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동자’의 고향 송악목장, ‘무비동자’와 함께 뜬다!
-‘천지기운’ 굿데이배 준우승으로 주가상승!
-500m 주로 등 트레이닝 시설 완비... 데뷔 전 완벽한 준비 가능
-‘시애틀슬루’ 자마 ‘슬루오그린’, 올배부터 교배 시작

-송악목장(대표/임관호, 064-794-7800)은 초지와 마사 위주로 육성을 맡아하는 9만평 규모의 방목지(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소재)와 분만장, 훈련시설을 갖추고 교배와 훈련을 담당하는 2만평의 트레이닝 센터(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소재)로 구성된 종합 스터드 팜(Stud Farm)이다. 목장의 노력은 국산마 최강으로 떠오른 ‘무비동자’, 굿데이배에서 국산마 자존심을 세운 ‘천지기운’을 통해 결실을 맺고 있다. 【제주=권현 기자 knhn@krj.co.kr】

-실제 경주로와 같은 주로 등 훈련시설 완비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송암 트레이닝 센터에는 워킹머신, 원형마장 등 갖가지 훈련시설이 즐비하다. 그 중 최고의 자랑은 500m 코스의 훈련주로. 약 2억4천만 원을 들여 작년 12월 완공한 이 트랙은 바닥에 굵은 자갈과 작은 자갈을 깔아 배수에 신경 썼고, 그 위에 마사토와 모래를 깔아 실제 과천의 경주로와 똑같이 만들어졌다. 지구력 향상을 위해 모래 두께를 30cm로 두껍게 한 것이 특징.

-교배 시작한 ‘슬루오그린’, ‘아버지의 이름으로...’
‘시애틀슬루’ 자마 ‘슬루오그린’(8세)이 올해부터 송악목장에서 교배를 시작한다. ‘슬루오그린’은 일본 동경 그린팜 애마회에서 생산자협회에 기증한 씨수말로 현재 12개 민간 목장이 신디케이트를 구성, 지난해는 대천목장에서 관리했었다. 94년 일본생으로 현역시절 총 29전 4승, 2위 2회(장애물 경주 포함)의 성적을 거두며 약 7천만 엔(한화 약 7억 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모마는 ‘댄지그’ 자마인 ‘리틀키스’. 현재 책정된 1회 종부료는 생산자협회원에게는 1백20만 원(운송비 20만 원 포함), 비회원에게는 1백50만 원(운송비 포함) 수준.

-목장 대표마 늦둥이 ‘무비동자’
‘무비동자’는 아직도 임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무비동자’는 원래 출산예정일 3백35일을 한 달 훌쩍 넘겨 3백62일만에 태어나 사람들의 우려를 샀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늦둥이 ‘무비동자’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다. 어미 뱃속에서 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다리도 길고, 목도 길었다. ‘무비동자’가 경마장에 입사할 24개월이 됐을 때, 문금주 당시 마사분과 위원장이 임 대표에게 “좋은 말 하나만 달라”고 부탁했고, 임 대표는 당연히 ‘무비동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무비동자’가 거세마란 이유로 더비 우승을 꿈꾸던 문 마주는 경매에서 ‘무비동자’를 포기했고 덕분에 현 김길중 마주가 행운을 안았다. ‘무비동자’ 때문에 문 마주는 아직도 아쉬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고, 임 대표와 김 마주는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는 후문이다.

-국산마 자존심 세우는 국산준족들의 ‘사관학교’
‘무비동자’ 이외에도 송악목장은 숱한 국산준족들을 길러냈다. 지난 굿데이배 경마대회에서 외국산 총알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산마의 자존심을 세운 ‘천지기운’도 송악목장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천지기운’은 처음에는 체구가 작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24개월이 됐는데도 마주와 조교사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결국 생산자마주인 임 대표가 자가입사 시킬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소속조(46조) 양재철 조교사가 서슴없이 마방대표마로 꼽을 정도로 성장했다. 임 대표는 “어려서부터 수영훈련을 많이 시켜 유연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성공비결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1군의 ‘통일보국’, ‘한길’, ‘기원’ 등과 가능성 많은 3, 4군의 ‘시나위’, ‘상승군단’, ‘광채’, ‘물꼬’  등도 송악목장 출신의 현역마다. 이 중 임 대표는 ‘기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출산 예정일보다 16일 늦게 태어나 잔병 한 번 없이 건강하게 자란 폼이 꼭 ‘무비동자’ 같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기대대로 잘 뛰다가 건이 안 좋아 휴양을 보냈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안타까웠다고 한다.  

