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에이피인디 계열, 부마는 유명 씨수말 ‘풀핏’…검증된 혈통 자랑
단거리부터 중·장거리까지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스테미너 장착
G1 3승 기록한 ‘딕시엠파이어’ 등 국내외 자마 활약 뛰어나
새해 정초부터 우리 말산업계는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두바이월드컵 예선전에서 파트1 국가 개최 국제 경주 사상 첫 우승이라는 쾌거를 기록한 것. 우승의 주인공 ‘메인스테이’는 미국산 포입마로 국내의 한 목장에서 생산·육성됐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가능성 있고 적당한 가격의 씨수말들을 들여와 다양한 교배와 검증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녹원목장이 바로 그 세계화의 산실. 올해 녹원목장은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을 거머쥔 ‘클린업조이’의 부마 ‘퍼지(Purge)’를 전격 도입했다. 검증된 혈통, 다양한 거리 적성, 교배 친화력 등의 장점을 필두로 국내 자마들 모두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데…. <관련 기사 면>
2017년 1월 19일, 파트1 국가 개최 국제 경주인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서 국산마 사상 첫 우승의 주인공, ‘메인스테이’를 배출한 녹원목장이 올해 교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씨수말을 1월 23일 도입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2016 그랑프리 우승의 주역, 클린업조이의 부마 ‘퍼지(Purge)’다. 2001년 4월 미국 켄터키 주 소재 ‘Glory Days Breeding’에서 태어났다. 2세인 2003년 8월 16일 1,200미터 경주에서 데뷔전 우승을 기록한 뒤 3세인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능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출전한 2004년 2월 1,200미터 정기 경주 승인(Allowance) 경주에서도 우승한 뒤 3월 20일, 첫 스테이크스 경주인 리빌(Reble) 스테이크스 1,700미터에 출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4월 열린 G2급 아칸사스(Arkansas) 더비에서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5월 22일 G2급 피터팬(Peter Pan S.) 스테이크스 1,800미터 경주에서 2위와 무려 6마신 차를 벌리며 대망의 우승을 거머쥐며 12만 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같은 해 8월 8일 열린 G2급 짐 댄디(Jim Dandy) 스테이크스에서도 우승을 한 뒤 긴 휴지기를 갖고 4세가 된 2005년 재비상을 맞이한다. 2005년 8월과 10월 각각 열린 필립 아이슬린(Philip H. Iselin) 브리더즈컵과 메도우랜드(Meadowlands) 브리더즈컵 1,800미터 경주에서 3위를 기록한 뒤 마지막 경주가 된 11월 26일, 미국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열린 G1급 힐앤데일 시가 마일(Hill `N` Dale Cigar Mile H.) 1,600미터 경주에서 우승하며 21만 달러 상금을 수득, 대미를 장식한뒤 은퇴한다.
‘퍼지’의 현역 성적은 15전 6/1/2, 수득 상금은 90만5,434달러다.
미국에서는 씨수말로 전향하기 전 시가 마일 경주 성적을 중요시하는데 이듬해인 2006년 6세의 나이로 바이너리(Vinery) 팜의 켄터키 목장에서 첫 교배를 시작하며 첫 교배료로 무려 2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A.P Indy 계열의 ‘태핏’의 데뷔 교배료가 1만5천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이를 방증하듯 퍼지는 첫 해 177회, 이듬해 161회의 교배를 꾸준히 이어가며 자마를 생산했다.
퍼스트크롭 14위에 오른 이후 본격적인 자마가 생산된 2009년, 2세마 리딩사이어 순위 58위를 기록한 뒤 꾸준히 100위권 대를 유지하며 이후 교배료 5천~7천 달러를 유지해왔다. 외국에서는 총 20두를 생산했고, 국내에는 2007년부터 그의 자마들이 도입되기 시작해 총 11두 중 6두가 157차례에 걸쳐 출전, 우승 확률 20%, 2위 33% 등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25억6천만 원의 수득 상금을 자랑한다.
