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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섭 전임 회장은 2012년 제8대 서울마주협회장 선거에 입후보해서 사상 유례없는 공동당선이라는 진기록을 보인 후 2013년 3월 제9대 서울마주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전부터 한국경마의 세계화·국제화를 강조해왔던 지 회장은 이전부터 추진하던 한일 경주마교류경주가 성사되는데 막대한 공헌을 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지 회장의 강한 추진력에 힘입은 한일경주마교류경주는 지난해부터 아시아챌린지컵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었고, 올해는 5개국이 경쟁하는 명실상부한 국제경주로써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임기만료를 앞두고 회장실에서 만난 지대섭 전임 회장은 이제 수장의 위치에서 내려가야 하지만 아직 채 꿈을 피우지 못한 경마에 대한 강력한 열정을 피워내고 있었다.
경마에 대한 열정과 한국경마에 대한 사랑을 가슴 가득히 간직한 지대섭 전임 서울마주협회장은 비록 임기가 끝났지만 여전히 마주로서, 생산자로서, 그리고 한국 경마인으로서 한국경마의 현장에서 경마산업의 국제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지대섭 마주〉
제15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한일의원연맹 상임감사
자유민주연합 당무위원
대한속기협회 회장
녹원목장 회장
광림 회장
제9대 서울마주협회 회장
최초로 공동당선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2년 동안 서울마주협회 수장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다.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외국과의 경주마 교류경주를 성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경마혁신안을 둘러싼 진통을 겪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서울마주협회장을 떠나게 된 소감은 어떠한가?
▲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서울마주협회와 나아가 한국경마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생각했던 만큼 이룬 것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임기동안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선 시원하기도 하다. 취임 당시가 개인마주제 전환 2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1993년 개인마주제가 시작된 이후 지난 20년은 한국경마의 성장기였다.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향후 20년은 한국경마에 큰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한국경마가 글로벌 경마로 가기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본다. 현재의 경마에 대한 국민이나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은 경마인으로서 당혹스럽고 자괴감을 가지게 하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과거 미국 경제공황 당시 카지노사업이 네바다주를 살렸듯이 경마산업이 경제위기에 놓인 우리나라를 살릴 수 있는 잠재력과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경마종사자 스스로가 프라이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한국경마가 발전을 하고 마주의 위상을 재정립은 인위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국민으로부터 박수받고 환호받는 경마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마주의 위상도 재정립 될 것이다. 경마가 도박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데, 정부의 허가를 받고 시행되는 경마가 도박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경마는 훌륭한 산업이다. 모든 경마인들은 지속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훌륭한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마를 만들어야 한다. 짧은 임기엿지만 한국경마가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했다는데 만족하며 앞으로도 한국경마가 발전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또한 적극 협조할 것이다.
2년여의 재임기간을 보냈다. 당초 계획했던 일들은 잘 추진되었나?
▲ 취임과 더불어 3대 과제를 목표로 했다. 우선 한국경마의 최대 현안인 온라인 베팅 부활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또한 해묵은 과제이며 언젠가 꼭 해결해야 할 레저세 인하 문제, 그리고 한국경마의 국제화가 그 것이었다. 짧은 임기였지만 서울마주협회 임원 마주들과 원로 마주들의 도움에 힘입어 상당한 노력을 경주할 수 있었다. 경마산업을 둘러싼 정책을 바꾸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접촉해 설득하는 작업을 열심히 했는데, 지난해 불거진 용산지사 문제와 연말부터 시작된 경마혁신방안 갈등이 이어지면서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한국경마가 큰 틀에서 계속적인 발전을 하고, 지구촌 일원으로 성장을 하려면 모두 힘을 합쳐서 온라인 베팅 문제, 레저세 인하 문제, 국제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마주협회장 임기가 끝났지만 경마인으로 한 사람으로서 여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힘을 보탤 것이다.
한국경마의 국제화 추진에 대해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경마의 국제화에 가장 큰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일경주마교류경주를 추진하게 된 것과 이후 아시아챌리지컵으로 발전한 한국경마의 국제화 미래에 대한 생각은?
▲ 2012년 서울마주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장 당선인이 되면서 마사회에 외국과의 문호개방에 대해 건의를 했다. 여타 프로스포츠를 보더라도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교류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콜럼버스의 달걀을 누가 깨는가의 문제였다. 대다수 경마인들이 시기상조라 말하고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일본 지방경마장과의 교류전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외국 경주마가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현역 경주마가 한국경마를 대표해 외국경마장에서 경주를 치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구기도 했다. 만약 당시에 어렵다는 이유로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한국경마는 우물안 개구리로 남아 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아시아챌린지컵으로 확대되었고, 올해는 무려 5개국 경주마가 경합하는 명실상부한 국제경주로 발전한 것은 기꺼운 일이다. 오래전부터 세계경마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경마도 채 꽃을 만개시키지 못하고 하향세로 접어들고 있다. 경마의 하향 추세는 경기침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본, 미국, 유럽 등의 경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국경마는 이미 줄어들 만큼 줄어든 상태라 더 이상 죽을 것이 없다고 본다. 문제는 정부와 사감위의 규제다. 특히 온라인·전화베팅 폐지는 정보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경마를 레저로 즐기는 규모가 20조로 추산될 정도로 크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마계가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수요를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불법을 합법으로 끌어오자는 것이다. 말산업육성법이 만들어진 것은 바로 말산업이 국가와 국민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산업의 축인 경마산업이 홀대를 받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경마혁신방안을 두고 한국경마계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경마발전을 위해 국제화 등 주창해온 생각은 상당부분 마사회의 경마혁신방안과 닮아있는 것 같은데, 생산자와 마주 그리고 마주협회 수장으로서 미묘한 입장이었을 것 같다.
