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사,기수가 본 박태종-성실과 끈기가 나은 결과

조교사·기수 3인이 말하는‘박태종’
성실과 끈기가 나은 결과 … 만족말고 앞을 보며 매진하라

박태종 기수가 7백23승을 거두며 한국경마 역사상 최다승 경신을 일궈내자 박기수보다 오히려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낀 주위사람들이 있다.
선후배 동료기수로서, 이제는 조교사와 기수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김명국 조교사. 자신이 세웠던 최다승 기록이 깨지는 것을 보면서도 마치 자신이 다시금 최다승을 경신한 것처럼 기뻐했다.
과묵한 성격으로 평소 감정표현이 많지 않은 38조의 박흥진 조교사. 박태종과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1년. 박기수의 최다승 경신을 보며 박 조교사의 얼굴엔 미소가 걸렸다.
서울경마공원 최고의 동기생을 보유한 13기. 이미 그들 모두가 일류의 기수들이 되어버렸지만 특히 13기는 물론 전체 기수중 최고를 달리는 박태종은 동기생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며, 자랑거리일 것이다.
김명국 조교사, 박흥진 조교사, 동기인 김옥성 기수가 얘기하는 박태종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김명국 조교사〉
“한국 경마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워달라”
박태종의 최다승 달성을 보면서 굉장히 기뻤다. 주위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기록이 깨어졌는데 뭐가 그리 좋냐고 하지만 좋아하는 후배가 한국경마사에 남을 대기록 세웠는데 경마인의 한사람으로서 기쁜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최다승 경신은 이미 박태종이 7백승을 달성했을 때 예약되어 있던 것이다. 다만 생각한 것보다 기간이 앞당겨졌을 뿐이다.
최다승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최다승에 대한 욕심을 냈었다면 조교사로 전업을 미루고 1천승 도전을 했을 것이다. 다만 체력조건이 좋지 못했고, 부상을 많이 당했었기 때문에 기수생활을 일찍 그만둔 것이다.
박기수는 기수로서 장점이 상당히 많다고 본다. 재갈 감각이 좋고, 레이스 운영이나 체력조건에서 흠잡을 데가 전혀 없다. 또한 성실하고 근성도 상당하다.
특별히 단점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지만 기수생활을 같이 할 때 느꼈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체구가 큰 말에 약하다는 점이다. 최근 기승술로 많이 극복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조금은 말의 전체 능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연속된 부상과 큰 부상으로 인해 경주중 부상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염려를 하면서 위축이 되는 부상공포증이 약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훌륭한 기수인 만큼 충분히 극복해주리라 믿는다.
내가 현역 기수시절 기승스타일과 박기수의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물론 몽키스타일이 현재 세계 경마흐름에 맞기는 하지만 한국경마 실정에서는 말들의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마필에 자신의 기승스타일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마필에 맞는 기승스타일 변화를 준다면 한층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훌륭한 능력을 지닌 마필에 기승했을 때는 몽키스타일이 마필능력을 배가시켜주는 것은 맞다.
현재 박기수의 페이스라면 4년이내에 1천승 달성이 가능하리라 본다.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어 자칫 스스로 페이스가 흐트러질수도 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 강하기 때문에 그다지 염려는 없다. 개인적으로 박기수가 부상없이 좋은 모습을 유지해 진짜 한국경마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워주길 바란다.
다시한번 박태종 기수의 최다승을 축하한다.

박흥진 조교사
“믿음을 심어주는 기수, 박태종”
기록을 세우기 바로 전 주에 사실은 소속마필인 ‘새출발’로 기록을 달성해 주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해 다소 아쉬움을 가졌다. 하지만 소속조 마필인 ‘빠르네’로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축하를 하고, 개인적으로 기쁘다.
함께 하기 시작한 지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그동안 박태종이 현재와 같이 성장하게 된 것은 그의 성실한 자세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최고의 기수로 인정받고, 그 능력을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승술에 대해선 거론할 바는 없고, 다만 박태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인기수들에게 그의 인간적인 성실함을 우선 배우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시한번 최다승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꾸준함을 유지하길 바란다.

김옥성 기수
“자기마음 변함없이 도전하는 모습 기대”
기수동기로서 최다승 달성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그의 성실한 삶이 맺은 결실이라고 본다. 박태종 기수의 최대장점은 꾸준하다는 것과 끈기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마주제 전환을 맞아 박태종 기수의 시대가 활짝 열렸는데, 바로 부지런하고 정직한 그의 모습이 조교사 사이에서 인정을 받았고 은연중 마주 사이에서도 알려지면서 기승횟수가 늘고 더불어 기승술도 한층 발전했다고 생각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외적인 활동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에는 인터뷰가 늘고, 부인의 내조로 인해 많이 좋아졌지만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부족하다.
또한 박기수에겐 이미 한국경마에서 이룰 것은 모두 이뤘다고 본다. 물론 1천승 도전과 그 이후의 여러 가지 기록들도 있겠지만 외국에 한국기수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도전도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해본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