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산업 경쟁력 갖춰야 산다

경마산업 경쟁력 갖춰야 산다
- 성장세 둔화현상 뚜렷 … 경쟁산업 본격적인 사업 기지개
- 무한경쟁시대 맞아 대폭적인 개선안 마련돼야 한다

성인들이 즐길만한 오락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한국에서 경마산업은 독점산업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여타 경쟁산업의 속출로 경마산업은 갈림길에 직면하게 되었다. 정부의 안일한 경마정책과 시행체의 미진한 서비스정책으로 말미암아 2000년에 들어서 경마성장세는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마산업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경쟁산업들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가 알아보고, 경마가 레저스포츠의 선두를 지켜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알아보도록 하자.

경마산업의 현재
경마인들은 경마가 최고의 관객 동원능력을 갖추었다며, 그 성장기대치를 한껏 높이 잡아왔다. 한국경마는 90년대부터 입장인원과 매출액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호황을 누려 경마산업은 연 관객 동원능력에서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여타 레저스포츠를 압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마산업 성장의 뒷편에는 경마가 국가 출자기관으로 독점적인 사업시행을 해 왔다는 것과 경쟁산업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성장과 맞물려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레저에 대한 욕구 증가는 경마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속에도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부정시비와 부정적인 경마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았고, 경쟁산업의 거센 도전을 앞에 두고 있다.

경쟁산업의 현재
경마산업은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소개된 이후 해방과 6.25전쟁으로 인해 침체기를 맞이했다가 6∼70년대를 지나면서 차츰 그 틀을 갖춰가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폭발적인 성장기를 보내왔다.
경마의 경쟁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경륜, 카지노, 경정 등이 있다.
경륜은 88년 올림픽시설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확충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시행이 급추진되어, 95년 첫 사업을 시작했다. 개장한 해에는 1일 입장인원 3천8백명의 수준을 보였으나 7년째를 맞이한 현재 1일 입장인원 2만9천5백여명으로 한 주 30만명, 매출액 3백30억원으로 경륜사업본부는 금년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경륜은 짧은 기간에 불구하고 공격적인 사업확장으로 현재 11개의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레저수요의 자연증가에 편승, 한해 6∼70%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금년 11월 창원 돔경륜장의 개장으로 연중무휴 경륜시행이 가능해져 향후 급격한 매출신장을 꿈꾸고 있다.
내년 7월 시행예정인 경정의 경우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정을 실시하고 있는 일본에서 스피디한 경주전개로 그 사업성이 입증돼 경륜 이상의 호응이 예상된다. 경륜과 동일사업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추진 중인 경륜·경정의 지점공유 및 동시투표 실시를 통해 초기 막대한 시설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기존 경마·경륜 고객층을 빠르게 잠식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28일 본격적인 카지노 사업 시행의 시험무대인 스몰 카지노장이 개장했다. 국내 최초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고객들로 인해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는데, 이날 카지노장을 찾은 인원은 3천4백89명으로 적정인원(1천5백명)의 두배가 넘는 것이며, 정원초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사람도 1천5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같은 카지노 열기는 첫 시행이라 관심이 집중된 결과일 수 있지만 경마산업에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지노 사업은 2002년의 전면 개장과 2010년까지 단계별 투자사업이 마무리되면 4계절 종합 휴양시설을 갖추게 된다.

경마산업의 미래
경마산업은 주변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방화 확충 등으로 인한 수요의 자연증가로 당장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산업의 성장은 한국경마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경마는 그동안 정부의 시장규제 정책과 독점권 부여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1의 경쟁산업인 경륜의 폭발적인 증가와 카지노의 열풍이 몰고 올 결과는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또한 제3의 레이스라고 불리우며, 일본에서 대대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경정 또한 커다란 복병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특히 경쟁산업들이 안정기로 접어드는 2005년 이후에는 잠재고객 부족과 공급초과 현상이 가시화되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경마시장의 개방문제가 대두될 전망이라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산업에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마팬의 요구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세계 최하의 환급금 인상은 물론, 경마팬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지역적인 한계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경마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모든 경마단체를 결집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