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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짧은 시간에 좋은 결과는 없다. 점차적으로 변해야 한다”
‘챔프라인’, 올해 그랑프리 출전 예정…2세마 ‘영희시대’, ‘경주의두레박’도 기대돼
“마주의 모범 사례로 남고 싶어”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트리플나인’의 최병부 마주, ‘당배불패’, ‘인디밴드’의 정영식 마주 등 한국경마를 대표하는 스타 마주들은 우수한 성적과 대회 상금 획득으로 경마팬을 넘어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인물들이다. 연일 마주 관련된 인터뷰도 자연스럽게 인기 마주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마주들은 경주마에 대한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내기보다 현상 유지 또는 자신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말산업의 지속가능한 동력원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마주인터뷰는 인기 마주는 아니지만 지난 2012년 데뷔한 이후 꾸준한 말에 대한 투자로 점차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마주의 모범사례로 기억되길 바라는 류주영 마주에 대한 인터뷰이다. 지난 11월 26일 렛츠런파크 부경에 있는 마주실에서 류 마주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한국경마와 마주의 삶에 대해 조명해봤다.


-어떻게 마주가 되었나.
내가 2012년 마주로 데뷔했다. 사업체를 경영하는 입장이라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 매일 신문을 네다섯 부 정도는 봤다. 그 때 당시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말산업을 육성하겠단 내용의 신문 기사들을 보고 ‘말산업’에 관심이 생겼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면 ‘말산업’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직접 말을 구매해 제주에 목장을 하나 사서 말을 키우기도 하고 직접 마주가 돼 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단 말을 구입해 경주마 마주가 됐다. 나이 60~70세가 되어 노후생활에 접어들 때 더욱 좋을 것 같았다. 말 혈통 공부부터 경마 분석 등 계속 머리를 써서 두뇌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좋을 것 같고, 취미로도 괜찮다는 판단이 들었다.

-말에 적극적인 투자를 한 걸로 알려졌다. 대략 얼마 정도 투자했나.
마주 되기 전 사업체를 경영을 해보니 최초 5년 동안은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투자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말이 2세부터 경주마로 뛰기 시작해 7세 무렵까지 대략 5년 정도 활동하는데 경주마의 전 연령 사이클을 한 번은 지켜보고 경험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20억을 투자했고 중간에 한 10억을 더 썼다. 2012년 데뷔해서 만으로 5년이 된 올해는 뭔가 잘 되고 있다.

-말을 살 때 어떻게 고르나.
처음에는 정말 말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말 구입을 했는데 실패가 많았다. 2~3년 동안에 그런 실패를 발판 삼아 내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다. 일단, 무엇보다 중요한 말의 혈통 공부를 많이 했고, 말을 고르는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국내 목장에서 어떤 혈통 좋은 말들이 있는지를 수소문해서 확실히 파악했고, 최소한 조교사 2~3명에게 조언을 구해서 말을 구매에 참고한다. 예전에는 한 조교사의 의견만 듣고 말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러 조교사가 추천하는 말들 가운데 겹치게 추천된 말을 구매하니 결과도 좋았던 것 같다. 2~3년간 비싼 수험료를 치르고 얻은 나름의 노하우인 셈이다.

-말 관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로 관여하는지.
말 관리에 대해서는 조교사들에게 얘기를 안 한다. 처음에는 잘 모르다 보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행여 지나친 간섭을 하다 보면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고, 상호 신뢰가 전혀 쌓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체 간섭을 안 하는 편이다. 다만, 하나 간섭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게 있는데 말을 먹이는 부분이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잘 먹어야 잘 뛴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서 항상 마방에 가면 그 얘기만 한다. 다른 것들은 모두 조교사들에게 자유롭게 맡긴다. 기수 누구를 태울지 훈련을 어떻게 시킬지는 모두 조교사들에게 일임한다.

-지난 23일 렛츠런파크 부경 말 관리사 노조에서 파업 결정이 났는데.
어떠한 이유로 파업 결정이 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파업을 한다는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어쨌든 간에 파업으로 간다는 사실은 협상 과정에서 잘 못 했다는 방증이다. 조교사든 말 관리사든 모여서 최선의 안을 짜 내야지 왜 파업까지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은 거다. 누구의 탓만 할 게 아니라 전부 다 잘못이 있다. 마사회와 조교사, 말 관리사들 모두 잘못이 있는 것이다. 결코 파업은 해서는 안 된다. 경마 발전을 위해서는 모두가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하고 좋은 안을 내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파업은 당장 내 의견을 피력할 순 있겠지만 경마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주가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때도 그렇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안 된다.

