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노조, “부하 못믿는 마사회장”에 공개 사과 촉구
서생현 한국마사회장의 ‘정치자금’관련 발언을 두고 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서생현 회장은 16일자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사회의 파격적인 경영 개혁을 제시하는 이면에 기존 마사회의 이미지를 강력히 비난한 내용들을 거침없이 언급해 그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것.
이 과정에서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바로 “한푼의 정치자금도 가져갈 생각마라”, “규정 무시하라”고 한 내용들이다.
특히 서회장이 취임 전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에게 “한푼도 정치자금으로 가져갈 생각말라”고 요구했다는 부분은 그동안 마사회가 일부 정치권에 자금을 유입시켰는가 하는 의혹까지 낳고 있어 문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마사회 노조(위원장 신일수)는 서울경마공원 정문에 ‘망언을 일삼는 회장은 즉각 공개사과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한편 2월18일자 제90호 노보를 긴급 제작해 서회장의 이같은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고 다른 경마관련 단체들도 서회장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문제삼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사회를 복마전 소리 안 듣게 모두 바꾸겠다”고 서회장이 언급한 것에 대해 노조는 “지난 몇 년간 외부의 그릇된 시각을 불식시키고 기업 이미지 개선은 물론 노사가 한마음으로 조직축소,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을 슬기롭게 극복했으나 회장이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인기몰이식 발언으로 부하직원들의 이미지를 완전히 추락시킨 행위에 대해 경영자적 자질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또한 서회장은 연간 2천여건에 이르는 각종 계약도 모두 경쟁입찰로 바꾸고 관련규정을 무시할 것을 지시했으며 계약 당사자를 만날 때는 반드시 2명 이상이 함께 나가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노조는 “최고 경영자가 법과 규정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면 회사경영이 어찌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는 한편 “직원을 파렴치범으로 몰아부치는 회장이 제대로 경영을 펼칠 수 있겠는가”라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서생현 한국마사회장은 언론매체들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아직 업무파악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인터뷰를 기피해왔다.
취임 후 40여일 째를 맞고 있는 서생현 마사회장은 청렴 정직한 인물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취임 당시부터 기대치가 컸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서회장은 취임후 검소한 생활철학을 실천에 옮겼다.
한국마사회장실의 고급 응접세트를 직원휴게실로 옮기고 매점과 식당의 물품 가격 등도 인하했으며 점심시간에는 사무실의 전등을 끄도록 지시해 검소한 생활을 온몸으로 실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이면에 각종 사건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경마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는 현상도 빚어졌다. 1월30일에는 메인컴퓨터가 다운됨으로써 배당률이 잘못 게시되는 전산사고가 발생해 3억3천만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 경마팬들에게 사은품을 주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산사고는 지난주에도 이어져 경마팬들은 한국마사회의 전산시스템에 대해 극도로 불안한 경계심을 늦추지않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경마관련 사고가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다.
관리사들이 경마장 숙소에서 도박을 하다가 경찰에 의해 긴급 연행되는가하면  제주경마장에서는 조교사가 8백여만원을 받고 특정 경마팬에게 정보를 넘김으로써 여전히 부정경마가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마와 관련해 이같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자 서생현 회장은 경마의 사회적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마사회 노조는 서생현 회장의 ‘정치자금’ 관련 발언에 대해 사실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가릴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경마관련유관단체들도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왜곡된 잣대로 판단, 언론에 이같은 실언을 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한 마사회 노조는 회장의 공개사과는 물론 노조의 경영참여를 전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가하면 회장이 자신의 홍보만을 위해 직원들을 매도할 경우 출근저지 투쟁까지 벌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파문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별취재팀 hors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