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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마앤인] 생산 농가의 화두, ‘말(馬)을 생산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김상필 한라마생산자협회장은 “말은 복원이 아닌 개량의 대상”이라며, 생산 농가와 소통의 중요성, 말산업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별 인터뷰 - 김상필 제4대 (사)한라마생산자협회장  

공청회 열고 소송단 모집 통해 올해 모든 현안 마무리 기대
제주 관광·말산업 홍보 발전 위해 중국 시장 개방 대비 활동
“말은 복원 아닌 개량 대상”…생산 농가와의 소통 필요 주장

승마든 경마든 말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외부 시선은 곱지 않다. 경마 관계자라면 무언가 비리에 엮여 있을 것 같고, 승마 관계자라면 뒤가 구린 ‘부르주아’ 정도로 여기는 게 일반인들의 편견이다. 특히 협회나 단체장에 대한 인식은 더 삭막하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좋은 사람’은 있다. 진중하고 진심이 있는 사람,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을 취재하면 그 ‘좋음’이 전달된다.
말산업계에서는 김상필 제4대 한라마협회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가장 첨예한 제주마와 한라마의 문제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외부의 편견과 달리 김상필 회장은 “제주마와 한라마 모두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라며, “큰 그림을 보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늘 강조할 정도다. 심지어 본 기자에게도 “(이 문제에 대해) 편협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할 정도로 그의 철학은 확고했다. 김상필 회장을 9월 1일 제주시 가령로에 있는 한라마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자 말>

- 제주도 내 말 관련 유관단체의 화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2005년 (사)제주경주마생산자협회가 창립된 뒤 제주마와 한라마에 대한 지리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2011년 2월 제4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늘 고민해왔다.
도의 말산업 육성 방침은 ‘글로벌 세계의 제주 말산업 육성’이다. 세계는 말을 타고 제주로 달려온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차원에서 제주의 대표 관광산업과 접목하고, 지역 경제의 원동력으로 말산업이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라마생산자협회도 제주 말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특구 유치 전후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체 말산업계를 아우르는 단체 협의회도 준비 중이다.
상생하는 길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수 년 간 잘못을 반복하고만 있었다. 이제는 제주마와 한라마 모두 제주의 귀한 자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함께 어우러져 가야 할 생각을 할 때다. 얼마 전 김상철 제주마생산자협회장과도 만나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극과 극으로 가지 말고, 멀리 크게 내다보고 큰 틀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  중국 시장을 대비한 대외 활동도 적극적이다.
승마는 제주도의 새로운 콘텐츠다. 의료와 관광 등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승마는 고급화한 투어로 제주의 관광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유력한 콘텐츠다. 특히 제주의 경제 성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그 문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학기술창업협회와 양국의 말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중국 측과 계속 교류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소 100억 이상의 자본이 있어야 승마를 할 수 있는, 최상위층의 스포츠다. 섬을 사서 외승을 하거나 제주 면적만한 곳에 목장을 짓는 등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제주의 말산업 미래를 대비하고 바라보는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한라마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제주의 승마도 홍보하고, 교류 관계를 형성 유지하며 거점화해 중국 시장이 열렸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중국과 내몽골을 방문해 말산업 교류회를 가지며 이를 더욱 구체화하고자 한다.

