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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요리사는 음식점 몽로의 주방장이자 요리 칼럼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한 일간지에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칼럼을 쓰고 있으며 지금까지 펴낸 요리 관련 책도 15권에 이른다. 특히 그의 책 가운데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는 이탈리아에서 견습요리사 생활을 통해 얻은 체험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견해뿐만 아니라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내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다.
박찬일 요리사가 요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까지는 과거 기자였다는 이력이 한몫한다. 박찬일 요리사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후 바로 입사한 여성잡지사에서 약 6년간 근무했다.
그러다 돌연 그의 나이 35살에 이탈리아로 요리 공부를 떠났다. 당시, 생후 11개월 된 딸도 있었고 과일 깎는 법으로 몰라 이로 뜯어먹을 정도로 요리에 문외한인데도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글을 쓰면서 느끼는 자기비하로 힘들고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정이었다.
1999년, 도피처럼 떠난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박찬일 요리사는 육십이 된 노인도 자기 식당을 차리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게 있어 진정으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찬일 요리사는 시칠리아에서 3년 동안 파스타 등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를 공부했다.
지금은 합정역 부근에 있는 ‘몽로’의 책임 주방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몽로에서는 국적없는 식당, 무국적 술집을 표방하는 술집답게 박찬일 요리사가 직접 꾸민 인테리어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매일 밤 몽로는 입안의 자유를 느끼고 싶어하는 미식가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몽로는 사람들이 편히 먹고 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목로주점’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 다만 본래 의도했던 것과 달리 간판집의 실수로 夢露(꿈 몽, 이슬 로)가 夢路(꿈 몽, 길 로)가 됐다. 지금의 정식적인 명칭은 ‘로칸다 몽로’다. ‘로칸다(Locanda)`는 밥집과 술집을 통용하는 이태리어로 한국식으로 풀이하면 ’꿈길의 음식점‘이 된다.
이제는 글쓰는 사람이 아니라 온전하게 요리하는 사람으로 봐줬으면 한다는 요리 17년차 박찬일 요리사. 정해진 메뉴에 의존하지 않고 들어오는 식재료에 따라, 고객에 따라 다른 음식을 내놓고 최근 열린 ‘푸드필름페스티벌’에서 관객과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요리에 대해 소통하기도 하는 등 시대에 발맞추어 요리사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 박찬일 요리사는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뜨거운 한 입>, <백년식당> 등 요리 관련 책으로만 15권을 펴냈고 그 중 몇 권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요리사로만 봐주길 바라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