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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인식 전환 위해 말 문화 발전이 그 중심될 것 지적도
‘전도한다’는 말은 종교계에서나 포교 행위를 하는 데 쓰이는 단어로 오늘날 그 의미가 축소됐지만, 본디 특정한 길을 앞서 이끈다는 의미가 있는 단어다. 말산업계를 순수 민간 차원에서 전도하는 이가 있다. 서린기업 회장으로 오랜 사회 경험과 다양한 인맥을 가진 사회 지도층 인사로서 말과의 인연을 시작한 뒤로는 말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현장을 누비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말(馬) 전도사’, 한국동물자원과학회 산하 마(馬)연구회 상임고문이자 한국말산업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서동영 회장(64)을 본지 <말산업저널>이 만났다. <편집자 주>
- 말산업계와 어떻게 인연을 시작하셨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17~8년 전부터 승마를 했습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골프를 배웠는데 내기를 하는 등 그 성격이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또 아내가 몸이 안 좋았는데 승마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함께 시작했죠. 당시 승마계는 지금보다 더 열악했고 여러 관행이 있어서 그만 두기도 했었는데 마연구회와 인연이 닿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며 승마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주말이면 연천승마공원에서 지인들과 함께 승마도 하고 말과 관련된 곳이면 빠지지 않고 찾고 있습니다.
- 말 문화에 특히 관심이 많으십니다.
오늘 이곳(The GL 이승룡 대표 사업장 ‘갤러리 올 댓 홀스슈’)에서 수많은 편자와 예술품을 직접 보고, 김병천 고려방 대표를 전에 만나면서 새삼 느낀 것은 이렇게 생업에 애착을 갖고 꼭 필요한 일을 하신 분들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됐다는 것입니다. 문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기에 말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한 그분들의 노고를 인정해야 합니다. 이분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활동할 수 있는 공간,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도 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평생을 바쳐 말 문화 발전에 헌신하신 분들이 우리 말산업계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말산업연구회 온·오프라인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말산업계의 중심 네트워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십니다.
사업을 오래했고 인맥이 넓다 보니 그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나이가 들면 사람, 친구가 가장 큰 자산입니다. 한국말산업연구회 온라인 모임을 개설해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과의 소통의 자리, 현장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말산업계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 할까요.
현재 우리 말산업계는 어떻게 보면 백지 상태입니다. 하지만 각자 현장에서의 고유한 역할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현장과 사람, 인맥의 연결 고리가 돼 우리 말 문화를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총회와 발기인 대회도 금년 중 개최할 예정입니다.
저도 연천승마공원에서 사회 고위층 인사 등 많은 지인들과 승마를 하고 모임을 가지며 말산업과 승마산업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지 와서 말만 타는 게 아니라 승마 예절과 홀스맨십으로 말과 교감하고 애정을 갖고 승마문화를 친숙하게 익히도록 합니다.
- 우리 승마·말산업계에 필요한 일은 무엇이라고 진단하시는지요.
말산업육성법이 제정 발효되고 사회적으로도 승마와 말산업에 관심이 늘어나고 관련 시장이 커지는 걸 보며 사실 염려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기득권 세력은 이를 시기하고 여러 단체는 서로 알게 모르게 알력 다툼이 있기도 하지요.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말산업에 마이스(MICE)산업이 접목돼야 합니다. 또한 각 지자체가 중심이 되는 관주도형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고 특구로 지정돼 운영을 하는 문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청송군과 영천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명예욕 없이, 고향에서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데 말산업과 관련해서도 최근 비육마 사업과 관광산업에 적극 투자하는 등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또한 말 특성화 대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형 형식으로 수익을 지역에 투자하는 승마장, 말 승마 스쿨을 운영하는 모습도 기대해 봅니다. 승마장에서는 승마문화의 센세이션, 트렌드를 알리고 체험 승마를 겸하며 일반인들이 말 문화에 애착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김병천 대표님과 이승룡 대표님처럼 말 문화를 위해 헌신해 오신 분들이 이 문화를 세워가고 이야기와 의미를 입히면 승마가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아 학문이 되고, 역사가 이뤄진다고 봅니다.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경마산업이 건전한 여가와 가족 문화로 정착되지 못하고 사행산업으로 비춰지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 <말산업저널>의 애독자이시기도 한데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회원들도 저도 <말산업저널>을 즐겨보고 있고 여러모로 감사해합니다. 이번에 말 관련 문화 기사나 승마장 문제 등에 대한 기사를 보고 회원들이 저에게도 많이 연락해 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말 관련 전문신문으로 현장과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다뤄줘서 참 유익합니다. 마연구회나 한국말산업연구회 회원들에게도 구독 신청을 독려하고 관련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과정에 있겠지만, 기자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본지가 소개한 ‘THE GL’ 이승룡 대표의 작업 공간 ‘갤러리 올 댓 홀스슈’에서 서동영 회장을 만났다. 함께 동석한 조지영 기자가 서동영 회장과 인터뷰를 하는 장면.
▲이날 이승룡 대표의 작업 공간을 방문한 서동영 회장은 편자와 예술 작품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말 문화 발전에 헌신해 온 분들을 위해 할 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