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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력과 연륜에 걸맞는 명예를 제공하자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경마는 일제 강점기에 태동해 6·25동란과 이후 사회의 큰 격변을 헤치며 발전을 거듭한 끝에 이제는 한해 매출액이 7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명실공히 제1의 레저스포츠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거쳐오면서 이 땅에 경마가 뿌리내리기까지 많은 경마인들의 피와 땀이 절절히 배여 있다. 거대해진 경마산업의 모습만을 보고 있는 현재지만 결코 지나간 경마역사 속에서 살아있는 것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마는 생산에서부터 시작되는 1차산업에서 최종 경마팬에게 주어지는 서비스 산업까지 거의 모든 산업을 망라하고 있다. 이러한 경마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여타 경쟁산업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한국경마는 80년이란 역사가 이룬 결과물이다. 그동안 누적된 경험들과 척박한 환경속에서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은 것이다.
경마를 얘기할 때 추리의 스포츠임을 강조한다. 그동안 쌓여온 과거 자료들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결과를 예측해나가는 특징으로 인해 많은 경마팬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추리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신뢰성있는 경마시행을 위해 지난 85년부터 경마자료를 전산화해 경마팬이 베팅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제공되는 한국마사회의 자료는 84년 이전 성적이 제공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최근 조교사들의 다승달성에 대한 시상식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다승달성 시상식에 선 해당 조교사들은 한켠으로 석연치 않은 표정을 내비치고 있다. 왜일까? 바로 전산화가 이뤄진 85년 이후 자료만으로 통산전적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고참 조교사들은 자신들이 조교사로 활동하면서 거둔 성적을 올바르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경마문화신문은 선진 경마문화를 만들겠다는 창간이념에 충실하기 위해 그동안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던 중 84년 이전자료를 수작업으로 보충해 통산전적을 제공하고 있는 기수와 달리 조교사들의 84년 이전자료는 그저 과거의 자료에서 잠을 자며 경마팬에게는 물론 한국경마사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마문화신문은 조교사들의 장기적인 목표 수립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84년 이전 성적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창간직후 현재까지 5년여에 걸쳐 조교사들이 잃어버린 자료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비록 과거 한국경마사에 조교사로 이름을 떨친 명장들의 기록까지 완전하게 찾는데는 실패했지만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교사들의 성적은 완전하게 기록을 되살릴 수 있게 되었다.
경마문화신문이 찾아낸 관련 자료들은 마사회에서 발간된 마사통계와 마사연감을 통해 얻은 것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또한 과거 당시 발행되었던 신문과 잡지 등을 통해 해당자료에 대한 재검토를 병행했다. 또한 해당 조교사에 대한 직접 탐문 조사도 벌였다.
이번 취재에는 뜻있는 마사회 직원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었다.
조교사들의 84년 이전 자료를 찾아주자는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인 협조와 도움을 제공한 한국마사회 직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본지에서 밝혀낸 84년 이전 조교사들의 성적을 바탕으로 경마팬들이 경마를 보다 넓게 이해하고, 한국경마의 역사를 제대로 살필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특별취재팀】
‘잃어버린 명예를 찾아라’
-15명 조교사 ‘85 이전자료 누락’
-85이전자료 보완시 통산500승 이상 12명으로 확대
통념상 어느 한사람을 평가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과거의 경력을 중요시한다.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경마의 추리에 있어 당연한 것이다. 경마의 결과를 추리하는데는 과거의 자료를 기본으로 현재의 마필 컨디션, 경주조건, 상대마, 기승 기수, 소속조 등을 종합하게 된다.
이렇게 복합적인 조건들을 종합해야 하는 경마추리에 있어 현재 우리 경마팬들은 조교사 부문에 있어서 미흡한 자료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조교사 총전적은 85년부터 전산화된 자료인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중인 조교사는 총 54명에 달하고 있다. 그중 85년 이전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조교사는 총 15명에 달하고 있다.
