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국감 분위기, 마사회 농림부 환원 실감
―경주질, 경마팬 서비스 개선, 환급률 인상 등 현안과제는 수박 겉핥기식 접근
한국마사회의 농림부 환원 후 처음 열린 올해의 국정감사는 특별한 이슈 없이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7년간 마사회의 관장권을 쥐고 있었던 문광부의 소속 의원들이 경마산업과 마사회에 대한 현안 과제를 정확히 꿰뚫고 날카롭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던 예년과는 달리, 아직까지 분위기 파악이 덜된 농림해양수산위 의원들은 질의 수준과 강도가 다소 무딘 편이었지만 올해가 처음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는 나름대로 많은 준비가 있었음을 곳곳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성인 레저공간으로써 경마산업을 대해왔던 문광위에 반해, 농림해양수산위는 경주마 생산 육성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을 철저히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풍겨 달라진 국감 분위기를 형성했다.
<주요 질의에 대한 한국마사회 답변>
◆…지난 98년 적자방송매체인 YTN에 증자참여한 경위와 출자의 적법성 여부 및 향후 출자금 회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마사회는 지난 98년 4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당시 주무부처인 문광부로부터 YTN 증가 참여 요청을 받고 출자시 마사회 관계 법규 위배 여부에 대한 법류 자문을 구한 바 있다. 법률 자문 결과 YTN에 대한 출자는 사업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순수한 유가증권 매수도를 통한 자금의 증식목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법정 사항이외에 자금을 운영하더라도 문화부 장관이 승인할 경우 관련 행정청의 자유재량행위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있어, YTN 출자가 마사회 관계 법규의 명백한 위배로 판단키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마사회는 YTN 증자 참여를 통해 마사회 및 경마에 대한 대외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98년 12월 30일 2백억원을 출자하게 됐다.
이후 YTN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으로 99년부터 수익이 발생했으며, 현재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등 재무구조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파악된다.
◆…마사회 기부금이 방만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금까지의 집행현황과 개선 대책은 무엇인가?
→마사회는 경마수익금의 사회환원을 통한 경마인식 개선 및 사회 기여 제고를 위해 사회복지 분야 결연사업과 사회공익단체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불우이웃, 고아원, 양로원 등 복지수용시설과 결연을 맺고 일정액을 지원하며 공인 사회복지법인에 지정 기탁하기도 한다.
사회공익단체 지원사업은 기부금 지원이 가능한 단체를 대상으로 신문공고 등 공개적인 방법으로 지원 신청을 받아 총 12명(마사회 임직원 5명, 외부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기부심의위원회에서 지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
그동안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해 왔으나, 사회적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앞으로는 불특정 다수의 공익단체를 대상으로 전시성 지원은 지양하는 한편, 전체 기부금 중 불우이웃과 복지수용시설에 대한 지원 비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기부금 운영과 집행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함으로써 일체의 불신과 의혹이 발생치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농축산물 판매 수익금과 경마시행으로 발생하는 특별적립금으로 구성된 농축산발전기금이 수입농산물 급증으로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사회 특별적립금의 확대가 시급한 실정인데, 이에 대한 마사회의 견해는 어떠한가?
→특별적립금 확대는 경마의 사회적 역할 증대와 인식 개선에 도움되기 때문에 마사회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특별적립금의 일시적 대폭 확대는 재무구조 악화 등 경영상 어려움이 제기되므로 그 규모와 시행 시기에 대해 일정기간 유예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얼마전 농림부가 삼성경제연구소 용역으로 실시한 마사회 경영진단 결과, 지나친 특별적립금 확대는 경마의 안정적 발전을 해치고, 이익금 감소와 함께 사회 환원 규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특별적립금 출연 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10% 인상하되 그 시행 시기는 2006년부터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축산발전과 농어촌 사회복지 등 사회환원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사업투자비를 재조정하고 경영 내실화를 통해 적정한 수준의 확대 방안을 마사회법 개정(안)입법 과정에서 농림부와 긴밀히 협의해 마련토록 할 방침이다.
<취재를 마치고…젯밥에만 관심있는 농림해양수산위>
경쟁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놓여 있는 경마산업은 많은 현안과제를 안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경마시행주체들 간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많은 문제점을 파생시키고 있다. 경주마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가 하면, 기본적인 경주 편성마저 파행으로 치닫곤 하며, 경주마 생산농가의 환경 개선도 뚜렷한 발전을 보이지 못하는데다, 경마팬에 대한 근본적인 서비스 개선대책도 부족하다.
그렇지만 국정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태도는 이런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경마와 관련한 각종 과세가 높으니 이를 깎고 대신 농축산발전기금으로 돌려야 한다질 않나, 특별적립금 비율을 당장 20% 더 인상해야 한다질 않나…
지금 경마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마권세를 인하하면 당장 70%에 불과한 경마팬의 환급률을 올리는게 우선이다. 또한 2005년까지 지방경마장 건설, 제2육성목장 건설, 지방 지점 개장 등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한두개가 아닌 마사회로서는 한시적으로나마 특별적립금 비율을 낮추었으면 하는 바램이 왜 없겠는가?
마사회는 올해 축산발전기금으로 총 9백83억원을 출연했다. 또 연내까지 2백46억원을 농촌문화체육활동기금으로 추가 지원한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축산발전기금 출연액이 1천1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 설립 목적은 경마의 공정한 시행을 통해 마사의 진흥 및 축산 발전에 이바지한다는데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각종 기부금과 적립금을 사회로 환원하고 있지만 정작 경주마 생산을 위해서는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재투자는 얼마나 되고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SPONSO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