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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사건 승마목장은 운동시설인 승마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승마목장에서 위와 같은 승마시설의 운영에 사용되는 승마용 말을 사육ㆍ관리한다면, 이 사건 승마목장은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소분류012 ‘축산업’에 해당하지 않고, 세세분류91139 ‘그 외 기타 스포츠시설 운영업’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승마목장에는 ‘자사마’와 ‘위탁마’가 있었는데. ‘자사마’는 이 사건 승마목장을 운영하는 B가 보유하면서 체험승마 및 승마교육에 사용하는 말이고, ‘위탁마’는 말을 보유한 ‘자마회원’이 그 말의 사육ㆍ관리를 B에게 위탁하면서 이 사건 승마목장에서 승마용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승마목장에서 ‘자사마’와 ‘위탁마’를 사육ㆍ관리하는 것은 운동시설인 승마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인 이 사건 승마목장에서 그 승마시설의 운영에 사용되는 승마용 말을 사육ㆍ관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승마목장은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소분류012 ‘축산업’에 해당하지 않고, 세세분류91139 ‘그 외 기타 스포츠시설 운영업’에 해당한다.
(4) 그런데「산업재해 보상보험법」과 그 시행령은 ‘농업, 임업(벌목업은 제외),어업 및 수렵업 중 법인이 아닌 자의 사업으로서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을 적용제외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사업 또는 사업장은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다고 규정하였고,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소분류012 ‘축산업’은 대분류A ‘농업, 임업 및 어업’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승마목장은 적용제외 대상인 ‘농업, 임업(벌목업은 제외), 어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결국 이 사건 승마목장은「산업재해 보상보험법」의 적용 대상이다.
(5) 따라서 이 사건 승마목장은「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대상이므로, 이 사건 승마목장이 축산업에 해당하여「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제외 대상이라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다. 대법원, 스포츠시설 운영업에 해당한다는 고등법원의 판단이 정당
이 사건 승마목장이「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제외 대상인 축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피고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유족급여 등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을 위법하다는 취지로 고등법원이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경험이나 논리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거나「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제외 대상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상고를 기각한다.
4.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노동법적 과제
이번의 대법원 판결은 그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승마목장의 산업분류적 성격을 명확히 밝힌 최초의 판결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승마시설 운용에 사용되는 승마용 말을 사육ㆍ관리하는 경우에는 ‘축산업’에 해당하지 않고, ‘기타 스포츠시설 운영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에 따라 승마목장은 산재보험당연적용 대상임을 분명히 하였다.
금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우리나라 말산업 발전을 위하여 노동법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말산업육성법」에 의해 도입된 ‘농어촌형승마시설’의 산업분류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앞에서 본 사건에서의 ‘C목장’은 ‘농어촌형승마시설’과 유사한 점도 있지만, ‘농어촌형승마시설’로 신고하고 운영한 것은 아니다.
산업분류는 노동법적 의미뿐만 아니라 산업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으므로, 업종의 실질적인 내용과 다양한 측면에서의 장단점을 검토하여 적정한 위치로 분류되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농어촌형승마시설’은 농어촌 지역에서 말의 위탁관리, 승용말의 생산·육성 등의 사업과 말이용업을 겸영(兼營)하는 시설이므로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축산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다.
현재의 한국표준산업분류는 2007. 12. 28. 제9차 개정시 마련된 것인데, 차기 개정 시에는 ‘농어촌형승마시설’을 비롯한 말산업의 각 업종들이 적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말산업종사자들은 말이라는 동물과 함께 일을 하고 있으므로 항상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
산업재해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나, 불가피하게 근로자가 부상 또는 사망한 경우에 그 피재근로자 또는 유족에게 필요한 치료와 보상을 보험방식으로 해결해 주는 제도가 산재보상제도이다. 따라서 ‘농어촌형승마시설’이 축산업으로 분류되어 산재보험당연적용사업장이 아니더라도 말산업 종사자들이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산재보험제도는 근로자를 위한 제도일 뿐만 아니라, 사업주에게도 유용한 제도이다. 사업주는 산재보험료만 부담하면, 소속 근로자의 산재사고보상에 대한 부담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런데 당연적용대상 사업주가 가입신고를 태만히 하고 있던 중에 발생한 재해에 대해서도 근로복지공단은 일단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전액 지급하되, 지급한 급여액의 50%를 사업주에게 징수하고 있으므로 사업주는 산재보험 가입신고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산재보험대상이 아닌 사업장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에 의해 사업주는 산재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적용대상사업장이 아니더라도 사업주가 원하면 산재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가입을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셋째, 농어촌형승마시설운영업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ㆍ휴게ㆍ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것인지가 문제된다.
근로기준법 제63조에서는 “동물의 사육 그 밖의 축산사업”에는 근로시간ㆍ휴게ㆍ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례에 해당되면 인력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특례규정을 적용받도록 ‘축산업‘으로 분류되게 할 필요가 있다.
농어촌형승마시설이 ‘동물의 사육 그 밖의 축산사업’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인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근로시간ㆍ휴게ㆍ휴일 규정을 준수할 수밖에 없어 사업주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여당이 내놓은 주당 최대근로시간 ‘52시간’ 축소안이 현실화 되고, 말산업 분야의 업종이 ‘축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인력운영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 10월 18일 정부·여당은 근로시간을 줄이면 기업들이 시간제 근로자를 추가 채용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휴일근로(16시간)와 연장근로(주당 12시간), 법정 근로시간(주당 40시간) 등 주당 68시간인 현행 근로시간을 오는 2016년부터 52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이다.
넷째, 말산업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활용에 대한 정책방향을 수립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 사건 승마목장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의 승마목장은 현실적으로 외국인근로자를 사용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원활한 인력수급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일정한 업종에 한하여 일정한 기준에 따라 외국인 고용을 허용하고 있다.
농축산분야도 외국인 고용허용 업종인데, 2013년의 경우 총 도입예정 외국인 근로자 6만 2천명 중에서 6천명만이 농축산업 분야에 배정되어 있어서 농축산농가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말산업 분야의 외국인근로자 도입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말산업 인력양성과 상충될 소지가 있어서,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우선 정책적으로 결정 되어야 할 문제이다.
말산업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도입필요성이 인정된다면,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적합한 인력을 합법적으로 도입하여 각 말산업 분야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외국인근로자 도입관리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이건우 공공노무법인 대표
<다음 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