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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경마 비전, ‘즐거운 경마, 사랑받는 KRA’
―지방화와 국제화 통해 경마의 대중화 적극 유도
―기타소득세 폐지 위해 마사회가 앞장선다!
―경매 안정적 시행으로 경매 시장 활성화 유도
―(김문영 경마문화신문 발행인, 이하 김) 그동안 많은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셨습니다. 특히 역량을 집중했던 부분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발전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요.
▲(윤영호 한국마사회장, 이하 윤) 우선 조직 및 인사관리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조직과 인사는 경영 전략을 추진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므로 제가 취임한 이후 가장 역점을 두어 추진한 과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웃소싱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과감히 아웃소싱했고, 본부장 제도를 도입해 책임 경영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인사부문에서는 연봉제와 능력급제를 도입해 유능한 인재를 우대함으로써 우수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낙후된 경영정보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경영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한국마사회는 앞으로 국민에게 즐거운 경마를 제공하고 사랑받는 마사회가 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경마의 전국화와 국제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입니다.
경마의 전국화는 지방경마장과 지점의 꾸준한 증설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경마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마의 국제화는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경마시행의 질을 끌어올리고 국제초청경주를 개최함으로써 추구할 계획입니다.
―(김) 지난 5월로 마사회의 모든 구조조정이나 조직 재정비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기능직의 아웃소싱, 2급 이상 고위직의 명예퇴직 등을 통해 조직의 슬림화를 마침내 완성했는데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조직 경영을 어떻게 해 나가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윤) 지금까지 한국마사회는 조직 슬림화 즉, 하드웨어적인 개혁에 치중해 왔지만 이제는 조직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인력감축에 따라 개인의 절대 업무가 늘어난 만큼 ①개개인의 직무능력 향상과 ②창의력 배양에 힘을 쏟을 예정이며 이와 병행해 개인의 능력을 결집하면서 조직의 역량이 배가될 수 있도록 ③조직 화합에도 주안점을 둘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업무능률 향상과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교육투자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경마전문분야는 전문성 제고를 위해 부산경남경마장에 투입될 인력의 재교육 및 해외연수 등을 실시할 예정이고 일반행정 분야 대해서도 지금보다 한단계 레벨 업(level-up)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둘째, 21세기는 개인의 창의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대이므로 이를 위해 각 개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토대로 기여도와 능력을 적절히 반영, 보상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구축과 연계해 국내 공기업 중 가장 잘되고 모범적인 인사평가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셋째, 전통적인 신분형 직군구조를 탈피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조직으로 구조를 탈바꿈한다는 점입니다. 신직군은 직급별로 자격과 능력기준을 재설정해 인사운영틀을 다시 짜야 하며 이를 근간으로 체계적인 인재육성과 평가시스템이 작동하게 됩니다.
이같은 계획이 추진중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이루고 있는 것은 사람이므로 시스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도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문제는 경영철학에서도 밝혔듯 인간적인 면에서 접근해 경영층이 먼저 발벗고 나서며 모범을 보이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인간중심의 경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 지난해 국산마 경매가 막대한 차질을 빚으면서 전반적인 수급체계와 경주 편성에 문제점을 파생시켰는데, 올해 역시 6월 경매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시행 4년째를 맞은 경매제도가 이처럼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윤) 경매는 모든 경마선진국에서 시행하는 경주마 거래제도로 수십년의 시행착오를 통해 오늘날 바람직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주마 개별거래와 더불어 경매를 시행함으로써 마필 가격문제, 하자마 처리 등 다소의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비교적 큰 문제없이 진행돼 왔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개별거래 방식으로 시작한 일본의 경우에는 경매마 우대상금 지급을 통해 경매를 적극 장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경매제와 관련한 우리의 과제는 구매자, 판매자 상호 평등원칙에 입각해 항구적인 룰을 정립하는 것과 경매시기를 정례화해 경주마 수급을 원활히 하는 것 등입니다.
향후에는 구매마주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6개월령, 18개월령, 24개월령 브리즈업 경매 등을 시행해 시장을 다양화하고 소액 투자 마주가 경매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고가마, 저가마 경매를 별도로 구분해 시행하는 것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김) 내년부터 외산마 도입가와 방식이 변경되면서 우수마가 대거 도입될 예정입니다. 현재 준비 상황은 어느 정도나 진척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 경륜, 카지노 등 경쟁산업의 등장 속에서 경마가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질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현재 우리 경마는 매출액 측면에서 세계 7위라고 하지만, 경주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크게 뒤져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우수마 도입을 적극 추진해 경주의 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며, 경마관련단체와도 이러한 계획을 이미 합의한 바 있습니다.
준비사항을 소개하면, 현재 마주협회와 공동으로 우수마 도입을 위한 현지 자료 수집 및 해외 마필시장 조사를 위해 공동조사단을 구상할 예정으로 협의 중에 있습니다.
―(김) 외산마 도입방식을 바꾸고 우수마를 도입한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이와 더불어 국산마 수준도 보조를 맞춰야 할 것으로 사료되는데요, 근래 우수한 씨수말 도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씨암말 수준도 일정 부분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국산마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윤) 우수한 경주마는 우수한 혈통을 바탕으로 좋은 초지와 시설에서 육성돼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탄생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마산업은 생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고 초기에는 단순히 말을 생산하면 경주마로 팔려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의 시장은 자유경쟁원리가 도입되면서 혈통과 육성상태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경주마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농가에서도 우수 혈통의 씨암말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가격도 2천만원을 호가하는 등 이러한 노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다만, 씨수말의 도입과 대규모 전문육성시설 확보는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므로 민간투자에 의존하는데 한계가 있어 마사회가 기존 수준을 능가하는 씨수말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생산마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목장을 내륙에 건설함으로써 안정적인 국산마 공급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마필생산 선진국의 전문기술을 습득해 국내에도 육성 전문가를 양성하고 민간 농가에 기술을 전수하는 등 소프트웨어 부문도 보강할 계획이며 2005년에는 마침내 소요 경주마의 75%를 국산으로 충당해 국제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입니다.
