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황태자 ‘박태종’, 외로운 질주 여전
·고참기수 ‘우창구’,‘최봉주’,‘천창기’ 약진 두드러져
·‘지하주’,‘오명섭’,‘양희진’,‘김동균’ 중견 기수로 대도약

새천년의 문을 힘차게 열었던 2001년 신사년(辛巳年)도 화살이 지나가듯 숨가쁘게 지났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경마산업 전반에 크고 작은 일들이 수없이 발생한 한해였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항상 명암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곤 한다.
올해도 예외없이 좋은 성적을 유지한 기수가 있던 반면, 여러 가지 이유로 린해 부진을 보인 기수들도 있었다.
아직 이틀의 경마일이 남아있지만 금년 93일간 경마일동안 과연 어떤 기수들이 활약을 펼쳤는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박태종 독주와 고참기수 대 약진
이미 지난해 한국경마사에 기록된 최다승을 가뿐히 넘어선 박태종 기수에게 올해는 매경주 신기록을 달성하는 장이 되었다.
홀수해에 유난히 부상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던 박은 그러나 올해는 해걸이 징크스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한해 최다승인 1백2승에 근접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마지막까지 신기록 도전의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한주만을 남겨놓은 현재 최다승 기록을 넘기 위해선 6승 이상을 올려야 하는 어려운 상태다.
올해 기수부문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고참기수들의 대약진을 들 수 있다.    
90년대 30승 기수로 꾸준한 면모를 보이다가 99년과 2000년 부진의 늪에 빠졌던 우창구 기수가 자신이 서울경마공원 세운 최다승을 훌쩍 뛰어넘어 50승을 돌파하는 대약진을 보였고, 94년부터 97년까지 40승을 유지하면서 톱랭킹에 꼽히다가 기수협회 부회장직을 맡으며 부진했던 최봉주 기수가 본연의 임무로 돌아오면서 또다시 40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는 마지막주 기승정지로 출전을 할 수 없는 상태.
하편 천창기 기수도 역시 자신의 한해 최다승 기록을 갱신하면서 역시 첫 40승 진입을 노렸으나 연말까지 기승정지를 당해 일찍 마무리한 상태다.
후배기수들의 성장세도 만만찮다. 데뷔 7년차를 맞이한 지하주 기수가 30승을 넘어서면서 농익은 기승술을 선보였고, 6년차의 양희진 기수도 30승을 뛰어넘는 성적으로 새로운 인기대열에 합류했다.
이밖에도 공백기후 경주로에 나선 오명섭의 녹슬지 않은 실력과 김동균, 원정일로 이어지는 후배들의 약진은 선배기수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박태종, 우창구 질주에 3위권 난타전
우승회수로 살펴본 기수들의 성적은 우선 경쟁자가 없는 박태종의 독주는 예상되었던 현상이지만, 5백승 고지를 점령하고 50승을 넘어버린 우창구 기수의 폭발적인 상승세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3위권은 마지막 경마일까지 점칠 수 없는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명예회복을 선언하고 나선 최봉주 기수, 올해 비약적인 기승술을 보이고 있는 천창기 기수는 마지막주 기승을 할 수 없는 상태고, 어느 때보다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는 김혜성 기수와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만든 김창옥 기수 등이 피말리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올해 초반 상승세를 기록하다가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려 고생을 했으나 여전히 상위권에 랭크된 기수들이 있는데, 바로 임대규 기수와 박수홍 기수가 그들이다.
임기수는 초반 인대부상을 이겨내고 상승세를 펼쳤으나 중반기 몸에 좋지 않아 장기간 기승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말 한주 2승을 올리며 다시금 상승세를 보이며 막판 추격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태종 기수는 승수뿐 아니라 승률 2위와 복승률 1위를 고수하면서 모두가 인정하는 기승술에 많은 조교사로부터 인기를 모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창구 기수도 승률 1위, 복승률 3위를 기록해 전반에 걸쳐 상승세였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지하주 기수는 비록 다승에서 9위에 머물렀지만 승률 3위와 복승률 2위를 기록해 기승수에 비해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풍성한 기록 행진
올해는 기수들의 기록행진이 풍성한 한해였다. 박태종의 8백승을 필두로 최봉주, 우창구 기수가 5백승 고지를 밟아 영예기수의 조건을 취득했다.
또한 김동균 기수는 수습기수 해제와 더불어 마카오에서 열린 제9회 국제수습기수 초청CUP경주에서 인기 10위마에 기승해 우승을 차지해 한국기수의 위상을 높였고, 19기인 원정일 기수가 동기중 처음으로 41승을 넘어서며 수습딱지를 떼어냈다.
여성기수로 길이 기록될 이금주, 이신영 기수가 포함된 20기 신인기수들이 올해 8월 데뷔전을 치르고 하나둘씩 첫 승을 기록하며 경주로에 신선한 바람을 넣은 것도 주목할만 하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2001년 기수 성적 TOP 20〉
순위  성명   전적      승률     복승률   금주출전여부
1   박태종 554/96/88  17.3(2)   33.2(1)      출전
2   우창구 298/52/32  17.4(1)   28.2(3)      출전
3   최봉주 308/40/37  13.0(6)   25.0(6)    기승정지
4   천창기 285/38/35  13.3(5)   25.6(5)    기승정지
5   김혜성 276/34/35  12.3(8)   25.0(6)      출전
6   김창옥 278/34/21  12.2(9)   19.8(14)     출전
7   임대규 291/33/38  11.3(11)  24.4(9)      출전
8   안병기 240/31/36  12.9(7)   27.9(4)      출전
9   지하주 200/30/31  15.0(3)   30.5(2)      출전
10  오명섭 282/29/31  10.3(15)  21.3(12)     출전
11  양희진 355/29/26  8.2(19)   15.5(19)     출전
12  김동균 290/27/28  9.3(16)   19.0(16)   기승정지
13  정호익 177/26/18  14.7(4)   24.9(8)      병가  
14  정평수 221/24/28  10.9(13)  23.5(10)     출전
15  김옥성 264/24/18  9.1(18)   15.9(18)     출전
16  김동철 251/23/20  9.2(17)   17.1(17)     출전
17  강태현 187/22/14  11.8(10)  19.3(15)     출전
18  박수홍 196/21/21  10.7(14)  21.4(11)     출전
19  장세한 190/21/19  11.1(12)  21.1(13)     출전
20  원정일 264/21/17  8.0(20)   14.4(20)   기승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