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스마일, 고성이 기수  
‘다디로’삼세번 도전으로 첫 승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한두가지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추억중에서도 특히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70명의 기수들이 매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승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년을 훌쩍 넘긴 고참부터 이제 첫 해를 보내고 도약을 꿈꾸는 신인까지 각기 경주로에서 보낸 시간들은 다르겠지만, 첫 우승에 대한 추억은 비슷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기수사이에서도 스마일맨으로 불리우는 고성이 기수를 만나 첫 승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기수들 사이에서 가장 무난하고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수중 한명이 바로 고성이 기수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로 이런 저런 일들을 묵묵히 하기 때문에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 없는 존재다.
96년 기수양성소를 수료하고 기수로 데뷔한 고성이 기수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곳은 바로 35조(하재흥 조교사)다.
늘 웃음을 달고 다니는 그답게 신인시절의 1년을 웃음으로 얘기하지만 누구에게나 첫 출발점은 어렵게 기억되는 것이 사실이다.
고성이 기수에게 첫 승의 기쁨을 안겨준 마필은 바로 ‘다디로’라는 마필이다. 7월부터 기승을 하기 시작한 그가 ‘다디로’와 인연을 맺은 것은 8월. 첫 기승에서 2위를 기록했고, 월말에 다시한번 기승해서 역시 2위.
7월에 3번 출전해 입상기록이 없던 그에게 ‘다디로’라는 말이 한달내에 연거푸 두 번이나 입상을 안겨준 마필이다.
삼세번이라고 했던가. 10월에 세 번째 출전한 경주에서 초반부터 빠르게 선행에 나섰고 결국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첫 승을 했다는 기쁨보다 두 번의 2위로 인한 아쉬움을 씻을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는 것이 그의 첫 승 느낌이다.
4개월만에 거둔 첫 승, 동기생들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리 첫 승을 거두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었다.
그저 무난한 성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이후 지금까지 착실하게 기승을 했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첫 승을 거둔 이후 41승을 넘기고 정식기수로서 그리고 한마방의 선임기수로 자신의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을 느끼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씩씩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아직도 선배들에 비해 자신의 모든 것이 너무도 미약하다고 얘기하면서 모든 것에 열심히 하고 항상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