외국의 대표 자마로는 G1급 대회에서 3승을 거둔 ‘딕시 엠퍼러(Dixie Emperor)’를 손꼽을 수 있다. 딕시 엠퍼러는 베네수엘라에서 활동하며 우수한 경주력을 선보여 미국으로 역수입돼 활동했다. 국내의 대표자마는 바로 지난해 그랑프리와 KRA컵 클래식을 우승한 ‘클린업조이’다. 이외에도 2010년 트로피 특별 경주 2위와 2012년 YTN배 국제기수초청 경주 3위를 기록한 ‘블루밴드마마’가 있으며 수득 상금 5억3천만 원의 ‘사랑드림’도 1군까지 올라갔다. 2군의 ‘라온프라다’, ‘판타지아’도 퍼지의 혈통을 이어받는 등 국내 자마들은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퍼지의 부마는 유명 씨수말인 ‘풀핏(Pulpit)’이다. 퍼지 역시 아버지의 적성을 잘 물려받았고, 자마들은 모래주로에서 강점을 보이고 다양한 거리 적성이라는 특징을 여실 없이 드러낸다. ‘블루밴드마마’는 스피트가 뛰어난 스프린터로, ‘사랑드림’은 힘이 찬 장거리에 적성을 보였다.
특히 ‘클린업조이’가 경주 외곽을 돌다가 직선에 들어서며 추입, 낙승을 거두는 퍼지의 경주 습성을 그대로 닮았다는 평가. 퍼지는 현역 시절 흐름대로 경주의 맥을 잡으면 우수한 경주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우승 경주였던 힐앤데일 시가 마일에서도 비인기마로 꼽혔지만, 경주 전개가 원활해지며 3마신 차의 낙승을 거둔 전례가 있다.
퍼지 자마들이 보여준 것처럼 그 다양한 거리 적성은 모계 라인에 주목하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퍼지의 모계 라인은 현대 경마의 주류인 ‘노던댄서’나 ‘미스터프로스텍퍼’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 국내 혈통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계통과 교배에서 자유롭다”며, “스톰캣(Storm Cat), 노던댄서 라인과의 친화성도 보여 다양한 계통과 좋은 궁합을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뛰어난 혈통을 물려받았고 자마들의 성적은 뛰어나지만, 시대 환경은 뒷받침하지 못했다. 퍼지는 2011년 바이너리 팜의 경영 상태 악화로 뉴욕 목장으로 옮겨진 뒤 미국 목장 매각 방침에 따라 필리핀까지 전전하게 된다.
녹원목장 측은 3년 전부터 그런 ‘퍼지’를 주목했다. 퍼지를 소유한 필리핀 목장 측과 지난한 협상을 이어가다 도입에 합의, 지난해 12월 중순 도입한 뒤 1월 23일 퍼지를 ‘소프트랜딩’한다. 목장에서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교배를 준비하고 있고 2월 7일에는 생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녹원목장 관계자는 “2세 때는 단거리에서 강점을 보이며 3세 후반부터는 장거리에서 경쟁력을 갖는 타입”이라며 “폭 넓은 거리 적성과 거의 모든 혈통과 친화력을 보이는 다양성이 장점이다. 씨암말만 뒷받침 된다면 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씨수말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퍼지의 교배 규모는 120두로 예상되며 현재 60두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녹원목장 측은 국내 첫 교배료로 400만 원을 결정했고 내년에는 500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2015년 첫 교배를 시작한 ‘태핏’ 자마 ‘테스타마타’, 우승마 배출 77%를 자랑하는 ‘스파이큘’, 한국에서 자마들의 활약으로 검증된 ‘유로실버’, 선데이사일런스 계열 씨수말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사담파테크’ 등 주요 씨수말들이 대한민국 교배 시장의 새 장을 열기 위해 신부를 기다리고 있다.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서 우승한 ‘메인스테이’를 배출한 녹원목장이 올해 국내 교배 시장의 판도를 가를 씨수말, ‘퍼지(Purge)’를 전격 도입했다.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마 ‘클린업조이’의 부마로 다양한 거리 적성은 물론 교배 다양성·친화력에 있어 장점을 보이는 혈통이라 생산 목장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은 2005년 시가 마일에서 퍼지의 경주 장면.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