-마주협회에서는 말 관리사의 직접 고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직접 고용이 될 경우 미치게 될 파장이 있겠나.
물론이다. 전 세계 경마 선진국 어디를 봐도 직접 고용 형태를 취하는 곳은 없다. 전 세계적인 추세와 경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고용을 요구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다. 오히려 경마 발전이 아니라 뒷걸음질 치는 퇴보의 모습일 것이다. 직접 고용보다는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참고해 미비한 점을 보완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마주들은 큰 수익을 내고 있지 않다. 마주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역할보다는 마주들도 마인드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투자를 했지만 일정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가야지 바로 이익을 내려는 마주들이 많다. 그런 사고들이 잘못됐다.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마주들의 발전이란 것은 결국 국가의 성장과 함께 마사회도 성장하고 한국경마가 G1, G2 선진 경마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 마주들도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조교사, 말 관리사도 모두 지금보다도 좋아질 것이다. 따라서 미래 지향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난 한국경마가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사항이 많다고 본다. 1등은 계속 지키기 어렵지만, 중간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고, 큰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짧은 시간에 투자해서 이득을 보겠단 생각을 바꾸고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만으로 5년 차다. 올해는 말들의 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목하는 말이 있다면.
지금 있는 말 가운데 ‘챔프라인’이 기대된다. 올해 그랑프리에도 출전할 예정이고 참 좋은 말이다. 그리고 2세 말 중에 상당히 좋은 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영희시대’, ‘경주의두레박’이다. 정말 기대가 되는 말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어떤 마주가 되고 싶고 또 어떤 마주로 기억되고 싶은지.
건방진 얘기일 수 있지만, 마주들의 모범 사례로 기억되고 싶다. 2012년 데뷔해서 몇 년 동안은 정말 비싼 수업료를 내기도 했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5년이란 시간을 나름 충실히 보냈고, 올해부터 점차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으니 그런 욕심도 난다. 그리고 어차피 마주가 됐으니, 최고 성적을 내는 톱클래스 마주가 되고 싶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챔프라인’은 올해 사실상 국제대회인 ‘제2회 코리아컵’에 출전해 5위를 기록할 만큼 기대를 모으는 말이다. 조교를 담당하는 토마스 조교사도 꾸준히 1군에서 잘 뛰는 말로 기대가 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코리아컵에 출전해 ‘기욤베’ 기수와 호흡을 맞춘 ‘챔프라인’의 모습.

-최고 마주가 되는 데 몇 년 정도 내다보는지.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내년부터는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이다. 내년에 무슨 일이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마주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한국 마주도 앞으로 점차 발전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과거에 비해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국내 경마산업은 아직 후진국 수준이다. 시간을 두고 점차 개선이 돼야 하는 부분이 있고, 마주의 환경 개선도 그중 하나이다.
마사회에서도 마주에 대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마주 자체적으로도 변화의 노력을 하겠지만,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가 마주에 대한 환경변화 요인을 제공해 준다면 더욱 빨리 변화될 수도 있다.
지금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마주들에게 직접 경마 선진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돈이 조금 들어가더라도 매년 정기적으로나 부정기적으로 선진국 시찰하는 것도 좋은 환경변화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빨리 성장한 이유 중 하나가 해외를 벤치마킹을 잘 했기 때문이다. 마주 대부분이 그런 식의 사업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고 수준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금 마주들도 잘못하고 있는 것들도 직접 가서 보고 배우면 개선 의지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마주들도 불만사항들이 있을 것이다. 시행체에서 이런 점들을 적극 받아들여서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난 매년 손실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50억을 투자해서 50억 자산을 여전히 내가 보유하고 있다면 아직 손실을 본 게 아니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 조금이나마 한국 경마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난 경마도 재미있고 좋다. 그리고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단 한 번에 개선되는 것은 없다. 조교사, 말 관리사 모두 불평불만이 있겠지만 서로 양보하고, 시간을 두고 단계별로 개선시켜나가려는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

▲마주의 모범 사례로 기억되고 싶다는 류주영 마주는 데뷔 6년 차인 내년에는 무언가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처음 마주가 됐을 당시 5년 동안에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 배운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말에 대해 잘 모르던 2~3년 동안은 비싼 수업료(?)를 내고 많은 것을 배웠으며, 지금은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고 한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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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판 일 : 2017.11.29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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