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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전자카드 도입 ‘불법 키우는 악수(惡手)’
사감위앞 시위장면
정부부처·지자체 ‘한 뜻으로 반대 의견 피력’
인권위, ‘전자카드 도입은 인권 침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적극 추진할 방침인 전자카드제 시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정맥을 활용한 개인정보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부처와 지자체도 재정악화 우려로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사감위의 전자카드제 도입이 국민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인정된다며, 다른 정보수집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의결하고 사감위에 이를 전달키로 했다.
더 큰 우려는 강력한 규제에도 근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불법도박시장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규제학회가 지난해 실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경륜, 경정 고객 중 42.7%가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경마를 포함해 합법 사행산업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실시한 2013년 조사에서도 스포츠토토에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토토 고객 중의 77.9%가 불법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지하경제의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지하경제가 무려 300조에 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하경제의 대표 업종이 불법도박이다.
현재 불법도박의 매출규모는 최대 95조6000억원(2012년 사감위)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서 추적이 어려운 해외 기반 사이트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2배 이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카드제 시행이 불법도박시장의 규모를 더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국회에서 사감위법을 개정해 사감위에 불법도박시장에 대한 감시 및 단속권을 부여했으나, 운영실적은 현저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감위가 활동실적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불법도박시장에 대한 문제해결은 등한시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합법사행산업의 규제에만 치중을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감위가 발행한 2013년 사행산업백서에 따르면 1년간 불법도박시장에 대한 감시·신고 처리건수는 총 125건으로, 이 중에서 자체감시활동은 12건에 불과했다. 지난 2년간 불법도박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판결문과 사건 수가 2138건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실제 감시 및 단속 활동은 매우 저조한 수치다.
학계에서도 사감위가 추진하는 전자카드제 전면 도입 및 2015년 전자카드 운영 확대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감위가 주장해온 기관차효과보다는 풍선효과가 지속되면서 불법도박시장의 팽창을 불러온 것이 사감위 자체 집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또다시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규제강도를 높임으로써 합법사행산업을 이용하고 있는 건전한 이용객을 불법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감위가 눈과 귀를 막고 밀어 붙이는 전자카드 전면 도입은 사감위의 출범 목적인 불법도박을 막고 합법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이 아닌 불법도박을 조장하고 합법사행산업을 위축시키는 악수가 되고 있다.

▲ 재정악화에 직면한 지자체 강력 반발
사감위가 전자카드 전면 시행을 추진하면서 각 지자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지자체와 의회가 다른 목소리를 냈지만, 이번 전자카드제 도입에 대해선 오히려 자자체 의회에서 반대 건의문을 채택하고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회, 행정자치부에 전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의회와 경상남도의회는 3월 20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공동 건의문’을 채택, 발표하면서 세입 기반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현실과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복지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사감위가 전자카드 제도 도입 등 합법산업의 규제강화에만 초점을 두어 세수감소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의회는 사감위의 전자카드 전면시행계획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부산시와 경상남도는 지난해 경마시행으로 거둬들였던 2,511억원의 지방세가 전자카드가 전면 시행되는 2018년에는 1,042억원으로 감소하고, 경륜은 지난해 791억원이었던 지방세가 2018년 389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최대 1,871억원(56.7%의 세수결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경마와 경륜은 개별법을 통해 정부가 허가한 합법적인 사업이다”며 “도박중독의 폐해를 막고자 하는 정책은 필요하지만 부작용이 최소화 되고 있는 제도권 내 수요를 불법시장으로 내몬다면 그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감위는 지방자치단체의 막대한 세수결손이 우려되는 사감위 전자카드 정책의 합리적 재검토하고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 정부의 지하경제양성화 정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와 과천시도 전자카드 도입에 따른 재정악화를 이유로 전자카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정부부처인 기재부도 전자카드제 도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복권위원회가 있는 기재부는 최근 사감위가 제시한 전자카드 전면 도입안에 대해 ‘수용 곤란’이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감위에 전자카드제 도입 반대 의견을 제시한 기재부는 복권의 유병률이 10.2%로 정책 목표를 달성했고, 이미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서 10만원 이내 구매허용을 하고 있어 전자카드제는 근거 없이 이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 국가권익위원회 “전자카드 도입은 인권 침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추진 중인 사행산업 전자카드제 도입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인권위는 3월 26일 제10차 상임위원회의를 열고 지정맥(손가락 정맥) 정보를 활용한 사행산업 전자카드 제도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다른 정보수집방안을 검토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인권위 전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상임위원회 회의에선 사행산업 전자카드제 도입 관련 바이오 정보 수집에 대한 의견표명 의결을 안건으로 진행됐다.
상임위 회의에선 전자카드제 도입 여부는 사감위의 고유한 정책판단 사안이지만, 개인인증을 위한 지정맥 정보수집은 고유 불변한 강력한 개인식별수단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전자카드제 도입을 위해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정맥정보의 기술·관리적 안정성 문제와 정보주체(이용자)의 권리보장 문제가 선행 해결돼야 하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다른 정보 수집 방안이 없을 때는 지정맥 등 바이오 정보를 활용하되, 인권침해 소지가 없도록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이용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의견도 4월 중으로 사감위에 전달할 방침이다.
유영하 상임위원(국회추천, 변호사)은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바이오정보를 국가가 임의로 취득하려 하는 것은 안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한편, 인권위가 전자카드제의 기술적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카드 발급 신청을 해본 결과, 1명이 총 4장의 카드를 받을 수 있는 등 기술적 결함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전자카드 발급 관련 개인정보 이용동의서에 구체적인 정보 처리방법과 책임자 인적사항, 사용자 권리 등이 빠져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출 판 일 : 2015.04.08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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