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기 기수 새천년 1월 본지선정 첫 MVP

본지에서는 작년까지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기수를 매주 주간베스트로 선정해왔다. 올해부터는 월별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쳐준 기수를 선정해 월간베스트로 시상을 하기로 했다. 본지의 월간베스트 선정기준은 다승이나 승률, 복승률 등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적보다는 기승내용을 중시하기로 했다.
매 경주 마필능력에 걸맞는 최선의 기승술을 구사했다고 평가받는 기수, 부진마에 기승했다 할지라도 프로정신에 투철한 승부욕을 보여준 기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받고 있는 기수가 월간베스트 선정 대상자라 할 수 있다. 한달간 기승기술, 투지, 정신력, 프로의식 등을 종합평가해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정된다.
시행체에서 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 MVP는 기승정지가 결격사유가 되지만 본지에서 선정하는 월간 MVP는 고의성이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기승정지가 아니라면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 본지는 본지에서 수여하는 월간MVP가 기수들에게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고 팬들에게는 이론없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객관성과 권위를 확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편집자주>

새천년 1월 본지에서 선정한 베스트기수로는 안병기 기수가 선정됐다.
안기수는 1월 한달동안 20번 기승해 우승 6회 준우승 1회 3위 2회를 기록하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안병기 기수와 함께 6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한 임대규 기수와 비인기마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우승3회 준우승 3회를 차지한 지하주 기수가 월간 베스트 경합을 치열하게 벌였지만 1월 한달간 안병기 기수가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기승술로 팬들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를 확보한 점이 높이 평가돼 베스트로 선정하는데 이론이 없었다.
안기수는 새해 첫 경마일이었던 1월8일 토요일경마 2경주에서 ‘기쁨이’의 여유있는 우승을 시발로 당일 10경주에선 ‘킹일루전’ 11경주에선 ‘대비’로 낙승을 거두며 첫 경마일에만 3승을 올렸다. 2주차는 기승정지로 출전할 수 없었지만 3주차인 1월23일 일요일경마에서 강적들을 물리치고 ‘핵돌풍’으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주 경마인 1월29일 토요일에는 11경주에서 비인기마였던 ‘아워리젠시’에 기승해 외곽선입작전으로 낙승을 차지했고 1월30일 일요일에는 소속조 대표마인 ‘인모션’에 기승해 ‘스트라이크테러’를 막판 추입으로 따돌리며 소속조에 새해 첫 승을 안겨줬다.
안병기 기수는 작년 후반기까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한때는 그 스스로 기승을 중지하는 상황마저 있었다.
하지만 관록과 명성에 걸맞게 작년말부터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다가 올해 새천년 시작과 발맞춰 또다시 웅비의 나래를 활짝 펴고 있다.
작년엔 기승시 상체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올해는 말끔히 정돈된 본래의 기승자세를 되찾았다.
몸싸움을 싫어해 외곽으로만 말을 몬다는 지적도 이젠 합당치 않다.
최근 그는 안쪽에서도 몸싸움을 주저하지 않고 내측 추입을 적절히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병기 기수는 데뷔이후 현재까지 5백67승을 기록하고 있다. 여러차례 슬럼프를 극복하고 또다시 도약의 날개짓을 힘차게 시작한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시작만큼 화려한 한해가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김현웅 부장 nalja@krj.co.kr】

인터뷰

― 97년도와 98년에 경마대회 5관왕을 차지한 후 작년 다소 부진해 슬럼프를 겪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 작년초 기수로서 받을 만한 상은 모두 받아봤으니 별 욕심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타겠다는 마음가짐였는데 5,6월경부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인기마를 타고 입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팬들로부터 예시장에서 거센 비난을 받을 때는 기수생활이 두렵고 싫어지기도 했다. 뚜렷한 슬럼프 원인을 찾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슬럼프에 빠졌다고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 올해 1월 첫 경마일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 6승을 차지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우승은
▲ 소속조 마필인 ‘인모션’으로 ‘스트라이크테러’를 물리치고 1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경주가 인상깊게 느껴진다. 전성기때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부담중량만 적절하다면 경마대회를 제패하겠다는 바램도 갖고 있다.

― 84년 데뷔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마필은
▲ 데뷔후 4전만에 우승을 안겨준 ‘모닥불’을 잊을 수 없다. 내게 첫 승과 두번째 우승을 연거푸 안겨줘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 기수생활이 어렵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 인기마에 기승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입상에 실패해 비난을 받을 때다. 곧바로 다른 말에 기승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심적부담에서 벗어나지만 빠른 시간내에 입상을 하지 못하면 부담이 가중되고 예시장에서 팬들의 거센 비난까지 받기 때문에 말을 타기가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초조해지고 경주에 임해서도 지나치게 서두르다가 경주를 망쳐버리기 일쑤다. 어떤 기수든 나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기수들은 마음이 초조해지고 변비가 생기는 등 경주를 앞두고 심한 부담감에 짓눌린다. 이런 심경을 팬들이 이해해주고 보다 애정어린 시각을 가져주길 하는 바램이다.

― 지난주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집대성’과 ‘기쁨이’라는 인기마에 기승해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해명한다면
▲ ‘집대성’은 아직 힘이 덜 찼다는 느낌이다. 당일 4코너를 돌고 내측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팬스에 한번 부딪쳤고 거리적응에도 실패한 느낌이다. 따라서 패인을 분석중에 있으며 다음 경주에 대비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준비를 할 것이다. ‘기쁨이’는 힘이 좋은 마필인데 추진하면 고개를 들고 뛰지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고개를 들지 않고 재갈받이만 좋아지면 좀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작년 슬럼프 기간동안은 상체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고 몸싸움을 싫어해 외측을 고집하는 경향이 심했다고 느껴졌는데
▲ 상체가 흔들렸던 점에 대해서는 뚜렷한 원인을 모르겠다. 외측을 고집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평소 말을 편안하게 몰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몇걸음 더 달리더라도 뛰기 좋게 진로를 확보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팬들에게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작년 슬럼프기간 중 조교사님이 서두르지 말고 편안하게 탈 것을 여러번 주문해 최근에는 내측에서 따라붙는 작전을 자주 구사해 내측 선입이나 추입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적도 많아 오해가 풀리리라고 생각한다.

― 올해 기수로서의 각오와 앞으로의 계획은
▲ 올해는 새천년을 맞이해 다시한번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마음을 추스렸다. 최선을 다한 기승으로 팬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
기수생활은 체력이 닿는한 오래까지 하고 싶다. 45세정도 까지는 기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