▲ 한국경마가 본격적인 현대 경마로 발돋움을 시작한 것은 개인마주제 시행부터로 이후 20여년을 보냈다. 한국경제를 살펴보면 경제부흥기를 거치면서 여러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한 반면, 한국경마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경마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경마가 공공사업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경마만이 공공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일본은 그나마 공공이지만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우리는 공공이면서 운영도 국가에서 관장을 하기에 경마로 인한 수익이 ‘눈 먼 돈’으로 여겨져 정부나 정치권에서 한국경마의 발전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경마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발전을 할 수 없다. 경마혁신방안의 추진자인 현명관 마사회장에 대해 취임 초에는 이전 수장들과 별다른 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6개월여가 지나면서, 그리고 용산문제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문경영인의 혼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마사회장이라는 자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편하게 있다가 갈 수도 있는 자리인데, 스스로 어려운 일을 찾는 모습에서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당초 마사회에서 제시한 경마혁신방안이 발표된 것을 보고 실망했지만, 서울마주협회의 1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현실을 반영하고 생산자와 마주 그리고 유관단체의 피해를 보완하기 위해 계속된 수정을 거쳤다. 많은 수정을 거치면서 혹시 현명관 회장의 의지를 꺾는 것이 아닌가하는 미안함도 있었다. 하지만 최종수정안에 대한 협회 임시총회에서 수용 반대결정이 나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마주협 1차 비대위의 의견을 상당부분 수용했던 마사회와 그리고 생산자와 마주들의 권익을 최대한 생각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우순근 경마분과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의 수고가 덧없이 묻힌 것이 안타깝다. 물론 마주협회장으로서 임시총회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이 맞다. 경마혁신방안을 둘러싸고 생긴 진통은 한국경마계 모두에게 적지 않은 아픔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경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동일하기에 빠른 시일내에 상처가 봉합되고 하나가 되어 세계 속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부끄럽지만 한국경마가 너무 뒤에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어찌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경마혁신방안 추진에 따른 경주마생산농가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됐다. 경주마 생산에 관여하고 있는 생산자 입장은 어떠한가
▲ 외산마 도입가를 올리고 산지통합경주를 시행하면 국산마 매매가 줄고 가격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많이 들었다. 물론 당초 마사회가 제안한 경마혁신방안처럼 외산마 도입가를 무제한으로 풀고 전면적인 산지통합경주를 시행한다면, 자립도가 낮은 국내 경주마생산농가가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상당수의 농가들이 도산을 해서 국내 경주마생산이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조정안에서 외산마 도입가를 5만불로 낮추고 외산마 T/O제 실시와 산지통합경주를 1∼2군에만 한시적으로 시범운영하는 것으로 하면서 마사회의 경마혁신 추진과 생산농가의 우려 불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생각한다. 2만불 인상된 가격이 크다면 클 수 있지만 T/O제 실시로 오히려 외산마 도입두수가 줄고, 국산마의 경우에는 경쟁력 있는 중상위마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날 것이다. 서울마주협회의 경우 480여명이 이르는데 한해 외산마 도입T/O가 160두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외산마를 3년에 1두 밖에 구입할 수 없다. 때문에 국산마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은 기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마주제 시행과 더불어 국산마 생산이 시작됐다. 하지만 경주마 생산분야가 아직 큰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경주마 생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인프라, 혈통, 전·후기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인적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워낙 기초적인 사항이라는 점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마사회뿐 아니라 생산농가들 자체에서도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이 부분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내가 중요시하는 것은 혈통분야다. 흔히들 경마는 혈통싸움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수십억짜리 씨수말을 마사회에서 무상교배해 한국 경주마생산에 공헌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생산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선 더 뛰어난 혈통의 씨수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배시장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마사회에서 교배를 제공하는 것을 반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발전을 원한다면 교배 비용을 책정해 더 좋은 씨수말을 도입하는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배 시장이 형성이 된다면 민간에서도 보다 좋은 암말을 확보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것이다. 경주마가 태어나고 6개월이 될 때까지의 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전기육성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전기육성이 전무하거나 약 10%에 불과하다. 또한 후기육성도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주마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전·후기 육성 비율을 70∼8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