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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함안군 최고령 승마 회원이자 애마인, 구자운 선생
▲가장 달콤한 ‘키스.’ 구자운 선생은 승마하기 전 30분 동안 말과 교감하고 대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말에게서 내린 후에는 “고맙다”, “수고했다”며, 진한 애정을 보였다. 말들도 그의 마음을 아는 듯, 오랜 지인처럼 그를 대했다.
경남 함안군 군북면의 ‘구자운의원’은 통증 치료를 잘 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곳 원장 구자운(82) 선생은 함안군승마공원(소장 조경제)의 승마장을 이용하는 최고령 회원이자 소문난 애마인으로 알려졌다.

함안군승마공원을 취재했던 2월 25일 토요일 오후에도 구자운 선생은 ‘노익장’을 과시하며 어김없이 말을 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오래 승마를 한 어르신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말에서 내린 그는 수장대에 있는 말에게 집에서 직접 싸온 당근과 설탕을 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조경제 함안군승마공원 소장은 그를 가리켜 “진정한 애마인”이라고 소개했다. ‘말 도사’가 있다면 그런 모습일까. 기인 아닌 귀인을 만난 듯했다. 요즘은 누구나 교감, 교감하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기는 드문 일. 82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말과 대화하며 입을 맞추는 모습은 순수한 아이의 동심을 보는 듯했다. 무척 행복해보였다.

혹시나는 역시나. 구자운 선생은 의사 가문답게(그의 아들도 의학박사다) 1980년대부터 말의 생리와 질병 연구를 했었다고 한다. 1982년부터 1991년까지 한국마사회장을 지내며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승마 경기를 지원했고 뚝섬경마장을 과천으로 이전했던 주역 이건영 전 회장의 꾸준한 지원과 독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건영 회장의 지원으로 악벽을 없애는 법이나 퇴역마 관리, 마구간 위생 관리 등을 연구했었지. 말도 16두까지 관리하고 기르기도 했었고. 이런저런 연구를 하다가 (지금은 모두가 알고 있는) 말들이 털갈이 때 모레에 목욕하는 걸 좋아하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는데 합천호 모래가 특히 좋아 직접 공수해 말 목욕탕, 수영장도 만들기도 했었네. 자고 있는 말 곁에 가서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일이 그렇게 행복했었지.”


▲승마를 하러 올 때마다 그는 말에게 줄 당근과 설탕을 챙겨온다. 자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말, 자기를 위해 등을 내어주는 말이 고맙기 때문. 구자운 선생을 태운 말들 역시 눈으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듯했다.

노년에 좋아하는 말을 언제든 탈 수 있는 함안군승마공원을 만난 것은 행운. 구자운 선생은 “함안군승마공원은 우리 군민에게 큰 복덩어리”라고 했다. 안전한 시설, 안전한 말, 훌륭한 시스템이란 삼위일체가 이뤄졌고 모든 직원들이 군민을 위해 고생과 노력을 많이 해 안심하고 말을 탈 수 있고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다.

구자운 선생은 고향이자 내 고장, 함안이 말산업 특화 도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남강면 일대 외승 코스도 조성돼 7월이면 30만 관광객이 찾는 해바라기 축제에도 활용하고, 지구력대회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함안군승마공원을 찾을 때마다 말에게 줄 당근은 물론 직원들의 간식거리까지 챙긴다. 이곳 직원들이 군민을 위해 고생하는 일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 함안군승마공원의 또 다른 장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병든 말이 없다”는 말 한 마디로 정리했다. 지원받은 말 가운데 초보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다시 배정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

승마의 운동 효과와 기능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았다. “심신 건강에 가장 좋은 운동이 승마”라며 많은 사람들이 고급 스포츠로만 여기지만, 대중화가 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개인 승마장에 종마 시설까지 잘 갖춰진 모습을 봤고, 회원들이 도중하차 없이 자기 운동을 위해 승마를 하는 일이 인상적이라 했다.

“말에게 관심과 사랑을 줘야 하네. 사실 말을 타는 것보다 기르는 재미가 더 크지. 사랑을 주면 친구보다 더 가까운 존재고. 말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애완동물, 반려동물이지. 한때 말을 키울 때 아침마다 음악을 틀어서 녀석들을 깨우곤 했었네. 진정한 애마인이라면 죽도록 일만 시키는 혹사 대신, 말의 호흡을 보고 내 호흡을 보며 승마를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야지. 나는 승마하기 전에 30분 정도 먼저 말과 말을 하고 걷는다네. 말들은 그 말을 다 알아듣네. 그게 교감 아니겠는가.”



▲함안군승마공원에서 승마를 하는 구자운 선생. 오랜 시간 말을 공부했고, 말을 길렀고, 말과 함께한 그는 진정한 애마인이었다. 82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말과 함께할 때 그는 어린아이고 동심 그 자체였다.

▲가장 달콤한 ‘키스.’ 구자운 선생은 승마하기 전 30분 동안 말과 교감하고 대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말에게서 내린 후에는 “고맙다”, “수고했다”며, 진한 애정을 보였다. 말들도 그의 마음을 아는 듯, 오랜 지인처럼 그를 대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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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판 일 : 2017.03.20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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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음   글 “승마복도 일상복으로 즐겨 입을 수 있다”
이   전   글 [만나자 馬자 인터뷰1] 말의 발자국을 따라서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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