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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마선진국 발돋움 위해 마주 위상 재정립 절실
한국경마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꼽히는 개인마주제가 올해 전환 20주년을 맞이해 서울마주협회(회장 강용식)가 개인마주제 전환에 대해 대대적인 재조명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는 개인마주제 전환 20주년을 맞이해 오는 19일(화) 개인마주제 전환과 더불어 창립한 서울마주협회 창립20주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당연시되는 개인마주제가 한국경마에 정착한 것은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외국 경마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20년에 불과하지만 한국경마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케 하고 세계무대를 꿈꿀 수 있는 토대를 가능케 했다.
경주마별로, 개인별로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마는 철저하고도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고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경쟁 원리를 올곧이 보장하고 경마 이미지 개선에 큰 전기를 마련한 개인마주제 전환은 한국 경마의 일대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원론적으론 한국경마에서 개인마주제가 최초의 일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한국 땅에서 첫 경마가 잉태되었을 때에 개인마주제(경마구락부 회원만이 마주 가능)로 출발을 했다. 하지만 한국경마는 해방과 한국동란의 파란속에서 근근한 명맥을 이어가게 되고, 동란이후 한국마사회가 경마시행을 위해 개인마주와 시행체 마주가 공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또한 1966년에는 마사회가 시설투자를 위해 덕마흥업의 자본을 유치하면서, 덕마흥업이 개인마주들의 소유마를 일괄 인수해 한국경마는 마사회와 덕마흥업, 양대마주제로 변화했다. 1971년에는 덕마흥업이 마사회가 보유한 경주마 전부를 인수하면서 덕마흥업 독점 법인마주제가 발족하였다. 그러나 사기업 마주체제의 폐단이 곳곳에서 나타나게 되었고, 마사회는 1972년 경마운영 쇄신을 이유로 경주마와 시설 일체를 인수해 한국마사회 단일마주체제를 시작했다.
단일경영체제를 확립한 마사회는 연간 158일 경마를 시행하는 적극 경영에 나서면서 흑자경영 달성과 함께 시설 현대화를 이뤘지만, 단일마주제는 일제의 우민화 정책이라는 태생적 거부감과 경마부정 의혹이 더해지면서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굳건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경마의 부정적 이미지가 팽배되면서 사회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사회를 뒤흔든 경마부정사건이 이어지면서 결국 마사회는 1992년 4월과 1993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마주모집에 나섰고, 1993년 8월 14일 한국경마는 획기적인 개인마주제로 나아가게 되었다.
개인마주제가 한국경마에서 혁명적인 변화였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없다. 마주라는 새로운 경마시행주체가 탄생하고 경마감독, 경마선수들이 마사회에서 나와 독립하면서 한국경마는 시행체(마사회), 소유주체(마주), 경주주체(감독, 선수)의 삼권분립이 가능해졌다. 또한 사회 저명인사가 마주가 되면서 경마에 대한 인식향상에도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개인마주제 전환 20주년을 맞이했지만, 한국경마의 개인마주제는 아직 만족할 성적표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초대 3백46명(공유, 법인마주 포함)이었던 마주는 양적 팽창을 이루면서 지자체마주와 조합마주의 탄생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주단체는 경마를 매개로 정계, 재계, 학계 유명인사를 총망라한 국내 최고의 사교단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가시행이라는 틀에 묶인 한국경마는 시행체에 좌우될 수밖에 없어 한국경마에서 개인마주는 한발이 묶여 각 마주들의 역량과 사회적 지위를 경마산업에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개인마주제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아져 탄생시킨 보물이다. 개인마주제가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마인이 개인마주제 전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