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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말(馬) 기자의 일상 단골 – 제주 편5] 동물 복지·생명 사랑 뿌리내린 말(馬) 목장
역마살 낀 말(馬) 기자.
<말산업저널>은 네이버·카카오 뉴스 검색 제휴 첫 기획 시리즈로 ‘역마살 낀 말(馬) 기자의 일상 단골’을 시작합니다. 말산업 전문 기자라고 꼭 승마클럽, 관련 업종만 다루지 않습니다. 전국을 쏘다니며 알게 된 맛집, 일상에서 만나게 된 소소한 장소, 추천받은 명소, 지역 인사 등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말의 고장’ 제주 편을 소개합니다. 매주 1회씩 업데이트합니다. - 편집자 주

“말은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아 성장 파트너”
제주 조천읍에 말 복지 중심·자연 친화적 마장 조성
말 복지 앞장 케이트 박 대표, 생명 존중 메시지 전달
유일한 명품은 함께하는 말…유기 말 구출에도 앞장

강아지를 차 트렁크에 매달고 질주한 ‘악마 에쿠스 사건’, 강제 임신으로 논란이 된 강아지공장 등 국민적 공분을 샀던 동물 유기, 학대 사건을 기억하는지. 또한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꽃마차 학대 말 ‘깜돌이’ 사건도 있다. 과장하자면, 체고를 줄이기 위해 굶기고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과한 채찍질을 하고 재산의 안전한 보호를 위해 좁은 마방에 가두는 일이 일상인 우리 말산업계의 자화상는 어떨까.

국회 농해수위는 올 초 전체 회의에서 동물 유기 및 학대 방지를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선진·세계화의 길목에 발을 놓은 우리 말산업계도 동물 보호와 복지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이런 가운데 말산업계에는 오래전부터 저서를 통해,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굿호스맨십’과 말 복지의 중요성을 설파한 이가 있다.



“말은 자신의 등을 빌려줄 만큼 너그럽고, 사람과 교감할 만큼 민감하고 고상합니다. 진정한 홀스맨은 이러한 말에게 존엄을 지키도록 해줍니다.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그 사람과 사회에 대해 말해주는 것입니다. 모든 생명 사랑 하기는 비폭력, 함께 살아가기입니다.”

케이트 박 대표의 블로그, ‘따그닥 따그닥’에 있는 문구다. 홍콩 루터란 신학대학 신학부를 졸업하고 홍콩자키클럽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에 말 복지와 생명 존중, 굿호스맨십의 가치와 의미를 전도하고 있는 그녀는 2012년부터 제주 조천읍에 개인 마장, 케이트 반(Kate Barn)을 마련해 정착하고 있다.

케이트 박 대표는 미국에서 매개 코칭 인텐시브 과정, 말보조교육협회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2013·14년에는 직접 각 분야 외국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연회를 열고 클리닉도 주관했다. 그 결과 『승마, 교감의 예술』, 『행복한 승마, 굿호스맨십』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고 말과 승마, 관리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훈련 방식 등을 소개해왔다.

평소 그녀를 흠모했던(?) 기자는 제주 조천읍 마장을 찾았다. 수많은 승마장, 목장 현장을 다녔지만, 케이트 박 마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 강했다. 평온하고 차분했다.

“내 유일한 명품”이라고 소개한 말들 역시 주인에게 받은 사랑이 큰 덕분일까. 케이트 박 대표는 “말의 눈동자를 보면 성격과 상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곳의 말들은 온순하고 영리했으며 자존감이 강하고 친밀감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을 잘 모르는 기자도 느낄 정도였다. 말과 함께하는 행복이란 게 이런 걸까.

