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질병과 입상 확률, 경마를 즐기는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게 된다. 압도적 인기를 모은 우승 유력마가 질병사항이 있다면 마필 선정에 있어 고민은 가중된다.
현재 과천벌에는 1천4백여두의 경주마가 경주를 펼치고 있다.
이중 매 경주 3두에 달하는 30% 정도의 마필들이 질병을 치료 뒤 경주에 출전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부위별 질병 내용과 실제 경주에서의 입상 확률을 올해 상반기 경마(1월9일∼7월25일)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분석 방법은 질병이 걸린이후 바로 다음 경주에서의 성적을 참고 자료로 했으며 자료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인기순위 3위 이상마를 별도로 분리해 또다시 입상 확률을 분석했다.

경주마 질병의 부위별 이해
경주마의 신체를 하체, 상체, 머리 세부분으로 나눈다면 대부분의 질병사항은 하체 즉 다리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체 외의 질병은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 아닌 내과 쪽 즉 감기, 산통 등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로 나타난다.
하체 즉 다리 부분에 나타나는 질병사항은 구절염, 건염, 골막염, 인대염, 관절염, 마비성근색소뇨, 임파관염 등이 있으며 특히 발굽 부분에 제염, 답창 등이 있다.
상체는 주로 마필 전신에 걸쳐 나타나는 질병사항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쉬울 것으로 생각되는데 파행, 운동기질환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외 감기, 전신위화, 열창, 치아이상, 설사, 식이성식욕부진, 호흡기기타 등이 경주마 질병사항의 주를 이룬다.

■감기
감기는 사람이 걸리는 것과 유사한 질병이며 마필 컨디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질병은 마비성근색소뇨 다음으로 경주마가 많이 걸리는 것으로서 1백두의 마필이 감기에 걸린 이후 치료한 다음 경주에 출전했다. 이중 17두의 마필이 입상에 성공했으며 확률상 17%를 나타낸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단승식 인기순위 3위 이상 마필들을 계산해보면 42두의 마필중 16두가 입상에 성공해 38%의 입상 확률을 보이고 있다.

■건염
건염은 다리 뒷부분 힘줄에 부상이 있어 염증이 생긴 질병이다. 건염의 질병명은 부위에 따라 우전굴건염, 좌전굴건염, 양전굴건염 등이 있다. 총 23두의 마필중 2두가 입상에 성공하는 질병마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입상 확률도 8.7%로 나타났으며 인기순위 3위 이상마를 분류하면 5두중 유일하게 1두가 입상에 성공하는 등 그 예후가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막염
골막염은 뼈와 뼈 사이의 피막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것을 말한다. 어린 마필들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총 26두의 마필이 이 증상을 보였으며 이중 6두가 입상에 성공해 23%의 확률을 보였다. 인기순위 3위 이상마는 13두중 6두가 입상해 46.1%의 확률을 보였다.

■관절염
관절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긴 질병을 말한다. 부상이 크지 않으면 1개월 정도면 완치가 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동안 관절염에 걸렸던 마필은 총 25두였고 이중 6두가 입상에 성공했으며 인기마는 11두중 6두가 입상에 성공했다.

■구절염
구절염은 우리나라 5∼6세 경주마들에게는 대부분 있는 질병이다. 다만 보건소 치료를 받고 안받고에 따라 질병사항이 기록된다. 명백한 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증상으로 구절이 부어 올라 육안으로 보일 정도면 좋지 않다. 병명은 좌전구절염, 우전구절염, 양전구절염 등으로 불리운다. 총 61두중 17두가 입상에 성공해 27.8%의 확률을 보였으며 인기순위 3위 이상마 중에서는 28회중 13회가 입상해 46.4%의 확률을 나타냈다.

■마비경근색소뇨
마비성근색소뇨는 주로 경주마 뒷다리에 잘 나타나는 증상이다. 경주마가 움직이려고 하지 않으며 질병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을 보인다. 심한 경우 커피색의 오줌을 배설하기 때문에 마비성근색소뇨증이라고 명명했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병으로서 이것이 되지 않으면 경주마로서의 생명에 지장을 받는다.
마비성근색소뇨는 감기를 제치고 경주마가 가장 쉽게 걸리는 질병사항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중 1백7두의 마필이 이 증상을 보였다. 이중 입상에 성공한 마필은 21두에 해당되며 확률상 19.6%가 된다. 단승식 인기순위 3위 이상마는 46두였으며 이중 15두가 입상해 36.5%의 입상 확률을 나타내고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6두의 주목받지 못했던 마필이 입상했다는 것이다.

■산통
경주마가 갑자기 심한 복통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산통이라 한다. 경주마가 산통에 걸리면 즉시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틀내에 사망할 확률이 높다. 씨수말 ‘디디미’도 산통 증세를 보여 급히 보건소로 이동해 수술했었다. 그러나 완치가 되고 나면 능력 발휘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산통에 걸렸던 마필은 33두였고 이중 4두가 입상하며 12.1%를 나타냈다. 능력마는 10두중 3두가 입상에 성공했다.