데뷔연도가 가장 빠른 박덕준 조교사는 75년 조교사로 데뷔해 84년까지 총 10년간에 달하는 성적이 누락된 채 총산전적이 제공되고 있다. 현재 마사회에서 제공되고 있는 박 조교사의 총산전적은 5085전 우승 511회 2위 477회로 발표되고 있지만, 누락된 10년간의 성적을 포함하면 8289전중 우승 1001회, 2위 894회를 기록중으로 현역 조교사로는 유일하게 1천승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조교사는 75년 5월에 데뷔했지만 첫 해 76승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보이며 화려한 출발을 보였고, 이후 84년까지 평균 40승이 넘는 성적을 유지하며 매해 조교사부문 상위성적을 기록해 왔다.
한국경마에선 꿈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1천승을 기록한 마필은 ‘자비스’로 지난 6월 1일 11경주에서 박 조교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천승이라는 금자탑을 이룬 것이다. 통산 29년간 조교사로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한해 평균 34.5승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 76년 데뷔해 28년이란 세월을 조교사로서 활약하고 있는 김재복 조교사는 76년자료부터 통산전적을 계산했을 경우 7441전의 경주에 소속조 마필을 출전시켜 우승 820회, 2위 816회를 기록했다. 김 조교사의 경우 데뷔 첫해 6개월 동안 34승을 기록한 것을 비롯, 77년과 78년 연속으로 56승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서울경마장 조교사협회 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진호 조교사를 비롯한 다른 조교사들 또한 현재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성적이지만 많게는 7년부터 적게는 1년간의 성적을 가지고 있다.
〈표1. 조교사별 85년 이전 전적〉
·박덕준 조교사-5조
연도 전적
75 274/76/34
76 378/63/60
77 343/49/62
78 304/36/32
79 247/42/22
80 312/37/44
81 345/50/34
82 337/47/40
83 324/43/42
84 340/47/47
소계 3204/490/417
·김재복 조교사-2조
76 207/34/31
77 388/56/58
78 425/56/52
79 328/43/40
80 289/29/39
81 387/45/35
82 295/42/34
83 288/34/48
84 316/56/41
소계 2923/395/378
·박진호 조교사-7조
78 80/10/8
79 190/37/27
80 240/38/37
81 304/45/32
82 283/32/27
83 224/28/29
84 213/32/33
소계 1534/222/193
·임형규 조교사-6조
78 337/50/45
79 277/41/37
80 341/38/43
81 359/46/43
82 314/39/35
83 289/36/29
84 276/29/48
소계 2193/279/280
·김춘근 조교사-8조
78 12/1/2
79 243/28/28
80 299/33/42
81 369/48/45
82 309/44/29
83 313/37/34
84 352/42/35
소계 1897/233/215
·김일성 조교사-14조
79 168/22/26
80 312/41/43
81 373/42/38
82 350/45/53
83 336/36/39
84 379/49/39
소계 1918/235/238
·강윤식 조교사-29조
82 150/10/11
83 235/20/26
84 260/29/31
소계 645/59/68
·정지은 조교사-30조
82 29/2/1
83 158/25/27
84 230/36/35
소계 417/63/63
·한일영 조교사-31조
82 50/2/2
83 220/20/24
84 261/35/32
·김충근 조교사-33조
82 33/2/0
83 155/21/15
84 212/24/34
소계 400/47/49
·신우철 조교사-34조
83 96/18/13
84 237/48/35
소계 333/66/48
·하재흥 조교사-35조
83 116/14/18
84 347/36/45
소계 463/50/63
·김양선 조교사-36조
83 120/11/10
84 320/31/55
소계 440/42/65
·박흥진 조교사-38조
84 215/30/33
·최혜식 조교사-39조
84 122/13/14
‘영예의 전당을 만들자’
한국경마에선 영예 기수 제도가 시행중이다. 현재 조교사로 활동중인 김명국 조교사를 필두로 해서 현재 현역 기수중 박태종, 안병기, 배휴준, 우창구, 최봉주 기수 등 경마역사에는 6명의 영예기수가 탄생했다.
