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경마에서 외국산마는 국산마에 비해 크게 주목받을 만한 강자가 출현하지 못했다.
‘울프사일런서’가 시즌 초반 마주협회장배와 AJC트로피를 석권해 절대강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았다. 시즌중반이후 부진에 빠졌고 ‘샤이닝타임’만이 경마대회 2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을 뿐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양상을 나타냈다.
뚜렷한 신예강자가 떠오르지 못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존강자였던 ‘신세대’, ‘대견’등이 명맥을 유지하며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외국산마 부문에서 뚜렷한 강자가 대두되지 못한 것은 IMF관리체제로 인해 경주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1997년과 98년에 외국산 경주마 수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었다고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적 환란이 극복되기 시작하면서 98년말부터 외국산마 수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99년에는 우수한 외국산마가 대거 수입돼 경주로에 속속 데뷔하면서 신예세력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새천년이 시작되는 올해에는 기존강자가 퇴조하고 이미 정상권을 위협하는 강자로 떠오른 중견세력이라 할 수 있는 ‘언지퍼’, ‘스트라이크테러’, ‘포트오먼’, ‘다함께’, ‘태산명동’등이 경마대회 제패를 노리며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깃발을 높이 들어올릴 것이다.
또한 올해 데뷔이후 파죽의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속속들이 강자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차령장군’, ‘토탈’, ‘오세아니안드림’, ‘천정천’, ‘러브이즈블라인드’등도 전체 외국산마 경주판도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신예세력이다.
따라서 올해 외국산마 판도는 ‘울프사일런서’‘샤이닝타임’으로 대표되는 기존강자, ‘언지퍼’‘포트오먼’으로 대표되는 중견세력 그리고 ‘차령장군’을 비롯한 신예세력간의 숨막히는 접전양상으로 치달으며 노령마들에게 식상한 경마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듯 하다.
출마표와 전적표를 코앞에 두고 우승마를 예측해내는 것도 어려운 것이 경마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전력을 바탕으로 잠재력까지 평가해 기존강자, 중견세력, 신예세력으로 분류해 올해 외국산마 판도를 예측해 보도록 하자.
(편집자주)

기존강자
‘신세대’‘울프사일런서’ 하향세
▲‘신세대’(뉴질랜드산 8세 거세마 43전 28/5)
발군의 선행력으로 다년간 정상으로 군림해 왔으나 올해는 급격한 사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기존 강자들은 대부분 추입형이어서 ‘신세대’의 선행을 무력화할 수 있는 마필이 별로 없어 선행마로서 독보적인 위력을 과시했으나 신예마필들 중에는 막강한 선두력을 주무기로 하고 있는 마필들이 많아 더욱 고전이 예상된다. 선천적인 강골로 부상에 시달리지 않는 훌륭한 체질을 지니긴 했으나 고령의 나이도 쇠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울프사일런서’(미국산 5세 수말 19전8/9)
나이로 보면 전성기에 해당되고 별다른 부상도 없었음에도 때이른 사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4월과 5월 연거푸 마주협회장배와 AJC트로피를 제패할 때만 하더라도 60㎏의 부담중량을 거뜬히 극복하며 독주태세에 들어선 것 같았으나 여름을 고비로 기복세를 보이며 불안정한 전력으로 전락했다. 순발력이나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았으나 특유의 추입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재기가 가능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밖의 기존강자
‘올웨이즈…’‘스컬프쳐…’‘콤비네이션’ 일반경주서 좋은 성적 기대
10세의 마령에도 불구하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대견’(호주산 10세 거세마 41전 26/8) , 경마대회제패에 대한 한을 풀지 못하고 있는 ‘클래식리절트’(뉴질랜드산 6세 거세마 28전 11/5), 작년 경마대회에서 무관에 그친 ‘인모션’(호주산 6세 거세마 18전 8/3)등은 아직도 일반경주에서는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되긴 하지만 경마대회를 제패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또 한때 암말중 발군의 전력을 자랑하던 ‘케디넷(호주산 5세 암말 15전 10/1)도 작년 9월 일간스포츠배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컨디션 부진으로 출전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재기여부가 불투명하며 ‘캐실라베이(뉴질랜드산 5세 암말 9전 7/1)도 작년 일간스포츠배 제패후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여왕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밖에 ‘올웨이즈그레이’(미국산 5세 거세마), ‘스컬프쳐레스크’(뉴질랜드산 6세 암말), ‘콤비네이션’(호주산 6세 거세마),등은 뒤늦게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어 올해에도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중견세력
‘언지퍼’를 필두로 ‘포트오먼’ ‘다함께’가 세대교체의 핵
▲‘언지퍼’(뉴질랜드산 5세 암말 8전 8/0)
올해 외국산마 판도를 뒤바꿔놓을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IMF 관리체제후 도입된 마필중 유일하게 동아일보배 경마대회를 제패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선두력을 주무기로 하고 있음에도 뛰어난 근성과 지구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아직 한계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연승행진을 언제까지 이어갈 지도 관심사다. 수말과 거세마중 강자들과의 경주에서 주력이 검증된다면 올해 최고 강자로 군림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포트오먼’(뉴질랜드산 4세 거세마 7전 7/0)
데뷔후 파죽의 7연승가도를 질주하며 이미 1군강자로 취급받고 있다.
