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
82년 1월 4일 이건영 육군대장이 제20대 마사회장에 취임하면서 개인마주제 전환을 천명했고, 그것을 시초로 될 듯 말 듯 10년 이상을 끌면서, 결국 1993년 8월을 기점으로 개인마주제가 출발했다. 그 무렵 마주가 누릴 수 있는 영광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생소한 물음에 상금과 영예로 성실히 답변해준 경주마가 있었다. 92년 11월에 첫 출전을 시작으로 93년 7월까지는 마사회 소유의 경주마로 착실히 승급을 거듭했고, 개인마주제가 출범한지 한달 남짓한 그 해 9월에 일간스포츠배 제패를 시작으로 10월의 제1회 마주협회장배마저 석권함으로서, 자신의 마주를 개인마주제의 최고 수혜자로 만든 ‘쇼파라’. 마명이 독특하여 경마소재 만화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기도 했던 ‘쇼파라’(SHOW PARA)는 400Kg 후반의 뉴질랜드산 거세마로 선입력이 출중했던 명마였다. 자신의 부마인 캄파라(KAMPARA)의 마명에서 별 의미없이 유래되어 ‘쇼파라’로 불렸던 이 마필이 개인마주제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시행된 제1회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에서 차지한 영광은 그 당시의 신임 마주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안겨줬었다.    

-선입작전 나선 ‘쇼파라’-
93년 10월 24일 제8경주 2200m 레이스로 펼쳐진 제1회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는 총 상금 7천만원과 함께, 441명의 회원으로 편성된 초기 마주협회 구성원 가운데서 최고의 행운아를 뽑는 빅이벤트였다. 원년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14두가 출사표를 던졌으며,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던 2등급 마필로 편성됐다. 염광여상 고적대의 팡파르 소리와 함께 게이트 문이 활짝 열리며, 일제히 뛰쳐나갔다. 국산마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한 ‘금위대장’과 ‘쇼파라’가 선두권을 형성했고, 그 후미에서 나머지 마필들이 물고 물리는 중위권 대혼전으로 4코너 후반까지 이어졌다. 출전한 마주들의 숨막히는 긴장 속에서, 결승선 근처까지 일대접전을 펼치던 가운데 선두로 뛰어 나온 마필이 있었다. 시종일관 선입작전을 펼치며 2위로 따라붙다, 막판 결승선에서 여유 있는 추입을 시도했던 ‘쇼파라’였다. 그 뒤로 김명국 기수 기승한 안쪽의 ‘쥬피터’, 우창구 기수의 ‘사현정’, 김효섭 기수의 ‘기강’이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복병마 ‘기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복승식 100.1배의 고배당을 선사했다.

우승마‘쇼파라’의 김현래 마주
개인마주제가 도입된 초기의 최고 수혜자로 떠올랐던 김현래 마주. 지금도 34조 신우철 마방에 아낌없는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 10년 가까운 열성 마주다. ‘쇼파라’의 경마대회 연속 우승으로 상금을 가장 많이 획득하게 되어, 그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마주들의 부러움을 샀다.

신우철 조교사와 정주상 기수
우승마 ‘쇼파라’의 신우철 조교사는 우승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마주와 기수, 관리사 등 마방 구성원들의 인화를 강조했다. 정주상 기수는 13번 게이트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초반 선두권 가담하여 적절한 힘 안배로 우승의 영광을 일궈냈다.              



작 성 자 : 손성호 ssh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