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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산업계, “승마장 부지, 말과 관련해 활용돼야”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29일 오전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서울숲일대 기본구상 대외발표 및 포스코 업무협약식’에서 서울숲에서 승마장을 퇴출시키겠단 내용의 발언들이 나와 승마 관계자를 포함한 말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아직 미완의 공간인 서울숲에서 승마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전문가와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며 말을 아꼈으나.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숲과 어울리지 않는 승마장을 조속히 이전하고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도서관을 지을 수 있게 추진하겠다”며 승마장 부지를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으로 활용하겠단 의지를 표명했다.
정유라가 어렸을 당시 이용했다는 오명과 함께 지금은 서울숲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뚝섬 승마장은 그냥 퇴출되어야만 하는지 의문점이 든다. 정부가 추진하는 말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승마의 대중화 및 승마 인구 저변 확대가 이뤄지는 가운데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에서는 ‘말(馬)’과 관련된 것들은 도리어 퇴출시키거나 피하는 모습이라는 의문을 피할 수 없다.
애초 서울숲은 런던의 하이크 파트나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도심 속 자연숲을 표방하며 건립된 곳이다. 2014년 조성 당시에는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레미콘공장, 뚝섬 승마장, 정수장 부지 등이 빠지면서 70% 수준인 43만㎡로 축소돼 조성이 완료됐다. 지난해 10월 18일 서울시와 소유주, 운영사 등이 2022년 6월까지 공장 이전을 결정하면서 과거 누락됐던 부지를 포함한 서울숲 구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날 발표로 전체적인 서울숲 재생과 관련한 기본적인 구상은 마련됐으나, 승마장 부지 활용 방안 등은 아직 미지수로 남았다. 서울시는 승마장 활용 방안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구체적인 구상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서울숲이 위치한 성동구는 승마장을 완전 퇴출시키고, 그곳에 도서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 확고해 보인다.
말산업계는 이와 같은 구상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말을 탈 수 있는 공간을 말과 전혀 관련이 없는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승마장은 충분히 폐쇄할 수 있지만, 이 공간을 말을 통해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숲이 들어선 뚝섬 부지는 조선시대부터 말을 기르는 목마장으로 쓰였으며, 한국마사회가 과천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말 경주가 펼쳐진 경마장으로 쓰였다는 점을 들며 말과 연관이 많은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승마계 한 관계자는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었던 정유라가 어렸을 때 승마했던 곳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 찍혔다”며, “정유라가 승마를 했던 것이지, 승마계가 모두 정유라는 아니지 않겠느냐”고 억울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서울시와 함께 몇 차례에 걸쳐 뚝섬 승마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상호 논의한 적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내부 협의가 무산되며 백지화됐다. 뚝섬 승마장 및 부지 활용과 관련해 말산업육성 전담 기관인 한국마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29일 오전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서울숲일대 기본구상 대외발표 및 포스코 업무협약식’에서 서울숲에서 승마장을 퇴출시키겠단 내용의 발언들이 나와 승마 관계자를 포함한 말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뚝섬 승마장 부지 현황(사진 제공= 서울시청).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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