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로 화합하는 노조, “기대하세요∼”
―“강자에 강하고 약자엔 약하다”…자신에 엄격한 편
―변화하는 마사회, 특수한 환경 속에 노조 역할 정립할 것
조용하기만 했던 한국마사회가 꿈틀대고 있다.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와 희망의 몸짓이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함을 느낄 수 있다.
지난 ?일 있은 마사회 노조위원장 선거는 8년간 장기집권 해왔던 신일수 위원장을 낙마시키고 대신 노병준이라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이런 비유들로 일관돼 왔던 지난 선거는 그러나 새로운 인물과 함께 변화를 원하는 마사회 조직의 단결된 목소리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자신에겐 엄격하고 강자에 강하면서 약자에게는 약하다는 노병준 신임 위원장, 마사회 노조의 새 얼굴을 만났다.
―조직 화합 주력, 직군 통폐합 마무리 최대 현안
현재 노병준 위원장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아무래도 지난 선거의 후유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직 화합을 이뤄내는 것이다.
지난 선거가 4표차 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현재 마사회내 분위기는 양갈래로 나눠진 듯 보이고, 이를 다시 추스러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노위원장은 강조한다.
사실,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노위원장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기존 노조의 탄탄한 조직력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마사회 입사 후 홍보팀과 기획실 단 두 곳에서만 근무해 온 노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익숙치 않은 인물이었고 이런 이유로 선거 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거기에 신일수 위원장의 인지도와 기존 노조의 성과 등은 여러 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조직 내 팽배해 있던 변화에의 갈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기대 심리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신뢰와 정의로 화합하는 노조 , 봉사하는 노조 만들기에 주력할 것이며 또한 기능직, 일반 사무직을 비롯한 직군통폐합 작업도 하루 속히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노위원장은 밝히고 있다.
―공기업이라는 특수한 환경, 노조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동안 신일수 전위원장과 함께 노조일을 해본적 있는 그지만 마사회라는 테두리에서 노조의 역할은 의외로 간단치 않다는 게 요즘 그가 겪는 딜레마다.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는 특수한 환경에서 노조의 고유 역할만을 강조하다가는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조합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게 기본적인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타 일반 사기업처럼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닐 겁니다. 물론 과도한 경영에의 참견은 원하지 않지만 지금 공기업이 겪는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노조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 있을 겁니다”
사실 마사회는 지난 98년 구조조정 이후 상당 부분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고 노위원장은 토로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끌어올리며 노조가 효율적으로 역할을 담당할지 이제부터 그가 고민하고 해결해 가야 할 과제다.
―형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주의자
고려대학교 국문과 86학번 출신인 노위원장은 원래 방송쪽 일을 하고 싶었단다. 대학 때 연극동아리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그. 연극, 영화, 음악 등 종합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오디오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다는데 어쩌다 공기업인 이곳 한국마사회에까지 와 이제는 노조위원장 자리까지 맡게 됐을까…
근무 부서가 많지 않다보니 별로 발이 넓지 못하다고 토로했지만 의외로 노병준 위원장은 마사회 내에서 유명 인사였다.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게 전부였지만 그중에서도 “공기업에선 보기 힘든 유형”이라는 대목은 한결같았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웃음) 글쎄요… 저도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마 형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제 스타일을 두고 하는 말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 노위원장은 지난 98년 있었던 과장 진급 시험도 거부(?)했는데, 그는 이에 대해 스스로 관리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 신중히 검토한 후, 아직은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자신에게는 엄격하다는 그 말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앳되어 보이는 외모 만큼이나 마음도 젊은 그가 이제 변화하는, 그리고 젊고 패기 넘치는 마사회 노조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일문일답>
―당선과 취임을 축하한다. 최근 근황은 어떤가
▲정신없이 바쁘다. 조직을 새롭게 꾸리는 것은 물론이고 흐트러졌던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노조가 추진해왔던 일련의 사업들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마사회 내 분위기는 어떤지 파악하고 있나
▲말단 직원이었을 때는 직원들의 내부 정서나 동향을 파악하기가 쉬웠는데, 지금은 정확히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를 원하는 조직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고 또한 이번 14대 노조 출범이 마사회 변화의 단초가 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기대 심리가 높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우선은 양분됐던 분위기를 수습하고 화합을 꾀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며, 처음 약속했던 것처럼 투명하고 민주적인 노조, 봉사하는 노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사회 노조가 경마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겠는가
▲변화하는 마사회의 선봉에는 노조가 있을 것이다. 마사회가 변하면 경마팬도 변하고 쌍방이 주고 받으면서 발전할 때 상호간의 신뢰도 형성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합이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경마팬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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