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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체중과 눈물겨운 사투
김택수 기수의 승부욕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기수로서는 다소 큰(?) 키 때문에 매년 연례행사처럼 체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은 올해 특히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면서도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승률 16.7%에 복승률 33.3%를 유지하는 선전을 보이고 있다.
체중과의 처절한 싸움중에도 매경주 죽기살기로 경주마에 기승한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는 김택수 기수의 눈물겨운 겨울나기를 들어보자.
전쟁아닌 전쟁 ‘체중감량’
오늘도 김택수 기수는 입에서 단내를 확확 쏟아내며 체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말의 부담중량에 맞도록 체중을 최소로 해야하는 것이 기수의 일상이다 보니 대부분의 기수들이 체중에 대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경주가 있기 전인 수요일부터 경주가 끝나는 일요일까지 체중조절을 위한 기수들의 노력들은 전쟁에 가깝다.
그러나 김이 벌이는 체중과의 사투는 차라리 처절하기까지 하다. 경주가 있기 전인 목요일은 최소량의 음식을 섭취하고 금요일은 아예 단식을 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납조끼를 입고서 4시간정도 서울랜드 주변에서 조깅을 한다.
보통 이 정도면 체중을 맞추게 되지만 그래도 체중이 넘게 되면 또다시 경마공원 주로를 뛴다.
오래 전부터 겨울마다 체중과의 전쟁을 치렀지만 올해는 특히 힘든 겨울이라고 느껴진다.
가뜩이나 체중조절이 힘들었는데, 금연을 시작하며 갑자기 2kg의 체중이 불었던 까닭이다.
최근 김택수 기수가 기승할 수 있는 부담중량은 55kg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기승수가 줄어들고 입상수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다부진 마음으로 체중감량을 해서 출전한다고 했지만 막상 당일 체중을 맞추지 못해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체중을 맞추는데는 성공을 했어도 무리한 감량으로 인해 힘이 없는 경우도 생긴다.
스스로를 선수라고 얘기하는 그는 프로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핸디캡을 인정한다. 하지만 출전한 이상은 죽기살기로 탄다는 그의 굳은 결의가 담긴 한마디의 말에서 적은 출전 수에도 높은 입상을 보이는 비결을 찾을 수 있었다.
죽기살기로 탄다
그에게도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뚝섬에서 과천으로 처음 이사오던 해인 89년부터 91년까지가 그에게 있어서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기수중 최다상금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든 일에도 좋은 때가 있으면 나은 때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특별히 나쁜 때가 언제였다고 말하지 않는다. 프로라면 거기에 걸맞게 스스로 슬럼프를 벗어나는 능력도 있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정작 그의 슬럼프 탈출 노하우는 특별하지 않다. 죽기살기로 본업인 기수에 매달려 정면돌파를 하는 것. 늘 자기계발과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에게 매서운 채찍질을 하는 것만이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힘든 체중조절로 인해 기승기회가 적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김은 높은 입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핸디캡으로 인해 기승기회가 줄어든 것에 대해 못내 불만을 토로한다.
너무나 힘든 자신과의 싸움에 힘을 소진하고 있는 김은 기수로서의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이미 조교사 면허를 가지고 있고, 얼마전에는 조교사 자격으로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조교사로 전환을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핸디캡을 안고 경주에 나서는 자신이 기수로서 완벽함을 갖추지 못했음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경주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자부하지만 체중조절로 인해 생기는 힘부족이 없다고 못한다.
대신 자신에게 주어진 기수생활 동안은 미련이 남지 않도록 한경주 한경주 정말로 죽기살기로 말을 타겠다고 다짐을 한다.
서서히 날이 풀리면서 김은 다소 안도의 숨을 돌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체중을 빼기가 쉬워지기 때문.
기수로서 후회없는 생활을 하겠다는 김택수 기수의 의욕은 따뜻해지는 봄날과 더불어 큰 날개를 활짝 펼치며 서울경마공원을 질주할 것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