬 목장으로 성장하는 원인이다. 페가수스가 워킹머신, 방수목재 및 전기로프 등의 각종 펜스자재, 수송 트레일러, 말먹이통, 자동음수대 등, 무역업을 병행하는 것도 생산시설 확산을 통한 생산자들의 편이 도모를 위한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사람들의 배타적인 태도와 행정상 불이익이 아쉽다는 피터 힐 대표. 하지만 그는 외산마 개별구매 등 지구촌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든 경마계에서 누구보다 발빠른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힐 대표는 외산마 개별구매에 대해 “한국경마발전의 획기적인 계기”라고 평가했다. 또한 “호주나 뉴질랜드산은 질이 낮고, 미국산은 어려서부터 약물투여가 심해 좋지 않다”며 “영국, 프랑스 등 유럽산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대신 최근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질 좋은 말을 값싸게 살 수 있어 밥 바퍼트 조교사 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터뷰 - 피터 힐 대표〉
“제팬컵 우승이 나의 목표!”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데 가족 얼굴은 얼마나 자주 보는가?
▲3주에 한 번 정도다. 내가 아일랜드로 가거나 가족이 제주도로 오기도 하는데, 대체로 가족이 오는 경우가 많다. (피터 힐은 미국인으로 부인이 아일랜드 인. 슬하에 딸 둘)
-마사회에서 95년부터 99년까지 근무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았다. 한국경마가 그만큼 매력이 있었는가?
▲그렇다. 한국경마는 매우 매력적이다. 한국경마의 잠재성은 실로 엄청나다. 수많은 팬들, 매출액... (서러브렛)경마장이 겨우 하나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부산에 제2경마장이 생기고 더 나아가 제3, 제4의 경마장이 생긴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상상만으로도 어마어마하다.
-생산하면서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제팬컵 우승이다.
-왜 제팬컵인가? 그리고 그것은 언제 가능한가?
▲제팬컵 우승은 상징적인 의미다. 일본의 경주마 수준은 아시아 정상이다. 그리고 제팬컵은 일본경주마들의 꿈이다. 한국경주마가 우승한다면 그것은 적어도 아시아 최고라는 의미가 된다. 4∼5년 후에는 말들을 두바이에 파견해 훈련시킬 계획이다. UAE는 경주마 훈련에는 최적의 장소다. 그리고 이후에는 싱가폴 등 몇몇 국제레이스에 참가할 계획이다. 제팬컵 우승은 그 다음으로 한 8년쯤이면 가능할 것이다.
【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