-올시즌 기대주 ‘자유자재’
목장에서 4월 중에 과천 경마장에 입사할 마필은 암말 2두와 수말 3두 등 5두다. 이 중 임 대표가 가장 기대를 거는 마필을 ‘칸초스미스’ 자마(부마 ‘피어슬리’). 10년 넘게 말을 키워온 임 대표는 “어린 놈이 발 쓰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외형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무비동자’처럼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아 주사 한 번 안 놓았을 정도로 건강한 것이 장점. ‘칸초스미스’ 자마는 앞으로 46조에서 ‘자유자재’라는 이름으로 경주마 생활을 시작한다. 임 대표가 직접 과천으로 데리고 올라가는 기대주다.

-2002년 교배 시즌 ‘무비동자’ 동생 나온다!
목장이 보유하고 있는 씨암말은 모두 26두. 이 중 20두가 올시즌 교배에 나선다. 가장 관심을 끄는 커플은 ‘무비동자’ 모마 ‘스탠스펠리사이트’. 임 대표는 그동안 제2의 ‘무비동자’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스탠스...’와 ‘디디미’를 교배시키고 싶어했다. 마사회에 교배희망 신청을 했지만, 워낙 치열한 경쟁으로 최종선발에서 그만 탈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는지 제비뽑기 무작위 추첨에서 ‘디디미’를 뽑아 ‘스탠스...’는 그렇게 바라던 신랑과 재회하게 됐다. 올해 교배를 앞둔 임 대표는 “‘무비동자’와 똑같은 놈이 태어난다는 생각만 해도 기쁘다”며 기대에 차있다.

〈표〉 송악목장 2002년도 교배 예정 내역
순번   씨암말   씨수말(1차, 2차)
1   대해   타임스타, 로드오브워
2   마돈나   소셜차터, 사이코배블
3   멀홀런드퀸   사이코배블, 글로리화이
4   베다카멜리나   더그룸이즈레드, 글로리화이
5   벨라콰   나이트드리머, 컨셉트윈
6   소시슬루   퍼시픽바운티, 더그룸이즈레드
7   송도삼절   로드오브워, 랜드러쉬
8   스탠스펠리사이트   디디미, 프로포슈어
9   스톤로우즈   로스트마운틴, 소셜차터
10   에이치쥐스퀴저   사이코배블, 퓨처퀘스트
11   워크앤글로리   디디미, 로드오브워
12   초큼업   소셜차터, 사이코배블
13   칸초스미스   사이코배블, 퍼시픽바운티
14   태백산   컨셉트윈   퓨처퀘스트
15   티터언오버   디디미, 프로포슈어
16   데저트스파킷   글로리화이, 로드오브워
17   로얄기프트   무자지프, 컨셉트윈
18   바오카카오   소셜차터, 더그룸이즈레드
19   와치맨스코우브   사이코배블, 퓨처퀘스트
20   콜미다이나마이트   더그룸이즈레드, 샤프어필

〈인터뷰 - 임관호 대표〉

-목장 대표마 ‘무비동자’가 2인자 설움을 벗어나 국산 최강마로 발돋음 했는데, 소감은?
▲데뷔전에서 1위로 골인했지만, 순위변경으로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뭔가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경마대회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능력이 그게 한계인가’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무비동자’ 덕으로 마주들이나 팬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격려를 받았다. 이 모두가 마방식구들 덕이다. 김길중 마주와 故 김광호, 안해양 조교사에게 고마울 뿐이다.  

-‘칸초스미스’ 자마(부마 ‘피어슬리’)를 기대주로 꼽았는데 특별한 이유는?
▲‘칸초스미스’ 자마로 경주로에서 좋은 모습 보여줬던 ‘큐피’(부마 ‘리비어’)의 동생이다. 경주마는 뛰어 보기 전에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다. 이유도 실제로 경주에 나서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굳이 말하자면 감이다. 10년 넘게 말을 키웠는데, 이 말은 발 쓰는 게 다르다. 외형도 좋다. 마명은 ‘자유자재’로 정해졌고 내가 자가입사 시켜 46조 양재철 조교사에게 맡길 계획이다.

-올해 ‘스탠스펠리사이트’와 ‘디디미’의 교배가 관심을 끄는데...
▲그렇다. 그동안 ‘무비동자’ 동생이 있었지만 사실 ‘디디미’와 교배시켜 다시 한 번 ‘무비동자’와 똑같은 말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단순한 교배를 넘어 나름대로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하고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민간목장에 씨수말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올해 추첨을 통해 교배권을 얻은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