■열창(자창)
열창은 외상으로서 피부가 찢겨지는 것을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자창도 상처가 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못 따위에 찔리는 것을 말한다. 열창은 21두중 3두가 입상해 14.2%의 입상 확률을 보였고, 자창은 16두중 2두가 성공 12.5%의 확률을 보이며 외상을 입은 경주마는 비교적 낮은 입상 확률을 보이고 있다.

■운동기질환
운동기질환은 구절염과 마찬가지로 경주마라면 모든 마필들에게 있는 질병이다. 경주중 전력을 다해 뛰게 되면 당연히 따르게 된다. 운동기질환 증세를 보인 마필은 총 55두였으며 이중 7두가 입상에 성공했다. 확률은 12.7%, 인기 순위 3위마는 21두중 5두가 성공해 23.8%의 확률을 보였다.

■인대염
인대염은 우전계인대염, 좌전계인대염 등이 있다. 인대염에 걸렸던 마필은 총 27두며 이중 4두가 입상해 14.8%의 확률을 보였다. 인기순위 3위 이내 마필은 7두이며 이중 3두가 입상해 42.8%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제염
제염은 재차부란, 제구염, 열제 등 경주마 발굽에 생기는 모든 병을 편의로 명명했다. 발굽은 모든 충격을 흡수하므로 중요한 부위이기도 하고 또한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이다. 제염에 걸렸던 마필들은 총 49두에 속하며 그중 입상에 성공한 마필들은 11두로 22.4%로 나타난다. 인기 순위 3위안 확률은 17두중 6두가 성공해 35.2%로 나타났다.

■전신위화
상반기 동안 전신위화에 걸렸던 마필은 총 37두였다. 이중 7두가 입상에 성공해 입상 확률을 18.9%로 나타냈다. 인기순위 3위마는 11두였으며 6두가 성공해 54.5%로 나타내 전신위화에 걸렸던 인기마는 반 이상의 입상확률을 나타내고 있다.

■치아이상
치아이상이 있는 마필도 의외로 많다. 54두의 마필이 치아이상이 있은 이후 경주에 출전했었는데 그중 19두가 입상에 성공했다. 입상 확률은 35.1%로 나타났다. 인기 순위 3위 이내 마필은 26두였으며 이중 16두가 입상에 성공해 61.5%의 높은 확률을 보였다.

■파행
파행은 마필이 저는 것을 말한다. 어깨(견), 앞다리, 뒷다리 가릴 곳 없이 모든 부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양견파행, 우후지파행, 좌전지파행 등으로 불려진다. 파행을 어깨와 다리 2부분으로 나누면 각각 61회중 10회가 입상(16.3%), 34회중 3회가 입상(8.8%)하는 저조한 확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계균, 기관지염, 설사, 식이성식욕부진, 호흡기기타 등의 증세를 보인 이후 출전한 마필들이 많았다. 계균은 17두중 3두가 입상에 성공 17.6%, 설사 7두중 입상에 성공한 마필은 0두, 기관지염 6두중 2두(33.3%), 식이성식욕부진 9두중 1두(11.1%), 호흡기기타 6두중 1두(16.6%)를 보였다.
그밖의 다양한 질병사항은 〈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표〉의 입상확률을 비교해 보면 어떤 질병사항이 경주마 능력발휘에 가장 악영향을 초래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설사’가 0%로 나왔지만 7두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객관적 자료로서는 다소 미흡한 감이 있다. 그러나 어쨌든 경주마에게 가장 흔한 질병사항 중 하나인 파행(다리)과 건염이 한자리 입상률을 보여가장 치명적인 질병사항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마비성근색소뇨와 감기가 각각 107두와 100두를 기록하며 경주마가 가장 잘 걸리는 질병으로 나타났다.
〈표〉를 이해하면서 인기순위 3위 이내마에 관심있게 봐야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것은 경마팬들이 실제로 마필선정시 관건이 되는 사항일 것이다. 즉 인기마가 질병이 있는 경우 입상 가능성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풀릴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경주마 질병과 입상 확률을 살펴보았다. 질병사항에 관심을 가졌던 경마팬이라면 위 수치들이 앞으로 마필 선정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0두 이상이 공통적으로 걸렸던 질병사항에는 입상률 0%가 없다. 즉 경주마가 질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결코 입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경주마 질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마필 상태다. 질병이 발생한 시점이 언제이며 발생한 정도와 그에 따른 합당한 처방 등등 처리과정의 신속성과 연결된다.
그러나 경주마 정보가 엄격히 폐쇠되어 있는 우리나라 경마제도와 경마를 즐기는 펜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한두마다 정확한 마필 상태를 측정하기란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사한 통계가 비록 확률적이지만 그 수치를 통해 세부적 경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대유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