영예기수 제도는 92년 기수 스타화, 공정경마 구현, 경쟁성 강화 등의 차원에서 시행되었다. 영예기수에게는 포상금과 트로피, 기념반지 수여는 물론 조교사 면허시험시 학과시험과 실기시험을 면제하는 특전이 주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예기수 제도의 시행으로 기수에 대한 대내외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기수 스스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고, 경마의 신뢰성 증대와 경쟁성 확대로 인한 공정경마 시행 등의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조교사의 경우 현재 연도MVP, 월간MVP, 다승달성 조교사 시상 등의 포상이 있지만 단기적인 측면만이 강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모든 스포츠는 팬의 인기로 성쇠(盛衰)를 구분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야구, 축구 등은 철저히 팬을 위주로 한 경영전략을 보이고 있으며, 팬들을 모으기 위해 선수나 감독 등 구성원의 스타화에 상당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기 스포츠의 양대산맥을 구성하고 있는 야구와 축구의 경우, 선수들 하나하나를 스타화함은 물론이고 감독까지도 매일 스포츠신문에 기사화가 될 정도로 스타화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경마의 경우는 어떠한가? 물론 기수에 대한 스타화도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다. 조교사의 경우는 아예 스타화를 할 수 있는 발판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경마팬은 조교사의 성적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물론 실제 경주에서 뛰는 기수들에게 관심이 몰리는 탓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조교사를 알리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경마는 80여년의 역사를 보내면서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거듭된 발전을 이끌어 왔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10년이상 장기근속 조교사가 33명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장기근속 조교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교사에 대한 적절한 대우나 포상제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조교사의 자긍심 고취를 기대하기 힘들고 상대적으로 사기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수의 경우 ‘영예기수’라는 목표점과 더불어 이후 조교사로의 전업 등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조교사의 경우 현실적으로 조교사 이후 도전할 수 있는 목표점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조교사는 경주마 관리 총감독이란 본질적인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그동안 한켠으로 밀려나야 했던 조교사들의 위상에 걸맞는 대우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기수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적절한 제도의 시행이 시급하다. 여기에 적절한 방안의 하나가 바로 ‘명예의 전당’이 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명예의 전당’제도를 시행함으로써 경마관계자들이 평생을 바라볼 수 있는 목표를 제공하고 있다.
〈표2. 조교사 다승 순위(85년 이전자료 포함)〉
순 조교사명 소속조 데뷔일자 통산전적(85년 이전 전적)
1 박덕준 5조 1975/05/28 8289/1001/894(3204/490/417)
2 김재복 2조 1976/07/13 7453/820/817(2923/395/378)
3 신우철 34조 1983/06/05 5694/769/674(333/66/48)
4 김춘근 8조 1978/12/01 7382/733/759(1897/233/215)
5 김일성 14조 1979/03/01 6907/722/756(1918/235/238)
6 박진호 7조 1978/06/14 6042/688/654(1534/222/193)
7 임형규 6조 1978/07/19 6151/628/654(2193/279/280)
8 최혜식 39조 1984/04/26 4702/593/528(122/13/14)
9 하재흥 35조 1983/06/05 6018/570/610(463/50/63)
10 정지은 30조 1982/09/24 5362/556/647(417/63/63)
11 김양선 36조 1983/06/05 5794/552/633(440/42/65)
12 박흥진 38조 1984/01/01 4722/504/490(215/30/33)
13 김충근 33조 1982/10/23 4687/483/455(400/47/49)
14 강윤식 29조 1982/06/01 5418/477/501(645/59/68)
15 지용철 49조 1986/11/20 5739/472/509(-)
16 장두천 44조 1985/07/06 4131/442/419(-)
17 김점오 17조 1987/07/10 4262/440/438(-)
18 강승영 50조 1986/11/20 4438/423/436(-)
19 지용훈 9조 1987/06/26 4649/413/431(-)
20 김병용 47조 1986/07/30 4399/385/376(-)
21 한일영 31조 1982/09/24 4417/381/392(531/57/58)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