케이트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말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자연 그대로의 언덕이 말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제주 천혜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마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일상의 모든 일과를 말과 함께한다는 그녀는 힘으로 제압하기보다 말,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공감하는 일의 중요성을 말했다. 케이트 박 대표는 “말과 사람 사이에 오해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승마가 말과 사람이 서로 신뢰하며 이루어내는 인마일체의 스포츠로 이해되고 말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아 성장의 파트너로서 인정받기를 바란다”며, “반려마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은 생명 사랑과 존중의 문화가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녀를 만나고 돌아온 지 4개월여 가 지난 지난여름, SNS에는 “죽기 직전의 암말을 구해달라”는 요청의 글이 올라왔다.

물도 못 마시고 사료도 못 먹어 굶은 상태로 땡볕에 그대로 방치된 말 사진을 보고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진드기가 온몸을 덮어 피부 상태는 끔찍했다.



케이트 박 대표 등 뜻 있는 사람들이 주인에게 포기각서를 받고 말을 긴급 구조했다. 먼저 급한 대로 수액을 놓고 케이트 박 대표의 목장으로 옮긴 뒤 깨끗이 씻기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했다. 꼬리털을 밀고 상처도 치료했고, 답창이 온 발굽도 치료했다. 부종이 생긴 다리에는 붕대를 감았다.

사람들은 말 이름을 ‘희망(Hope)’으로 지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아직 세상에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아 좋다. 말도 빨리 회복하길 응원한다”,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편히 쉴 수 있게 되어 빨리 건강해지길 바란다”는 둥 희망이를 응원했다.

‘희망이’는 지금 케이트 박 대표 목장에서 ‘힐링’ 중이다. 꼬리털도 다시 자라고 몸도 많이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샤워하기도 좋아하고 생기도 되찾았다. 앙상하던 목과 허벅지, 엉덩이에 살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민감하고 서열 다툼이 있는 말인지라, 그리고 빠른 회복을 위해 원래 이곳에 살던 뚱딴지 ‘잘코’, 대장 ‘카포테’, 먹성 좋은 ‘삼월이’, ‘새벽이’ 그리고 당나귀 ‘장금이’와 분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위아래 마장을 나눠 활용하고 있다. 주인을 닮은 이곳 아이들은 워낙 순한데 따로 있어도 새 식구 ‘희망이’를 흘끔흘끔 보며 곧 친해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케이트 박 대표는 “말 구조에 도움 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말 복지를 위한 현실적인 규제와 법도 뒷받침돼야 한다. 말은 노예가 아니”라고 전했다.



▲소망했던 일은 이뤄진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케이트 박 대표의 제주 조천읍 마장을 찾았다. 들어서는 순간 평안, 힐링, 안식 등의 단어가 지배해 기자의 본분을 잊고 말을 잃었다. 이곳에 터를 잡은 5마리의 말들이 부러웠고, 기자도 말이 돼 이곳에서 생활하고 싶었다.



▲케이트 박 대표는 “말의 눈동자를 보면 성격과 상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5마리의 말 중 당나귀 ‘장금이’와 함께한 케이트 박 대표. 케이트 박 대표는 노틀담복지관에서 은퇴한 장금이를 데려와 여생을 함께하며 말 복지와 동물 사랑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고 있었다.



▲케이트 박 대표의 저서, 『승마, 교감의 예술』 , 『행복한 승마』는 다그닥다그닥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거나 bayviewking@hanmail.net을 통해 개별 주문할 수 있다.

※역마살 낀 말(馬) 기자
아버지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여행이 일상이었다. 성인식을 기념해서는 전국을 무전여행하며 견문을 넓혔고, 대학과 대학원 재학 때는 전 세계를 두루두루 살폈다. 연봉 일억 원을 줘도 사무실에 갇힌 딱딱한 조직 생활, 책 속에 갇힌 연구 생활이 싫다는 그는 천직인 기자 생활을 즐기고 있다. ‘제주살이’가 꿈으로 조만간 제주에 정착해 해남(海男)에 도전하고 목공예를 배우고 싶어 하지만, 아직 마약과 같은 월급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다. <여자가 대통령이다>, <일몰의 시작> 등 습작 소설도 끄적이고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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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판 일 : 2017.09.14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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