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항의집회 통해 경마단체 화합 마련
기획예산처의 사업이익률 6%지침 철회를 위해 대정부 항의집회를 벌이고 있는 범 경마단체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원칙론적인 입장에서 사업이익률 6%지침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투쟁을 하느냐, 아니면 경영진이 제시한 대로 경마일수 조정 및 지점확충을 통해 사업이익률 6%를 받아들이는가 하는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78년의 경마역사상 첫 장외집회를 이끌어낸 경마단체의 대정부 투쟁은 기획예산처의 마사회 사업이익률 6%지침으로 시작되었다.
기획예산처는 정부투자기관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며 한국마사회에 내년도 사업이익률 6% 제고 지침을 내렸던 것. 당시 기획예산처가 제시한 근거자료에는 포항제철,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의 사업이익률 비교가 포함되어 있었다.
마사회에서는 세금이 원천 징수되는 마사회와 다른 기관과의 비교가 잘못됐다고 밝혔으나 결국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기획예산처의 방침이 일괄적으로 대통령 승인을 얻음으로써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위원장 신일수), 서울경마장 조교사협회 노동조합(위원장 이기호), 서울경마장 기수협회(협회장 홍대유) 등 경마관련 3개 단체가 기획예산처의 부당지침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 나간 것이 10월 4일 비록 3개 단체였지만 실질적인 경마의 주체라고 자부하는 인원들이 모여 첫 장외집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언론의 관심도 집중돼 경마단체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두번째 장외집회였던 지난 1일 기획예산처앞 항의집회는 1차 집회에 동참하지 않았던 서울경마장 조교사협회, 제주도 경마관련 단체들이 참여함으로써 사업이익률 6% 철회에 대한 경마계의 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집회중 기획예산처로 부터 주관부처인 문화관광부의 요청이 있다면 철회를 고려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은 경마유관단체들은 다소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3차 장외집회에서는 마주협회를 제외한 경마관련 단체가 총망라돼 참여함으로써 사업이익률 6% 철회를 위한 결집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1일 문화관광부에서 사업이익률 6%지침은 절대 철회할 수 없다는 최종 입장을 공문서를 통해 보내오고, 오영우 마사회장이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사업이익률 6%를 받아들이는 대신 금요경마 시행과 경마시행 일수 확대, 지점 확충 등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경마단체들의 투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현재 경마계에서는 두가지 입장이 얘기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부당지침에서 기인한 문제이므로 끝까지 사업이익률 6% 철회를 주장해야 한다는 입장과 정부의 지침이 완고한 이상 사업이익률 6% 달성을 위해 금요경마 부활, 경마일수 확대, 지점 확충 등을 제시하자는 입장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의 경마관련 단체의 대정부 투쟁의 윤곽은 불투명한 상태다. 섣불리 어떤 방향이 될 것이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대정부 투쟁을 통해 경마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서로간에 이익을 우선시하는 집단이기주의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경마를 위해선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화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투자기관이라는 핸디캡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정부의 방침에 순응하던 틀을 탈피했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정부를 상대로 투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됨으로써 경마 각 단체들이 향후 어떤 방침을 세워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순옥 기자】

작 성 자 : 권순옥 jso0106@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