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그 위대한 이름…말의 참 주인들을 만나다

↑	▲부산경남 마주이자 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종훈 마주(우)와 김경태 부산경남마주협회장. 최우수 마주로 선정된 이종훈 마주에 대한 시상식은 부경마주협 정기총회 현장에서 진행됐다.

최우수 마주 선정, 이종훈 ㈜에이스나노켐 대표·부경마주
최우수 암말·생산목장 선정 2관왕, 유상호 일출목장 대표

제19회 말산업대상 릴레이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 종착점은 말산업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생산자와 마주다.

최우수 암말 부문 수상자는 ‘오뚝오뚝이’ 그리고 그녀를 배출한 ‘일출목장’은 최우수 생산목장으로 선정됐다. 오뚝오뚝이는 국산 3세 최강 암말을 선정하는 코리안오크스에서 우승했고 부경 국산마 상금 3위를 차지하며 향후 씨암말로서 양질의 자마 생산을 기대하게 했다.

유상호 일출목장 대표는 부산경남 마주이기도 하다. 이미 그 유명한 ‘경부대로’를 배출한 바 있고 최근 3전 3승을 기록한 ‘아메리칸파워’도 생산했다.

이제 갓 10년 넘은 목장이지만, 매해 혈통이 좋은 씨암말을 수입하며 현재 15두를 보유하고 있고 말 관리도 직접하며 정성을 쏟은 결과 최근 5년 사이 출전 두수 대비 가장 높은 승률을 보이며 생산목장의 관리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2월 17일,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유상호 마주는 “매해 11월이면 미국 켄터키에서 열리는 경매에 참여, 적절한 가격에 좋은 씨암말을 선택해 온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망아지 생산 때부터 이유 때까지 정성을 다해 예방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주 된 일, 내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
마주로서 자긍심 갖고 신뢰 쌓도록 해야
산업·경제적 가치에서 말산업 조명돼야”

최우수 마주 부문에는 우수 경주마를 발굴하고 사회적 기부에 적극 나서며 각계각층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이종훈 부산경남 마주가 선정됐다. 지난해는 ‘석세스스토리’와 함께 국내 최초로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출전했고, ‘벌마의꿈’, ‘영천에이스’ 그리고 9연승을 기록한 바 있는 ‘라이언산타’ 등 당대 명마의 주인이기도 하다.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이종훈 마주는 그러나 “마지못해 마주를 하게 됐다”고 했다. 말산업에 대한 편견 때문.

우연히 마주가 됐지만, 두바이에서 ‘석세스스토리’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마주로서 자긍심이 생겼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산업의 한 축인 말산업에 종사하는 것도 이제는 큰 기쁨이자 재미라며 “마주를 하고 나니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사실 마주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며, “기본적으로 조교사들과 관리사들을 신뢰한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두바이에서 맹활약한 이유도 “제가 한 게 아니라 밤에 못 자고 관리하는 등 어렵고 힘든 일들을 다한 조교사, 관리사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고향 사랑은 유별나다. 2014년 9월 첫 출전에서 우승한 ‘영천에이스’의 이름으로 우승상금 3천만 원을 영천시장학회에 기부한 것. 2015년 9월에는 경주마 ‘드림영천’을 영천시에 기증했으며 부경마주협회 장학회에도 매년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선행을 펼치고 있다. 이종훈 마주는 “다른 도시였다면 말이 일등했다고 장학금을 주는 일 자체가 어색했을 것”이라며, “어머니 고향이기도 한 영천시가 말산업 도시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렛츠런파크 영천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고향민으로서, 마주로서 입장을 묻자 “영천시민이 경마를 사랑해야 렛츠런파크 영천도 발전할 수 있다. 경마는 도박이나 갬블링, 사행산업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마주는 자존감을 지키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말산업이 대중에 보급돼야 하는데 사회적 평판이 좋지 못한 현실에 대해서도 “말산업 역시 하나의 산업적 측면에서 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규제를 철폐하고 환수율도 높이고 상금을 올리는 일 역시 중요한데 이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좋은 국산말이 많이 생산돼 세계적인 경주마가 될 것이고 스토리도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이종훈 마주는 “말산업은 국가경제는 물론 농어촌 발전에 기여하는 대표적 산업”이라며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우리 말도 수출하는 날이 오지 않겠나” 하고 말했다.

▲유상호 일출목장 대표 겸 부산경남 마주. 최우수 암말 부문 수상자인 ‘오뚝오뚝이’를 배출했으며 ‘일출목장’은 최우수 생산목장으로도 선정, 2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경남 마주이자 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종훈 마주(우)와 김경태 부산경남마주협회장. 최우수 마주로 선정된 이종훈 마주에 대한 시상식은 부경마주협 정기총회 현장에서 진행됐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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