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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문제 현안 해결…전국 조직화 기대
협의회 주관 사업으로 회원 소득 증대도
<말산업저널>이 탄생하기 전부터 기자는 무작정 전국 각지의 승마클럽과 산업체, 지자체 등을 찾았다. 당시 온라인 매체였던 ‘홀스라이프(HorseLife)’는 <더홀스>나 <승마매거진> 등 기존 말산업 관련 출판물 그리고 한국승마방송 등 매체에 밀려(?) 알려지기 전이었기에 현장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고 그런 매체 소속 기자가 왔나보다’, “알아서 보고 가슈” 하는 식으로 천대 아닌 천대를 했다.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무더위가 채 가시기도 전, 경기도 화성시 소재의 ‘홀스메이트 승마클럽’을 찾았다. 말달리자 동호회의 아지트이자 국가대표 출신 교관의 승마 강습 등으로 유명하다던 이곳에서 김기천 당시 원장을 만났다. 45세에 승마를 시작했고 부천시승마연합회장과 사회인연맹 한일국가대표, 전국체전 경기도 대표, 경기도승마연합회장 등 화려한 ‘늦바람’을 불살랐던 그는 소박했다. 그저 반갑게 기자를 반겼고, 홀스메이트 승마클럽을 소개하는 것 외에도 직접 차를 몰며 인근 뚝방 외승 코스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기억나는 건, 승마산업의 현실을 기자에게 토로했다는 것. 지금은 ‘공론화’ 수준을 넘어서 법안 개정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엔 ‘내부’의 현안 문제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드물었다(현상훈 전 유일레저 대표도 그 중 하나다). 승마계 인사로는 드물게 말산업 전반에 대해 확고한 인식과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시대를 앞섰고, 승마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체 말산업 정책과 대안을 찾는 큰 그림, 숲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었다. 승마클럽 자립 구조의 한계, 관련 법안의 충돌 문제, 보험 및 안전 등 승마산업 현안 문제를 언급했는데 본지 <말산업저널>이 그간 계속 주창해온 자조금 제도, 말산업 협동조합의 필요성, 사업의 민간 이양 등도 당시 김기천 회장과 대화하며 교감한 사안이다.
김기천 회장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에게 현재 문제 인식은 곧 해결과 대안 모색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말산업계 전체가 공론화해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현실이 됐다. 그리고 4년이 지나 지금 그는 그 꿈과 같은 현실의 한복판에서, 자신이 주창했던 ‘말산업협동조합’, 즉 경기도말산업발전협의회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3월 31일, 홀스메이트 승마클럽에서 김기천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 기자 말.
민간 주도의 말산업 발전 기틀 마련 의의 밝혀
통합체육회장·말산업계 장은 봉사 정신 있어야
- 경기도말산업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한일사회인승마대회가 있어서 일본에 있었다. 총회 전날 연락이 와서 저녁 늦게 귀국했다. 평소 협의회 필요성을 주장했었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은 아니라서 ‘생각 없이’ 참석했다가 덜컥 당선됐다. 이 자리는 체육계 회장직과는 성격이 다르다. 경기도승마연합회장을 하면서 보니 이쪽 체육계에서는 말산업 발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 적었다. 이제 정식으로 협의회가 발족했으니 승마장 운영하는 사람들, 말을 기르는 사람들의 권익과 이익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할 것인가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번에 당선되면서 정말로 내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내가 할 일을 찾고자 한다. 어려움에 부딪힌 사람들을 위해 함께 해결하고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늘 생각한다.
- 협의회 운영과 관련해 할 일이 많다.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도 많고 바쁘지만, 협의회를 잘 조직해 운영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 보험 문제다. 우리나라는 보험제도 자체가 잘못돼 있다. 프랑스나 독일 등 선진국은 승마 보험이 따로 있고 개인이 보험에 들어야 한다. 보험제도를 당장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이번에 도와 동부화제, 농협중앙회가 업무 협약을 체결해 문제를 풀고자 한 것이다. 보험 수가 등 구체적 사항을 조정하고 있는 과정이다. 4월 18일에는 협의회 1차 회의를 하는데 승마 보험 문제를 주 현안으로 먼저 다루고자 한다.
- 협의회 출범으로 경기도 내 말산업 관련 단체, 승마클럽 등은 혜택을 입을 것을 기대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기도가 하는 말산업 관련 지원 사업은 우리 협의회가 주관이 돼서 검증도 하고 참여를 유도해 갈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도민과 회원을 위한 관련 사업을 발굴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제주도처럼 승마 관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초자치단체들과 협의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국민에게 승마를 보급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런저런 사업을 협의회가 책임지고 열심히 일한다면 다른 지차체들에도 모범을 보일 것이라 본다. 말이 빨리 가축에 포함돼 농어촌형 승마장도 신고 형식으로 사업을 진행, 회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협의회를 만들어 가겠다.
- 협의회 예산 운영 등 향후 활동 계획은.
시작은 미비하지만 우리 경기도의 말산업 기틀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국 각지에 협의회가 자생적으로 출범한다면 전국 조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말산업계도 양돈·낙농 협회처럼 큰 단체의 출범이 필요할 때다. 경기도의원들이 예산을 계획할 때 타 협회는 와서 줄을 서는데 승마와 말산업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던 일이 생각난다.
개인이 나서면 구심점이 없어서 안 되기에 경기도와 농협중앙회와 함께 시작하게 됐다. 예산도 이제는 임원이 기금을 각출하는 방식 대신 도와 중앙회가 정식으로 보조하고 지원하면서 검증도 받고, 대회나 사업을 진행하며 수익도 창출해 자제 자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야 발전이 되고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예산 집행도 가능하다.
- 협회와 연합회의 체육계 통합과 관련해 특히 경기도가 복잡하다.
(협의회와 통합회) 양 단체를 다 맡으면 부담이 되겠지만, 어떻게 보면 같은 일이기도 하다. 협의회와 통합회 일이 어긋나서는 안 되며 함께해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대한승마협회 통합 회의에 참석했는데 있지도 않은 일로 모함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승마연합회는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통합을 추진할 것이다. 개인의 사당화된 협회 운영, 선거인단인 대의원 조작 등 불법과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원칙대로 살 순 없지만, 원칙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나도 그렇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겠지만, 사심이 없어야 한다. 정말로 봉사한다는 정신이 없으면 안된다.
▲홀스메이트 승마클럽에서 만난 김기천 회장. 작년에 출생한 웜블러드와 하프링거 망아지들은 쑥쑥 커가고 있었다. 김기천 회장은 말들과 함께할 때면 가장 행복해 보였다.
▲김기천 경기도말산업발전협의회 신임 회장이 당선 직후 의장석에 앉아 창립총회 진행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말산업계도 전국 규모의 협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말산업계에 인망이 높고 협의회 구성의 필연성과 함께 현장 중심의 정책 실현을 오래 전부터 주창해 온 김기천 회장이 선출됨에 따라 협의회의 지속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8월 22일 옛 홀스메이트 승마클럽에서 처음 만났던 김기천 회장. 본지가 그간 주창해온 자조금 제도, 말산업 협동조합의 필요성, 사업의 민간 이양 등도 그와 교감한 사안이다.
이용준·황인성 기자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