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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낮은 평가 속 ‘와츠빌리지’ 선전에 오이경마장 일순 정적
시상대 앞 ‘와츠빌리지’ 외치고 서승운 선수에 사인 공세
일본 도쿄도 시나가와구에 위치한 오이경마장(TCK)에서 개최된 한일 경주마 교류전(한일 인터렉션컵)에서 한국 경주마대표로 출전한 ‘와츠빌리지’가 일본 현지의 압도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일본 경주마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성사된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는 지난 9월 서울경마공원에서 첫 격돌을 펼친 결과 일본 경주마대표로 출전한 ‘토센아처’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오이경마장에서 26일 펼쳐진 원정전에는 한국경주마를 대표해 한일교류전 1차전서 2위를 차지한 ‘와츠빌리지’를 필두로, 단거리 최강자로 평가되는 ‘플라이톱퀸’, 한국산 대표 ‘풀문파티’ 등 3두가 설욕전에 나섰다.
한일전 원정전이 있던 26일 오이경마장은 야간경마로 경주가 시행되는 가운데, 5시부터 1경주가 시작됐다.
한일전을 위해 한국에서는 출전마관계자, 시행체인 마사회관계자, 서울마주협회임직원, 서울조교사협회관계자, 서울기수협회관계자, 경마전문언론관계자 등 70여명이 오이경마장을 찾았다.
9월 한일전에서 우승을 양보해야 했던 한국경마관계자들은 일본출전마들의 전력 상승과 더불어 한국경주마들의 원정 및 현지 적응여부 등에 따른 불리함으로 인해 성적에 대한 우려와 전날 비가 내리면서 선행력이 좋은 한국 경주마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상반된 의견이 있었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한국 경주마들의 선전을 내심 기원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당일 오이경마장에는 일본 농림성관계자, 일본중앙경마회(JRA)관계자, 일본지방경마회(NAR)관계자, 오이경마장마주협회관계자, 오이경마장관계자, 일본 경마기자 등이 대거 참석해 한일전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일본 현지에서 발행된 경마전문지에서도 한일전으로 열린 10경주를 1면에 배치했는데, 전력분석란에는 ‘세인트마치’(3번), ‘미야상큐티’(1번), ‘코교더글라스’(10번)의 우세를 점치고 있었으며, 한국경주마중에는 ‘플라이톱퀸’이 4∼5위권으로 평가되었다.
결국 이러한 현지 경마전문지들의 분석이 큰 영향력을 보이면서 해당경주에서 한국경주마들의 인기도는 ‘플라이톱퀸’이 5위, ‘와츠빌리지’가 9위, ‘풀문파티’가 12위를 기록했다.
오이경마장측에서는 2차 한일교류전에 앞서 리셉션과 출발전 환영만찬을 개최해 한일경주마교류전에 대한 의의 및 한일 양국 경마관계자에 대한 소개, 한국출전마 및 관계자 소개 등이 있었다.
환영식에서 일본관계자는 “양국 경마사상 첫 한일교류전을 진행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오이경마장을 방문한 한국관계자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서울서 열린 한일교류전 당시 성대를 해준 한국경마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한일교류전을 계기로 양국의 경마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의 경마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를 대표해 한일전 관람 및 응원차 오이경마장을 방문한 이종대 KRA경마본부장은 오이경마장측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한일교류전이 양국의 경마발전에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일교류전인 10경주가 가까워지면서 양국 경마관계자들이 함께한 만찬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고, 결승선 부근에는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뤘다.
출발대 문이 열리고 ‘와츠빌리지’를 필두로 한 한국 경주마들이 1∼3위에 포진하면서 경주전개가 시작되면서, 한국측에선 서서히 흥분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결승선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2∼3위로 경주를 전개하던 ‘플라이톱퀸’과 ‘풀문파티’가 서서히 발걸음이 무뎌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 경주마들의 추입이 시작되자, 일본측 경마관계자들의 분위기가 상승했고, 관람대에선 일본 경마팬들의 자국마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와츠빌리지’가 사력을 다한 추진으로 일본경주마 ‘미야상큐티’의 막판 추입을 목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하자, 일순간 오이경마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목이 쉴 정도로 ‘와츠빌리지’를 응원한 한국관계자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타낸 반면, 일본경주마의 무난한 우승을 얘기하던 일본관계자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경주결과가 확정된 이후 ‘와츠빌리지’에서 내린 서승운 선수와 우창구 감독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경주직후 서승운 선수는 연신 물로 목을 축이면서 “정말 죽을힘을 다해 경주에 임했다. 생각보다 운 좋게 선행에 나서고 초반 비교적 여유있게 경주전개가 이뤄진 것이 우승의 요인이라 생각한다. 함께 출전한 박태종 선배와 조인권 선배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와츠빌리지’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었다. 사상 첫 원정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영광이다. 내가 우승했다는 것보다 한국이 우승을 했다는 점이 더욱 기쁘다”라고 말했다.
우창구 감독은 “초반 순발력이 좋아 가능하면 선행작전을 생각했는데, 선두에서 경주를 펼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접전이 펼쳐지면서 나도 모르게 ‘와츠빌리지’를 응원하면서 목이 쉬어 버렸다”고 말하고, “한국에선 좀처럼 긴장을 하지 않는데 오늘은 나도 모르게 너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원정경주라는 점에서 수송과 현지 적응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원정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환영만찬장에서 우승 장면을 지켜본 오현주 마주는 ‘와츠빌리지’가 우승을 차지하자 주위로부터 축하말을 들으며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 마주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서울서 2위를 하면서 약간 아쉬움이 있었는데, 일본까지 와서 우승을 차지해서 감격스럽고 너무 좋다. 그동안 ‘와츠빌리지’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우창구 감독, 최고의 경주를 선사한 서승운 선수, 서울부터 일찍부터 일본으로 와서 ‘와츠빌리지’를 훌륭하게 돌봐준 임택열 조교보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역사적인 첫 일본 원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원정내내 ‘와츠빌리지’와 한 몸처럼 움직이며 관리에 최선을 다한 임택열 조교보 또한 연신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파이팅을 외치면서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와츠빌리지’에 대한 시상식이 펼쳐지는 동안 시상대앞에 모인 일본 경마팬들은 연신 ‘와츠빌리지’와 서승운 선수를 연호했고, 수십명의 일본 경마팬들이 서승운 선수에게 사인공세를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