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경마대회 결산 국산마 (Ⅱ)
- 장거리 ‘새강자’, 단거리 ‘자당’ 확고한 2강 체제
- ‘핵돌풍’ 제3대 코리안더비 패권마

- 코리안오크스
- ‘선봉대감’ 초대 챔프로 등극
국산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올해부터 신설된 것이 바로 코리안오크스다. 오크스는 3세 암말을 뜻한다.
초대 오크스 챔프에 등극하기 위해 출전한 마필은 총 14두. 그중 가능성이 높았던 마필은
‘솔마루’, ‘에스키모’, ‘선봉대감’등이었다.
경주 흐름은 순발력 좋은 ‘솔마루’가 주도해 나갔으나 결승주로에서 반격에 나섰던 ‘에스키모’와 ‘선봉대감’이 끝까
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선봉대감’의 목차이 역전승.
그래서 초대 챔프의 영광은 ‘선봉대감’에게 넘어갔다.
오크스배 자체가 암말 경주이기 때문에 다소 파워면에서는 떨어진다. 그러나 우수한 씨암말 생산이란 장기적 목표를 고려할
때 코리안더비에 버금가는 경마대회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코리안더비
- ‘핵돌풍’ 제3개 코리안더비 패권마
회를 거듭할수록 전통과 권위가 더해가고 있는 코리안더비, 제3대 영광은 ‘핵돌풍’에게 돌아갔다.
아직 3회라는 시작에 불과한 역사지만 ‘더비는 터지지 않는다’라는 우리나라 더비 특징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 나갔다.
출전마들을 살펴보면 ‘핵돌풍’, ‘합천’, ‘선봉대감’, ‘에스키모’, ‘큰바위’, ‘단심’으로 이중 ‘핵돌풍’과
‘큰바위’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경주 흐름은 ‘솔마루’가 선두에 나섰으나 선행 경합이 심했고, 그래서 추입 작전을 구사한 마필들이 유리했다. 이런 기회
를 살린 마필이 ‘핵돌풍’, ‘단심’, ‘에스키모’로 이중 우승은 목차이 우세로 ‘핵돌풍’이 차지했다.
코리안더비의 현재 경주거리는 1400m이다. 그러나 만약 1800m로 늘어난다면 국산마 수준 향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가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으며 향후 2∼3년 후에는 거리의 증가로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더비 패권마가 탄생하게 될 지도
모른다.

- 한국마사회장배
- ‘새강자’ 건재함 과시
한국마사회장배는 상반기 국산마 그랑프리로 비유할 수 있다. 능력있는 국산마라면 누구가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과천벌 판도를 볼 때 장거리 ‘새강자’, 단거리 ‘자당’으로 정의되는 만큼 타 마필들은 그야말로 들러리에
불과할 뿐인 형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1800m의 마사회장배는 당연 ‘새강자’를 위한 무대였다. 당시 도전해볼만한 전력의 마필은 ‘무비
동자’였고, ‘즐거운파티’와 ‘합천’정도가 변수였다.
경주 내용은 초반엔 ‘합천’과 ‘무비동자’가 우세를 나타내는가 했으나 3코너 이후부터 기대대로 선두에 나선 ‘새강
자’가 여유있게 우승을 거뒀다.
오히려 2위권에 관심이 몰렸으며 2위를 차지한 마필은 막판 반격에 나선 ‘즐거운파티’가 차지했다.
마사회장배를 통해 ‘새강자’의 건재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당시 맞수로 평가됐던 ‘자당’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계
기가 됐다.

- 뚝섬배
- 단거리는 역시 ‘자당’
1200m의 뚝섬배는 역시 자당을 위한 무대였다. 지난해 이대회에서 국산마(외국산마 포함) 1200m 최고 주파기록까지 작
성했던 ‘자당’은 이번대회 역시 적수 없는 우승을 차지했다.
뚝섬배를 떠나 올해 ‘자당’의 활약상을 짚어보면 국산마로서 외국산마 암말 경마대회를 평정한 것이다.
국산마가 외국산마 경마대회에 출전해 선전한 것은 ‘새강자’의 그랑프리 우승이 최초다.
그리고 올해 ‘자당’이 일간스포츠배, 동아일보배 등을 석권하며 이런 현상들을 일반화시켰다.
국산마 르레상스는 물론 수준을 10년 이상 단축시킨 ‘자당’과 ‘새강자’, 명실공히 국산
마 양대 산맥, 더나가 오픈 ‘새강자’, 암말 ‘자당’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 문화일보배
- ‘새강자’ 초유의 경마대회 6관왕 달성
마사회장배가 상반기 국산마 그랑프리라고 한다면 문화일보배는 하반기 국산마 그랑프리라고 할 수 있다.
경주 거리라 2000m라는 점에서 ‘새강자’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 역시 ‘새강자’가 지난해에 이
어 올해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새강자’가 차지한 경마대회는 99년 탐라배, 99년 마사회장배, 99년 문화일보배, 99년 그랑프리, 00년 마사회장
배, 00년 문화일보배로 총 6개, 역대 어느 마필도 기록하지 못했던 대위업을 작성하게 된 것이다.
이날 ‘새강자’는 비교적 낮은 60kg의 부담중량을 부여받고 시종 일관 여유를 보였으며 오히려 동반 출전했던 ‘합천’이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더 관심사였다.
그러나 비록 준우승 2회에 그쳤으나 어느덧 국산 강자로 자리 잡은 ‘즐거운파티’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우승마 ‘새강
자’를 위협하는 2위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국산마 판도는 ‘새강자’, ‘자당’의 양강 체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됐음을 입증했다.

- SBS배
- ‘합천’ 4번째 경마대회 도전만에 드디어 성공
SBS배는 올해부터 국산마 경마대회로 전향한 의미있는 대회다. 사실상 첫 패권이라 해도 무방하며 이 영광은 4번째 경마대
회 도전만에 성공한 ‘합천’에게 돌아갔다. ‘합천’은 타 어떤 마필보다 1800m에 두각을 나타낸 국산 준족이었다.
분위기는 물론 코리안더비 패권마 ‘핵돌풍’에게 모아졌으나 ‘연승시대’에게 마저 덜미 잡히며 3위로 밀려났다.
SBS배의 의미는 첫 번째 코리안오크스, 코리안더비와 함께 국산 3세마들의 3관 경주 기틀을 마련했고, 두 번째 경주 거리
증가로 지구력 있는 마필이어야지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즉 국산마 수준 향상에 일조 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남겼
다.

올해 외국산마 판도가 ‘스트라이크테러’, ‘다함께’의 양강 체제가 새롭게 구축됐다면 국산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강자’, ‘자당’이 강세를 보였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새강자’와 ‘자당’이 모두 4세임을 고려할 때 큰 부상만 따르지 않는다면 경주마의 최전성기라 판단되는 5세일 때는 더
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대적으로 이들을 제압하기 위한 타 국산마들의 분발은 자연스럽게 국산마 수준 향상을 이룩하게 될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