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 선정하는 4월 MVP에 만장일치로 박태종 기수가 선정됐다.
박기수는 4월 한달동안 44번 기승해 우승 13회 준우승 6회 3위 7회를 기록하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김창옥 기수와 조용배 기수가 상승세를 보이며 각각 6승씩을 올리는 활약을 보였던 한달이었지만 13승이라는 압도적인 승을 챙긴 박태종 기수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박기수의 새해 출발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제1경주에서 ‘째즈누아’에 기승했다가 신인기수인 한창민 기수의 ‘실버캐시’와 충돌하며 낙마하면서 허리와 목 등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3개월 가량을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새 밀레니엄시대를 맞아 동료 및 선후배 기수들이 활약을 펼치는 것을 지켜보던 박기수는 그러나 조급해 하지 않고 완전한 몸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2월 26일 올해들어 첫 기승에 나섰고 이후 3월 7승, 4월 13승을 일궈냈다. 특히 4월에는 하루 출전수가 줄어들었지만 승률 29%, 복승률 43%, 5위내 진입률 75%로 그의 기승술이 최절정기에 달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13기로 데뷔한 그는 다양한 얘깃거리를 만들어 냈다. 그중 유명한 것이 해거리 징크스.
본인말로는 징크스는 없다고 얘기하지만 격년으로 부상에 시달리는 그의 최대소망이 무엇인가를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91년 48승, 92년 57승, 93년 37승, 94년 69승, 95년 50승, 96년 1백2승, 97년 55승, 98년 78승, 99년 78승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압도적인 승을 세우면서 한해 1백승 돌파가 확실시 됐지만 부상이란 좌초를 피해가지 못하고 말았다.
징크스로 따지면 올해는 대활약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박기수는 승에 그다지 연연해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저 올해는 초반 액땜을 한 만큼 부상없이 꾸준히 말을 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현역기수의 신기록 제조기다. 96년 1백2승을 거두며 경마역사상 처음으로 1백승을 돌파했고, 수득상금에서도 항상 최고를 달리며 새롭게 기록을 세우고 있다. 또한 현재 추세라면 김명국 조교사가 가지고 있는 722승의 최다승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국경마의 간판 기수인 그는 680승을 거두고 있는데, 이변만 없다면 올해내 역대 최다승 돌파가 확실시된다.  
98년 결혼해 딸 수정(15개월)이와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는 그는 결혼할 당시 장인과 약속했던 5백승 달성으로 영예기수가 돼 추후 조교사로 전업을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장인과의 약속중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조교사로의 전업이 그것. 항상 부상에 시달리는 기수라는 직업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장인을 설득한 것이 바로 조교사로의 전업이었다. 그러나 박기수는 기수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체력이 닿는 한 기수를 하겠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새벽훈련이 끝난 후에도 하루라도 거르지 않는 체력훈련, 경주가 끝난 후 자신이 탔던 말의 특성을 꼼꼼하게 적어놓는 성실과 노력이 오늘의 ‘톱자키’박태종을 있게 한 것이다.  
시골총각을 떠올리게 하는 외모지만 경주에 임하는 박태종은 이미 일가견을 이룬 국보급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디 오래오래 명기수로 한국경마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  

인터뷰
― 지난달 최고의 상승세를 보였다. 우선 수상 소감은
▲ 조교사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좋은 말을 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믿어준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성적이 좋았다.

― 몽키스타일의 대명사로 불리워 왔는데, 그 자세를 익히게 된 동기와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최근 기승자세를 보면 다소 변화된 듯 하다. 이유는
▲ 몽키스타일의 기승자세에 근접하려고 노력했던 것은 95년쯤 일본중앙경마에 갔을 때 일본기수들의 자세를 보고 난 후부터다. 그들의 뛰어난 기승자세를 보고서 나름대로 몽키스타일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자세를 완벽하게 하면 마필 추진하는데 상당한 장점을 가지게 된다. 또한 상체의 흔들림도 덜하다. 단지 오랜기간 익숙해지지 않으면 중심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상당한 체력소모가 따르기 때문에 평소 체력단련을 충실히 해야 한다. 최근 기승자세가 다소 변하긴 했다. 무릎부상이후 무릎에 무리를 피하기 위해 등자끈을 조금 깊게 밟고 있다.

― 부상 이후 경주중 내측 추입을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혹시 부상에 대한 염려 때문인가
▲ 부상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는 기수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숨막히는 경주를 하다보면 당시 상황에 몰입하기 때문에 부상에 대한 걱정은 사라진다. 항상 말의 특성과 경주 상황에 맞게 레이스를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내측 추입을 회피한다든지 하지는 않는다.

― 인기마에 기승시 부담이 되지 않나? 그리고 최근 예시장에서 한층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 당연히 인기마에 타게 되면 부담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모든 기수들이 인기마에 기승시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예시장에서 내 모습이 여유있어 보인다는 것은 적응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경마팬의 관람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마팬들과 몇마디씩 얘기도 주고 받을 수 있다.

― 다른 거리보다 1200m에서 입상률이 떨어진다. 혹시 이유가 있는가
▲ 생각해 보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실제로 그런가? 1200m 기승시 다른 거리보다는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기승스타일상 출발과 함께 추진을 해줘야 하는데 1200m는 코너까지 거리가 짧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 박기수가 기승을 하는 마필은 타기수가 기승할 때보다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만큼 팬들이 박기수를 믿는다는 것인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경마를 레저로 즐기길 바란다. 돈벌려고 경마를 한다면 일주일내내 일을 하고 주말을 쉬는 것이 아니라 더욱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이다. 즐기는 경마가 될 수 있도록 팬들 스스로 자제력을 가져 주길 부탁한다. 나 또한 최선을 다해 경주에 임할 것을 약속하며 앞으로 경마팬들의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