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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승마 자격시험에 응급처치 과목 포함 지적
상주국제승마장, 교관과 말, 회원이 행복한 승마장 자리매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승마계에는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군인 A씨와 그 가족이 지난달 22일 경북 상주시 화달리에 있는 상주국제승마장을 찾아 휴식하던 차 갑작스런 응급상황이 발생한 것. 첫 휴가를 나온 A씨는 부대 복귀를 앞둔 정신적 스트레스로 실내마장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 소식을 접한 상주국제승마장의 정아미 수석교관(42)은 119구급센터로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을 진행, 신속한 응급처치를 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이 소식은 경북 지역 주요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특히 막연하게 승마가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승마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금, 정아미 수석교관의 기지가 돋보인 이번 사건은 승마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 전환을 가져 올 수 있는 일로 평가된다. 본지 말산업저널은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정아미 수석교관을 만나 당시 상황과 국내 말산업계에 대한 평소의 지론을 청해 들었다.
- 당시 사건이 세간의 화제다. 그때 상황을 설명해 달라.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누군가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군인 A씨가 화장실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입가에 이물질이 있어 간질이 아닌가 하고 가족들에 물어보니 지병은 없다고 했다. 무의식 상태에 호흡이 없었던 다급한 상황이었다. 바로 119에 신고한 뒤 호흡을 확인하며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두 번쯤 할 때 호흡이 터지고 맥이 잡혔다. 넘어질 때 머리를 다쳤을지 몰라 확인한 뒤, 119 구조대원이 도착해 인계해 병원에 후송했다.”
- ‘착한 사마리아법’처럼 심폐소생술은 자칫하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보통의 용기와 사전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나.
“사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주변에서 대단한 일을 했다고 하니 민망할 뿐이다. 누군가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돕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안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천식을 앓던 한 학생이 승마 강습 도중 과호흡으로 낙마한 일이 있다. 처음엔 당황했는데, 과호흡은 이산화탄소가 부족해 생긴 일이니 인공호흡으로 대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응급처치를 했다. 그 일을 계기로 머릿속에 항상 안전사고에 대비한 매뉴얼을 기억하고 준비해 왔다. 또 2007년에 북미재활승마협회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때 심폐소생술 등 관련 과목을 이수했던 점이 도움이 됐다.”
- 말 타는 사람들은 낙마 위험에 노출된 건 사실이다. 안전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 승마계에 필요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전에 무감각한 승마장, 승마인이 많다. 자세나 말 컨트롤하는 법 등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면서 말 몇 번 탔다고 무리하게 구보하고 외승을 한다. 그러다 다치면 누가 손해인가. 안전문제는 레슨의 중요성과도 직결된다. 제대로 된 승마는 곧 안전한 승마라고 생각한다. 국내 재활승마 자격시험에도 응급처치와 심폐소생법 등 관련 과목이 포함되어야 한다.”
- 이번 사건은 한 생명을 구한 일 외에도 승마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재고하게 한 의미가 있다. 또 상주국제승마장의 승마 교육 프로그램, 안전사고 대비가 훌륭하다는 점을 알렸다.
“2011년에 상주국제승마장이 개장할 때 엘리트 선수 출신 교관들과 마음을 합쳐 안전한 승마, 제대로 된 승마 교육을 하자고 해 이곳에 오게 됐다. 말은 살아 있는 섬세한 생물로 그날그날 다르기에 교관이 매일 말을 타며 어루만져주고 말의 컨디션을 확인한다. 레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사고에 대비해 말과 회원의 상태를 늘 점검,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정하고 있다. 또 회원들의 수준에 맞춰 강습하기 위해 우리 상주국제승마장은 100% 예약제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상주 지역뿐 아니라 서울, 원주, 대전, 안동 심지어 거제도에서까지 회원들이 오고 있다.”
- 86년 승마에 입문한 이후 학생 선수로 활동했고, 2008년에는 KRA한국마사회에 입사, 현재는 대한승마협회 산하 학생승마협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어린이·청소년 승마와 재활승마에 관심이 많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낙마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기에 안전사고에 특히 유념해야 한다. 안전한 승마 교육을 위해 양질의 레슨을 제공, 교관과 말 그리고 회원이 행복한 승마장이 되는 것을 모토로 노력하고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jr.co.kr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