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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학술지인 ‘한국사회조사연구소’의 「사회연구」에 실린 본 기고에서는 국내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확산을 방지하는 규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도박중독 유병률’의 산정 방식과 적용상의 문제점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병률 조사에 대해서는 사감위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았기에 유병률 조사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를 활용한 매출총량 배분정책이 타당한가에 대한 테제를 본지와 함께 제안하고자 연재를 시작합니다. - 편집자 주.
국내에서 도박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CPGI(Canadian Problem Gambling Index)에만 근거한다면 도박중독 유병률 과도 추정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바, CPGI 수준(중위험 도박, 문제성 도박 등)에 따른 K-NODS와 KGBL 점수 등을 산출하고 각각의 수준이 측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야 하지만, 이러한 결과들이 포함돼지 않았다.
이흥표는 “CPGI에서 문제 도박자로 분류된 사람들이 임상적으로 실제로 문제 도박에 속하는지, 또한 중위험 도박자로 분류된 사람이 실제로 중위험 도박에 속하는지, 특히 사감위 연구에서는 중위험 도박까지도 도박 중독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과연 중위험 도박이 도박 중독에 속하는 증상과 문제를 보이고 있는지 경험적, 통계적 증거가 선행되거나 제시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흥표는 중위험 도박의 개념이 모호하고 불분명하며, 지나치게 폭이 넓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감위는 2011년 심리 측정과 도박중독 관련 전문가들에 의뢰해 한국형 도박행동척도(KGBS)를 개발했음에도 그 결과를 발표하거나 활용하지 않았다. 사감위는 2011년 한국형 도박행동 척도를 개발했으며 이 척도에 대해 “신뢰도와 타당도가 우수하며, 이론적 배경이 분명하고, 개발 과정에서 심리측정적 속성이 여러 차례 검증된 도구로,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되었다는 강점이 있다”고 하면서도 현재까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어 활용도가 낮아 연구 증거가 빈약하다”며 활용을 하지 않고 있다.
유캔센터는 사감위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개발 과정에서 심리측정적 속성이 여러 차례 검증되었고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됐다”는 것과 일치하지 않으며 연구 증거의 빈약성 내지 혼란 문제는 CPGI가 더 심하다고 반박했다. 예컨대 이흥표는 사감위가 공들여 개발했고 전문가들에 의해 합의된 KGBS 척도에 의거해 조사를 했으면서도 동 유병률 결과를 밝히고 않으면서 “연구증거가 빈약하다”고만 할 뿐 척도를 사용하지 않은 근거 등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아서 도박 문제를 과장하려는 등의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감위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 결과, KGBS에 따른 도박 문제 유병률은 1.4%(고위험 수준 0.6%, 중위험 수준 0.8%)로 CPGI와 비교해 무려 5.14배의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위험 도박에서는 2.16배의 차이를 보이는데 그치고 있지만 중위험 도박 수준에서는 7.38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KGBS를 근거로 한다면 국내 도박 문제 비율은 54만5,300명(고위험 23만3,700명, 중위험 31만1,6000명)로 현격히 감소한다.
김태우는 사감위가 자신들의 기대에 맞는 유병률이 나오지 않자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 국민 대상 도박 문제 선별척도 및 기준점수 타당화 연구에서 한국형 도박문제 평가척도(KGBS)를 타당·표준화하면서 캐나다에서 개발된 CPGI의 기준 점수가 과도하게 낮으며 1-2(저위험과 중위험) 수준 경계 점수로 3점이 아니라 5점, 2-3수준(중위험-문제 도박) 경계 점수로 9점이 아닌 11점을 제시했다.
즉, 기준 점수가 과도하게 낮아 과도 추정될 위험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중위험 도박의 기준점수를 3→5점, 문제 도박의 기준점수를 8→11점으로 상향 재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사감위는 본 조사에서 수정, 상향된 기준점수를 적용하고 있지 않으며 여전히 이전의 낮은 기준 점수인 문제성 도박 8점, 중위험 도박 3점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문제 도박 비율과 중위험 도박 비율이 상향되어 과도하게 높은 비율로 추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조사방법으로 사감위는 비확률 표집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확률 표집 방법으로 개선해야 하며 조사 시에도 응답 거부자에 대해서는 바로 다음 응답자로 교체하지 말고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조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조사 대상 표본수를 늘려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조사 방법도 외국의 경우는 전화조사방법으로 하고 있음에도 사감위는 면접 조사만으로 시행하고 있다. 허정옥은 도박 문제가 이용 장소의 게임(도박)에 의해서만 중독되는 것이 아니며 합법·불법적인 넓은 장소와 시간대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 대상의 조사를 중단하고 일반인 조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으며 사감위 역시 이용객 조사는 폐지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도박중독 유병률이 논쟁이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과학·경험적 충실성이 지켜지지 못함에 따라 유병률을 과도 추정하거나 잘못 추정할 수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유병률의 차이를 사행산업의 업종별 매출 총량을 부여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유병률을 업종별 매출총량을 배분하는 기준으로 적용하는데 이연호 등은 ‘사행산업의 도박중독성과 총량규제를 개선 방안’ 연구에서 중독성이 낮은 업종의 매출액 구성비를 늘리고 높은 업종의 매출액 구성비는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감위는 사감위법 개정과 사감위법 시행령을 개정해 유병률이 낮은 업종에 대해서는 총량 규제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으며 시행령 개정 이후 유병률이 높은 경마의 매출 총량을 복권과 토토로 이관했고 이에 따라 복권과 토토의 매출총량은 각각 수천억 원씩 증가했다. 또한 일반인의 도박 중독률(저위험+중위험+문제성)보다 이용자의 중독률(중위험+문제성)이 낮은 경우는 총량 적용을 제외토록 하여 복권은 수치상으로 이미 총량 제외 수준에 달해있고 토토는 근접하고 있는 바, 이들 업종은 매출 총량 규제마저도 적용을 받지 않게 됐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자= 김종국 한국마사회 전 공정본부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스포츠문화복권정책학과 박사과정 재학.
교정·교열=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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