경주마로서 이상적인 체격과 넓은 주폭을 갖고 있어 향후 주력이 더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경마대회 도전경력은 없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경마대회 제패를 노릴 것이고 중견세력중 ‘언지퍼’와 함께 기존강자를 위협할 수 있는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질주습성 또한 선·추입이 자유로와 상대에 따라 다양한 작전구사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다함께’(뉴질랜드산 3세 수말 7전 5/1)
2세라는 어린 나이에 경주로에 데뷔해 이미 ‘디바인드롭’, ‘프리윌링’, ‘로빙’등 강자를 물리친 바 있고 ‘포트오먼’과의 맞대결에선 1패를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주폭과 함께 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성장가능성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신예세력의 주축이 대부분 암말이기 때문에 거세마인 ‘포트오먼’과 함께 좀더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기대된다. ‘포트오먼’과 함께 세대교체의 핵으로 평가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테러’(뉴질랜드산 5세 거세마 28전 11/6)
이미 ‘신세대’, ‘울프사일런서’, ‘클래식리절트’등 기존 강자들과 경마대회에서 주력을 겨룬 바 있다. 비록 우승경력은 없지만 특유의 힘을 주무기로 작년 문화관광부장관배와 그랑프리에서 연거푸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역시 올해에는 한 두번쯤 경마대회 제패가 가능한 능력마필로 평가할 수 있다.
▲‘태산명동’(뉴질랜드산 5세 거세마 11전 6/2)
휴양후 전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선입 및 추입형 질주습성을 갖고 있는 마필로 앞으로도 성장을 계속해 준다면 경마대회 도전도 충분히 가능한 전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밖의 중견세력
‘오데인드’‘그랜드슬래머’도 정상권 위협할 강자
그밖의 중견강자로는 ‘오데인드’(뉴질랜드산 5세 9전 6/3) , ‘그랜드슬래머’(뉴질랜드산 4세 거세마 11전 7/2). ‘허드슨스피드’(뉴질랜드산 3세 수말 8전 4/2), ‘보드카’(뉴질랜드산 4세 암말 11전 5/1), ‘킹일루전’(뉴질랜드산 5세 거세마 13전 4/4), ‘로빙’(뉴질랜드산 4세 거세마 6전 4/1)등을 들 수 있다.
‘오데인드’는 ‘신세대’와의 특별경주에서 패배후 컨디션 부진으로 출전주기가 길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복승율 100%를 유지하고 있는 준족으로 결승선에서의 탄력이 일품이며 ‘그랜드슬래머’는 JRA트로피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힘 좋은 마필이며 ‘허드슨스피드’는 35조에서 ‘샤이닝타임’의 뒤를 이을 도주형 마필로 장거리 적응만 거치면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볼 수 있다.
또한 ‘킹일루전’, ‘디바인드롭’, ‘로빙’등도 최근 안정적 주력을 과시하고 있어 언제든 정상권을 위협할 강자로 평가할 수 있다.

신예세력
연승마 대부분 암말로 상승세 지속여부 불투명
신예세력으로는 작년도에 도입돼 전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차령장군’, ‘토탈’, ‘천정천’과 데뷔전이후 5연승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러브이즈블라인드’그외에 ‘오세아니안드림’, ‘동틀 때’, ‘애지허트’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전체 외국산마 판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다만 이들중 ‘동틀때’를 제외하곤 모두가 암말이어서 장거리로 진출해 수말 및 거세마 강자들을 만나면서도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가 따른다고 볼 수 있다.
▲‘차령장군’(호주산 3세 암말 5전 5/)은 큰 골격을 바탕으로 막강한 선두력을 주무기로 이미 ‘킹일루전’을 물리친 바 있다.
▲‘토탈’(뉴질랜드산 3세 암말 3전 3/)역시 발군의 선두력을 주무기로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1400m까지 밖에 경험해 보지 못해 속단은 이르다고 볼 수 있다.
▲‘천정천’(뉴질랜드산 3세 암말 4전 4/)은 작은 마체에도 불구하고 선·추입이 자유롭고 뛰어난 근성을 겸비하고 있어 향후 장거리에서도 그 위력을 더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아니안드림’(뉴질랜드산 5세 암말 4전 3/1) 또한 선두력과 힘을 주무기로 하고 있으나 1400m까지 밖에 경험해 보지 못해 향후 발전에 대한 속단은 이른 감이 있다.
▲‘동틀때’(뉴질랜드산 4세 거세마 5전 2/3)는 이상적인 체형에 선·추입이 자유롭고 근성도 강해 장거리로 갈수록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다.
▲‘애지허트’(호주산 4세 암말 3전 1/2)는 최근 컨디션 부진으로 출전주기가 길어지고 있긴 하지만 선두력이 뛰어나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브이즈블라인드’(뉴질랜드산 4세 암말 6전 5/)데뷔전에서 부진했지만 이후 파죽의 5연승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선행, 선입, 추입이 모두 가능한 질주습성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장거리에서도 위력을 더해 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위군으로 진출해 기존 강자 및 중견세력과 장거리경주에서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들이 새천년의 꿈나무로 어떤 활약을 펼쳐줄 것인지가 새천년 경마 초미의 관심사며 과연 세대교체를 이루며 명마의 계보를 잇게 될 지 기대해 본다.
【김현웅 부장 nalja@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