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4일 경마를 즐기러 마포지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마포지점은 발매창구 위에 TV모니터가 있는데, 늦게 온 손님들이 가까운 곳에서 경주를 보기에는 여기만큼 좋은 곳도 없다.
5층 발매창구 앞에서 5,6경주를 보고 7경주 출전마들이 주로에 나타날 때 와보니 경주를 보여주는 주화면이 연단승식 배당 게시화면으로 바뀐게 아닌가.
채널을 돌려서 주화면으로 바꿔놓자 아르바이트생이 뛰어와서 화면을 다시 연단승식 배당 게시화면으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하는 말이 창구 앞 혼잡을 막기 위해 경주장면을 여기서 보여줄 수 없다는 말이다.
“창구 앞 화면에서 경주를 보여주는 것은 본장 주로 내 공원이나 서초지점에서도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 본장 주로 내 공원은 여기보다 더 혼잡하지만 시행하고 있다”고 항의했지만, 그 아르바이트생은 자기에게는 권한이 없고 청원경찰에게 이야기 해보라고 했다. 청원경찰에게 다시 그런 얘기를 했더니 “손님들이 그 앞에 있으면 매 경주 중간 중간 창구 앞을 청소하는데 불편하다. 손님들에게 청결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 않느냐”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대개 경주를 재방영할 때에는 그곳에서 경주를 보는 손님은 거의 없다. 그 시간을 이용해도 충분한데 그게 귀찮아서 안하겠다는게 아닌가?(다른 층은 그렇게 한다)
아울러 덧붙이는 말이 “다른 층 어느 곳에서도 창구 앞에서 경주장면을 보여주는 곳이 없다. 그런데 우리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그래서 4층부터 7층까지 다 둘러보았는데 5층과 7층 창구 앞은 배당률만 보여주는 화면뿐이었고, 4층과 6층은 경주장면을 보여주는 주화면이 있었다. 명색이 직원이라는 사람이 5분도 안되어 들통날 뻔한 거짓말을 손님에게 하다니!!!
더구나 자기들이 일하기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담당자 마음대로 아무 근거도 없이 안된다고 해도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뭐하러 창구 앞에 비싼 돈 들여 TV모니터를 세대나 설치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질서유지라는 명목으로 통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소아병적인 아집, 손님에게 뻔한 거짓말을 하고, 담당자의 재량으로 얼마든지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도 자신들이 일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손님이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는 관료주의... 그 외에도 구좌발매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제대로 모른다거나, 형광등이 자주 깜빡거려서 눈이 피로해진다거나, 발매창구 앞 TV 바로 위에 형광등이 있어서 화면에 빛이 반사되어 화면도 좋지 않고, 눈이 피로해진다거나… 구좌발매기에 햇빛이 비쳐서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거나...
손님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일한 흔적이 너무도 많이 보인다.
하드웨어가 비록 21세기 최첨단이라고 해도, 그걸 운영하는 소프트웨어가 뚝섬시절 경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손님들에게 얼마나 만족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것이 손님들을 대하는 한국마사회의 한 단면인 것 같아 몹시 씁쓸하다.
박종준(33세, 회사원)

작 성 자 : 박종준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