―(김) 한국마사회법 상의 경마전문지관리규정도 폐지 혹은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마전문지관리규정은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윤) 경마전문지관리규정은 경마팬에게 건전하고 정확한 경마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마정보매체를 육성함으로써 경마의 공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마 대중화의 확산과 정보 기술의 발달로 경마정보 예상업체의 경마전문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CATV, 인터넷, 일간신문, 경마전문지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됨으로써 경마예상업체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마사회는 이런 시대적 변화를 적극 수용해 규제완화 차원에서 경마전문지의 마사회 판매등록제를 폐지하고 경마전문지간 공정·자율 경쟁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모든 전문지가 마사회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개방하되, 공동 위탁 판매방식을 도입해 우수한 경마전문지가 성장할 수 있도록 경마관련매체의 질적 향상을 꾀할 것입니다.
―(김) 경마관련 조세체계에 관한 문제점은 수차례 지적되어 왔습니다만, 아직까지 특별한 개선 움직임이 없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타소득세 폐지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기타소득세는 궁극적으로 마권구매상한선폐지와 쌍승식 확대, 다양한 승식도입 등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므로 하루 빨리 폐지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위해 마사회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윤) 마사회는 지난 94년도 기타소득세의 감액을 위해 50배 초과 환급금에 부과하던 기타소득세를 1백배 초과시에 부과하도록 정부에 입법 건의, 95년부터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현재 마권구매자가 마권을 구입하고 1백배 초과 적중시에는 환급금의 22%를 기타소득세로 납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마사회가 납부했던 기타소득세액은 경마매출액의 0.9%인 3백70억원임)
특히, 쌍승식의 확대 시행 등 적중확률이 낮은 승식을 운영할 경우 기타소득세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견됩니다.
마사회에서는 지난해 교육세법 개정시 교육세가 5%에서 6%로 인상된데 대해 고객에게 돌아가는 환급금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마사회의 수득금을 11%에서 10%로 인하하는 등 경마팬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마사회 경영진단 가운데 경마관련 세제에 관해서도 심층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검토가 완료되면, 결과에 따라 경마팬을 위하는 방향으로 경마관련 세제개편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며 이를 관철해 경맘팬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생각입니다.
―(김) 부산·경남공동경마장이 착공에 착공에 돌입, 2005년이면 개장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이제 경마지방화 시대가 본격 개막하는데 앞으로 부산경남경마장은 경주운영 등 여러면에서 어떤 선진 제도가 도입됩니까?
▲(윤) 2004년 완공 후 2005년 초 개장할 부산경남경마장은 한국경마가 한단계 성숙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경주운영 뿐만아니라 모든면에서 한국경마의 미래를 선도할 모범적 경마시행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입니다.
경주운영은 국산마, 외국산마 공히 연령별 경주를 시행하고, 경마상금은 경쟁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경주당 상금방식을 채택할 것입니다.
경주마는 연령별 경주시행이 가능하도록 외국산마도 1만5천미국달러(약2천만원) 상당의 2세마 위주로 경매시장을 통해 도입할 계획이며, 마주 수는 여유있게 정원개념을 설정해 운영하는 한편, 국내 마필관계자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및 경주질 향상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권발매 방식은 서울·부산간 쌍방향 동시투표를 전경주 시행하여 경마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큰 틀을 짜는 구상단계며 구체적인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끝으로 회장께서 전망하시는 21세기 한국경마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윤) 한국마사회의 21세기 비전은 국민에게 ‘즐거운 경마’를 제공하고 ‘사랑받는 KRA’가 되는 것입니다.
먼저 즐거운 경마를 실현하기 위해 마사회는 경마의 국제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추진해 나갈 것이며 특히 경마의 국제화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경마시행과 국제경주 개최를 통해 추구하는 한편, 지방화는 지방경마장 건설과 지점 개설을 통해서입니다.
사랑받는 KRA를 위해서는 경마시행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정리=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사진=권현 기자 knhn@krj.co.kr】
<‘기적의 사나이’ 윤영호>
-적자 기업 1년새 1천억 흑자로 전환
-‘자율’이란 군기로 공기업 때 벗기기 신화 이룩
-99년 2월 8일자 매일경제신문 발췌…남해화학 시절의 윤회장 묘사
1년새 이익 20배 증가. 매출 32% 신장. 현 정부들어 첫 공기업 민영화 케이스인 남해화학의 경영 성적표다.
그것도 대부분 기업이 적자에 허덕였던 ＩＭＦ 원년(元年)의 기록이다.
윤영호 사장.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예순. 군인 출신이다. ＲＯＴＣ 1기. 그래서인지 외모에서부터 군(軍) 냄새가 풍긴다.
그가 남해화학의 군기를 세게 잡았다.
공기업의 틀을 깨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자율’이란 군기를 불어넣었다. 구태를 버리지 못했던 직원들도 이제는 한 포의 비료라도 더 팔려고 뛰어다닌다.
활동 범위도 국외로까지 넓혔다. 비료도 고객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준다.
매출이 오르고 가격도 올려받을 수 있게 됐다. 고객우선주의로 마인드가 바뀐 탓이다.
비결은 이렇듯 ‘공기업 군기 잡기’였다.
자율이란 군기를 불어넣으려면 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국가가 부르면 어떤 일이라도 자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치면 누구에게도 지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군을 떠난 지 오래지만 그런 면에선 아직도 군기가 바짝 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