- 대기업 마케팅팀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던 점이 외부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S호텔 면세사업부 마케팅팀에서 20년 이상 근무했고, 이후 목장을 만들어 경주마 생산을 했다. 한 때 70두 이상을 생산했지만 2010년부터 한라마 퇴출이 가시화되며 두수를 줄이게 됐다. 한라마가 경주마에서 퇴출하면 농가들은 결국 한라마 생산을 취업이나 부업으로 축소해 생산할 수밖에 없다. ‘말을 생산해서 무얼 할 것인가’ 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본다. 지금의 가장 큰 화두다. 이는 도내 모든 농가의 고민이다. 한라마 생산 농가의 경우 특히 상실감에 빠져 있다. 그간 고생해서 키운 말이 특정 경주마의 들러리만으로 나선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2020년 한라마의 경주마 퇴출을 두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한라마의 혈통을 정립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려는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활용 정책이 ‘혈통 경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경주마로 활용되는 말 중 8대 이내의 혈통이 불분명한 말들에 대해 경주마 자격을 박탈해야 하지 않겠는가.
체고 높이를 맞추기 위해 학대를 했다는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일부 농가의 잘못을 협회 차원이나 전체 한라마 농가가 그랬다고 주장하는 건, 경마가 ‘도박’이라며 도외시하는 일반의 편견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의 요구는 승마 수요가 확장될 때까지 한라마가 경주를 뛰게 해 달라는 것이다. 한라마를 내몰아 말산업을 몰락시킬 이유는 없지 않은가. 비육마로 육질도 인정 받고, 승용마로 그 성품도 인정받고 있으며 내륙 승마산업계의 경영 개선과 관리에 도움이 되는 한라마의 우수성은 이미 증명됐다. 구태여 이 시점에서 한라마를 몰아낼 필요는 없다. 후대에 미치는 영향을 깊게 고민해야 한다.

- 한국마사회와 생산 농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종합하자면 이는 한국마사회의 의지 문제로 볼 수 있다. 렛츠런파크 제주의 마방과 경주 수를 늘려 투자하면 마주와 말도 늘고 지역 고용 창출 효과가 분명한데 적자 타령만 하며 이를 게을리 하는 문제는 아쉽다.
‘슈퍼갑’ 지위에 있는 한국마사회는 분명 생산 농가와 함께 가야 한다. 포용력을 가지고 대화하며 합리적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진즉 공청회를 열고 문제를 파악하는 데 앞장섰어야 했다. 경마 팬인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우리 생산 농가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말산업 전담 기관이라면 정말 승마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외국 승용마 도입을 추진하는 일은 우리 자원이 부족했거나 기존 자원의 가치가 조건에 맞지 않았을 때 해야 한다고 본다. 한라마라는 가치를 인정 받은 말이 있는데 이를 놔두고 퇴출만 일삼겠다는 점이 참 아쉽다.

- 말산업계의 한 일원으로서 특별한 철학이 있다면.
말은 복원이 아니라 개량의 대상이다. 호주의 캥거루가 산업화되지는 못했지만, 호주의 정체성, 아이덴디티를 내세우고 각종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효과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수십 억 수백 억을 들여 문화 자원을 복원하느냐, 경주마 만들기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 마사회가 천연기념물 제주마 관리 업무를 축산진흥원으로부터 이관해 관리하겠다고 문제는 시기도 적절하지 않고 과학적 논란도 뒤따르는 문제다.  
대표적인 경우, 일본도 외국산 승용마를 도입했다가 실패하지 않았는가. 일본 승마인에게 보편화되지 않았고, 수지타산이 안 맞아 외국산 승용마 도입을 결국 철회한 과거가 있다. 이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말산업육성법의 본 취지에 맞게 한국마사회는 우리 협회가 비록 밉더라도 주요 자원에 대해서는 연구 육성하고 선도하며 이끌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생산 농가들은 이제 더 큰 빚더미에 내 몰리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마사회와 정부는 한라마의 경주마 퇴출 정책이 과연 타당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 본래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 운동과 공청회를 촉구하려는 일정이 있었다. 향후 일정은.
KRA한국마사회 2020년 한라마 경주마 퇴출 정책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1만 명 서명 운동을 진행하려 했다. 2014제주국제지구력승마대회가 끝나면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도 열고, 대규모 소송단도 모집할 예정이다. 한라마를 2020년에 당장 퇴출시킬지, 퇴출을 연장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는지 합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공감대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단계적으로 그리고 유화적으로 진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모든 현안은 올해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이제껏 있었던 모든 갈등을 올해로 끝내고 싶다. 우리 축산농가가 방향을 잡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피를 안 흘리고 농가가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김상필 한라마생산자협회장은 “말은 복원이 아닌 개량의 대상”이라며, 생산 농가와 소통의 중요성, 말산업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출 판 일 : 2014.09.24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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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음   글 [마앤인] “말산업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일 있습니다”
이   전   글 김영관 조교사 ‘한국경마 최단기간 700승’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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